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인데 경력을 내놓으라니"… 출발선조차 못 서는 사회초년생 취업 잔혹사

"신입인데 경력을 내놓으라니"… 출발선조차 못 서는 사회초년생 취업 잔혹사

"신입인데 경력을 내놓으라니"… 출발선조차 못 서는 사회초년생 취업 잔혹사

[리드] 대학 졸업 후 1년째 마케팅 직무를 준비 중인 박모(25) 씨는 최근 채용 공고를 볼 때마다 막막함을 느낀다. 지원 자격에 '관련 직무 경력 1~2년 우대' 문구가 빠짐없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첫 직장을 구해야 경력을 쌓을 텐데, 신입 채용조차 경력자를 원하면 도대체 어디서 시작해야 하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본문 1] 도배된 '수시·경력 채용'… 문조차 열리지 않는 고용시장

사회에 첫발을 내려딛으려는 사회초년생들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기업들이 정기 공채를 축소하고 즉시 투입 가능한 '수시 채용'과 '경력직' 중심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주요 경제단체의 채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100인 이상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신규 채용 시 '수시 채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요소로 '직무 관련 일경험(인턴십 등)'을 꼽는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인력 교육 비용과 채용 리스크를 줄이려는 기업의 전략이 청년들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 된 셈이다.

이로 인해 서류 통과를 위한 스펙 기준은 상향 평준화됐다. 자격증과 어학 성적은 기본이고, 2~3번의 인턴 경험이 없으면 서류조차 내밀기 어렵다. 이제는 '인턴을 하기 위해 또 다른 인턴 경력이 필요한' 모순적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

[본문 2] 지표 뒤에 숨은 '쉬었음'… 노동시장 양극화와 구직 유예

공식 실업률 지표와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 한파 사이의 갭도 크다. 구직을 아예 포기하거나 유예한 20대 '그냥 쉬었음' 인구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개인의 나태함이나 '눈높이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대기업·공공기관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 간 격차가 극심해진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첫 직장의 조건이 향후 커리어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다 보니, 청년들은 고용 불안정성이나 낮은 임금의 일자리에 무작정 취업하기보다 차라리 구직 기간을 늘리며 대기하는 편을 선택한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격증 취득비, 학원비 등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심리적 고립감도 깊어진다.

[본문 3] 경제 동력 악화와 N포 세대… 사회적 비용의 증가

사회초년생의 첫 직장 진입 지연은 개인의 소득 공백에 그치지 않는다. 자립 시기가 늦어지면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저출생·고령화 문제와 맞물려 사회 전체의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취업 준비 기간의 장기화는 국가적으로도 인적 자원의 이른 활용을 막고 사회안전망 비용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결론] 일회성 지원 넘어 '실질적 직무 경험 확충과 구조 개선' 절실

사회초년생의 취업 난항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청년 개개인의 스펙 쌓기에 의존하는 방식을 넘어선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신입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직무 경험을 제공하는 공공·민간 통합 인턴십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및 근로 환경 격차를 줄여 청년들이 안심하고 진입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의 저변을 넓히는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

노동경제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사회 진출 지연은 한국 사회의 미래 성장 동력과 직결된 문제"라며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신입이 안착할 수 있는 고용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작성 2026.09.29 10:35 수정 2026.09.29 10:35

RSS피드 기사제공처 : 인터넷통신뉴스 / 등록기자: 최지민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