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대신 선수를 택했다. 중소 브랜드의 '작은 스폰서십' 프로릭서스 코리아

건강기능식품 시장 4년째 정체. 신생·수입 브랜드, 리그 공식 후원 대신 개인 후원으로

로고 노출에서 컨디셔닝 파트너십으로. 스포츠 마케팅 방식이 바뀐다

성적·부상·병역 변수에 표시광고 규제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이 피

*본 이미지는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입니다.

프로야구가 정점을 찍었다. KBO 리그는 지난 9월 12일 626경기 만에 누적 관중 1,104만 9,504명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1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앞서 8월 26일에는 565경기 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해 역대 최소 경기 기록을 세웠다. 같은 무대에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9월 9일 대구 삼전에서 KBO 역대 최연소 '4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야구가 다시 최대 마케팅 무대가 됐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무대에 들어서는 방식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리그 전체를 후원하는 대기업형 스폰서십 옆으로, 선수 한두 명만 후원하는 중소 브랜드가 늘고 있다. 이른바 '작은 스폰서십'이다.

 

이런 배경에는 이미 시장은 멈췄고, 대형 브랜드는 굳어진 현실 부분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6조 1,498억 원을 정점으로 2023년 6조 1,415억 원, 2024년 5조 9,531억 원으로 뒷걸음질했다. 2025년은 5조 9,6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브랜드 구도도 고착됐다.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는 KGC인삼공사(34.9%)와 종근당건강(19.7%)이 상위를 차지했다. 신생 브랜드나 해외 수입 브랜드가 광고비만으로 이 벽을 넘기는 사실상 어렵다.

 

리그 공식 스폰서십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정규시즌 중계 노출과 올스타전 연계까지 묶이는 리그 단위 후원은 연간 비용 규모부터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 반면 선수 개인 후원은 진입 비용이 낮고, 타깃 소비자가 명확하다는 이점이 있다.

김도영, 정혜영선수가 후원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프로릭서스 코리아 제공)

방식도 달라졌다. 로고를 붙이는 대신, 훈련 현장에 들어가 선수의 훈련·컨디셔닝 현장 자체를 콘텐츠 무대로 삼는 형태가 늘고 있다.

2024년 말경에 국내에 진출한 독일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프로릭서스(수입·유통 프로릭서스 코리아)가 그런 사례다. 이 회사는 2024년 KIA 김도영·정해영 선수 후원을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광주의 스포츠 트레이닝 시설 ‘더 트레이닝’에서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했다. 이 시설은10년 이상 프로 스포츠 엘리트 선수들을 지도하며 첨단 데이터 기반의 재활 및 퍼포먼스 솔루션을 제공해 온 이동호 센터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주목할 점은 계약 장소다. 구단 사무실이나 호텔이 아니라 훈련장에서 계약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이 후원의 성격이 노출보다 현장 밀착 콘텐츠에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개인 후원은 비용이 낮은 만큼 위험도 개인에게 묶인다. 선수의 부진이나 부상, 논란이 곧바로 브랜드 자산의 손실로 이어진다. 리그나 구단 단위 후원이 갖는 위험 분산 효과가 없다.

 

김도영, 정혜영선수가 후원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프로릭서스 코리아 제공)

규제 부담도 크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은 식품이 질병의 치료나 회복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건강기능식품의 체험기 형태 광고도 제한된다. 선수가 후원 제품을 실제로 섭취한다는 사실과, 그 제품이 선수의 기량이나 회복에 기여했다는 주장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 선수 후원을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 선을 넘어 제재를 받는 사례가 업계에서 반복돼 왔다.

국제 대회에 나서는 선수의 경우 도핑 관리도 변수다. 보조식품 성분에 대한 사전 검증 체계를 갖추지 못한 브랜드는 애초에 선수 후원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

 

결국 '작은 스폰서십'은 값싼 홍보 수단이라기보다, 검증 부담을 감수하고 브랜드의 신뢰도를 시험대에 올리는 선택에 가깝다. 시장이 멈춘 자리에서 중소 브랜드들이 택한 이 우회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한두 시즌이 답을 줄 것이다.

작성 2026.09.18 09:31 수정 2026.10.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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