
한계 도달한 '사장님들'… 고금리·내수 한파에 스러지는 소상공인
[리드] 서울 마포구에서 8년째 자영업을 해온 김모(48) 씨는 최근 점포 임대차 계약 연장을 포기하고 폐업을 결정했다. 치솟은 식자재비와 전기·가스요금, 거기에 매달 돌아오는 대출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코로나19 때는 '버티면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손님이 줄어 매출 자체가 토막 난 상태에서 빚만 늘어나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본문 1] 벼랑 끝에 선 골목상권… 역대 최대 규모의 폐업 한파
골목상권을 받쳐오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은 급감한 반면 임대료·인건비·원자재비 등 고정비용 지출은 늘어나는 '고비용·저매출'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영업자 폐업자 수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상가 밀집 지역마다 '임대 문의' 현수막이 내걸리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한때 자영업이 직장 은퇴 후의 대표적인 생계 수단이었으나, 이제는 진입과 동시에 자본을 잃고 채무자로 전락하는 위험지대가 된 셈이다.
[본문 2] '빚으로 빚을 갚는' 굴레… 대출 부실화와 금융 리스크
가장 큰 폭탄은 대출 채무 부담이다. 팬데믹 시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끌어쓴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은행 대출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지만, 상환 능력을 상실한 자영업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고금리 여파가 연체율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버는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적자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소상공인 채무 부실이 금융권 전체의 건전성을 흔드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본문 3] 배달·디랫폼 수수료 이중고… 변화된 유통 생태계의 그늘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소상공인들을 더욱 압박하는 것은 배달앱 및 온라인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 부담이다.
소비 패러다임이 온라인과 배달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플랫폼 입점이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지만,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광고비 부담이 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비명이 현장에서 터져 나온다. 플랫폼의 독과점적 지위 속에서 소상공인이 협상력을 갖지 못하는 불공정 구조 역시 경영 악화를 부채질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론] 단순한 단기 금융 지원 넘어 '채무 재조정과 구조적 자립' 지원해야
소상공인 위기는 단순한 자영업자 개인의 경영 실패가 아닌, 내수 경제 생태계 전체의 위기로 접근해야 한다.
우선 한계 상황에 다다른 자영업자들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채무 감면 및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적극적인 채무 조정(워크아웃) 정책이 확대되어야 한다. 아울러 폐업을 선택한 소상공인이 절망에 빠지지 않고 임금 노동자로 재취업하거나 경쟁력 있는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재기 지원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임시방편식 대출 연장이나 일회성 수당 지급은 임봉책에 불과하다"며 "플랫폼 불공정 행위 규제, 지역화폐 활성화를 통한 내수 촉진, 과당경쟁 구조를 개선하는 체질 개선책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