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취업 포기하고 간병으로… '영케어러' 청년들의 경제적 고립

학업·취업 포기하고 간병으로… '영케어러' 청년들의 경제적 고립

학업·취업 포기하고 간병으로… '영케어러' 청년들의 경제적 고립

[리드문]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3년째 뇌졸중으로 누워있는 할머니를 홀로 간병 중인 이모(22) 씨. 한 달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기저귀 값과 약값을 감당하기 위해 밤마다 단기 알바를 뛰지만, 통장 잔고는 늘 바닥이다. 또래 친구들이 스펙을 쌓고 첫 직장을 찾을 때 이 씨의 일상은 간병과 병원비 마련, 그리고 빚을 갚는 일로 채워진다. 이 씨는 "미래를 꿈꾸기는커녕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한계"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간병비에 생계비까지"… 빈곤의 늪에 빠진 가족돌봄청년

중병이나 장애, 치매 등을 앓는 가족을 홀로 돌보는 청년 및 아동을 뜻하는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이 경제적 소외계층의 새로운 사각지대로 부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가족돌봄청년의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은 20시간을 넘어서며, 돌봄 기간 역시 평균 3~4년에 달한다. 하루의 상당 시간을 간병에 쏟아야 하다 보니 정규직 취업이나 학업 지속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소득 활동이 단기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노동으로 제한되고, 간병비와 의료비 부담이 얹혀지면서 청년기부터 '빈곤의 악순환'에 빠져드는 구조다.

실제로 가족돌봄청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일반 청년 가구에 비해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부담이 경제적 결핍으로 이어지고, 이 결핍이 다시 청년의 미래 사회 진출을 막는 '생애 주기적 빈곤'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작성 2026.09.29 08:16 수정 2026.09.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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