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그만둘 수 있는 것 아니냐.”
도박문제를 바라볼 때 흔히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도박으로 돈을 잃고도 멈추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숨기고, 학업이나 직장생활까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단순한 습관이나 의지 부족으로만 보기 어렵다.
9월 17일은 ‘도박중독 추방의 날’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이날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제18회 도박중독 추방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은 유공자 포상과 포럼, 특별강연 등으로 진행됐으며, 9월 14일부터 20일까지는 ‘도박문제 인식주간’으로 운영된다.
청소년 절반 이상, 불법도박 광고 접촉
도박문제는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표한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54%가 도박 광고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예방교육 경험률은 82.8%로 높았지만, 도박 경험을 계속 이어가는 비율은 19.4%로 나타났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도박 광고와 불법도박 사이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하지 마라”는 경고만으로 예방하기 어렵다. 위험신호를 빨리 발견하고, 실제 상담과 치유로 연결하는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왜 못 끊어?”보다 필요한 질문
도박문제가 심해지면 채무, 가족갈등, 학업·직장생활의 어려움뿐 아니라 심리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상담서비스를 통해 일반상담뿐 아니라 자살 등 위기상황에 대해서는 긴급구조기관과 연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박문제를 단순히 ‘절제하지 못한 사람의 문제’로 몰아가는 시선은 오히려 도움 요청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필요한 질문은 “왜 못 끊느냐”가 아니라 “언제부터 통제가 어려워졌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에 가깝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1336’
도박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와 가족은 도박문제 헬프라인 1336을 이용할 수 있다. 국번 없이 1336으로 전화하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36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문자 #1336, 채팅, 카카오톡 상담도 제공된다.
도박중독 추방의 날의 의미는 단순히 “도박은 나쁘다”고 경고하는 데 있지 않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위험신호를 발견하고, 이미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길을 연결하는 것. 그것이 예방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