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남서부 윈난성(云南省)이 폭염을 피해 떠나는 외국인 여행객의 새로운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026년 들어 8월 1일까지 윈난성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누적 99만 명을 넘어섰다. 7월 한 달 동안 쿤밍 출입국항에서 확인된 외국인 출입국자는 8만1천 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피서와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윈난의 인기는 고원지대 특유의 서늘한 기후에서 시작된다. 성도 쿤밍(昆明)은 해발 약 1,900m에 자리해 ‘봄의 도시’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중국 동부와 한국이 고온다습한 한여름을 보낼 때도 아침저녁에는 비교적 선선하다. 다리(大理), 리장(丽江), 샹그릴라(香格里拉)로 이동할수록 고도가 높아져 여름에도 긴소매 옷이 필요한 날이 있다.
올해 중국 관광시장에서는 평균기온이 약 20도인 고지대와 북부지역을 찾아가는 이른바 ‘20도 피서권’이 주목받고 있다. 7월 이후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에서 ‘피서’와 ‘납량’ 관련 검색량이 전달보다 230% 증가했고, 주요 피서도시의 호텔 예약량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윈난은 기후뿐 아니라 고성·호수·설산과 소수민족 문화가 결합돼 장기 체류가 가능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
한국 여행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첫 관문은 쿤밍이다. 쿤밍 시내에서는 뎬츠호(滇池), 윈난성박물관, 관두고진(官渡古镇)과 윈난민족촌을 묶어 둘러볼 수 있다. 시간이 허락하면 석회암 기둥이 숲처럼 솟아 있는 세계자연유산 스린(石林)까지 당일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다.
그러나 쿤밍을 단순한 환승도시로만 보는 것은 아쉽다. 윈난성박물관에는 고대 전(滇)문화의 청동기와 윈난의 민족·교역사를 보여주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이후 다리와 리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윈난의 역사와 민족구성을 이해하면 오래된 거리와 종교시설을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쿤밍에서 고속열차를 타면 다리와 리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2026년 여름철 특별수송 기간 중국철도 쿤밍국은 약 2,790만 명의 승객을 수송할 것으로 예상했다. 쿤밍·다리·리장·시솽반나·샹그릴라 등이 주요 집중지역으로 꼽힌 만큼 성수기 열차표와 인기 관광지 입장권은 미리 확보하는 편이 안전하다.
다리는 창산(苍山)과 얼하이호(洱海) 사이에 자리한 바이족(白族)의 중심도시다. 다리고성의 골목만 둘러보기보다 얼하이 생태회랑과 시저우고진(喜洲古镇), 바이족 전통가옥을 함께 방문해야 지역의 생활문화를 느낄 수 있다. 얼하이 주변은 자동차로 빠르게 일주하기보다 자전거와 도보를 섞어 일부 구간을 천천히 둘러보는 편이 좋다.
리장은 나시족(纳西族)의 역사와 생활문화가 남은 고성으로 유명하다. 수로와 골목, 목조건물이 이어지는 리장고성은 밤에 특히 붐빈다.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이른 아침에 둘러보고, 오후에는 헤이룽탄공원(黑龙潭公园)이나 수허고진(束河古镇)으로 이동하는 일정이 적합하다.
리장 북쪽의 위룽쉐산(玉龙雪山)은 윈난 여행의 대표 장면이지만 준비 없이 오르면 부담이 될 수 있다. 고도가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에 무리한 달리기와 음주는 피하고, 두통·구역감·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즉시 낮은 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심폐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여행자는 출발 전 의료진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
윈난의 여름은 건기만큼 단순하지 않다. 6월부터 8월은 비가 집중되는 시기로 짧고 강한 소나기와 산악지역의 낙석·산사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맑은 하늘 사진만 보고 얇은 옷만 준비하기보다 방수 외투, 미끄럼 방지 신발과 얇은 보온복을 함께 챙겨야 한다.
음식은 여행의 또 다른 중심이다. 쿤밍의 궈차오미셴(过桥米线), 다리의 바이족 유제품과 생선요리, 리장의 나시족 음식은 지역별 차이가 크다. 야생버섯 요리는 윈난의 별미지만 검증된 식당에서 충분히 익힌 것만 먹어야 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야생버섯을 직접 구입해 조리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소수민족 마을과 전통행사를 방문할 때는 문화를 사진 배경으로만 소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인물 촬영 전 동의를 구하고 종교시설의 출입규칙을 확인해야 한다. 지나치게 싼 체험상품이나 구매를 유도하는 비공식 여행상품보다 공인된 안내와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한국인은 현재 관광·비즈니스·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중국에 최장 30일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지만, 출발 전 적용기한과 입국조건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여권 유효기간과 귀국 항공권, 숙박정보를 준비하고, 장기 체류·취업·유학은 별도의 비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구분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모바일 결제가 널리 사용되므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에 해외카드를 연결해 두면 편리하다. 다만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인증에 실패하는 상황에 대비해 소액의 현금과 실물카드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지도·번역 애플리케이션과 숙소 주소의 중국어 표기도 미리 저장해 두면 이동이 쉬워진다.
윈난 여행의 핵심은 많은 도시를 빠르게 확인하는 데 있지 않다. 쿤밍에서 고원의 역사와 기후에 적응하고, 다리에서 호수와 바이족 문화를 만나며, 리장에서 나시족 고성과 설산을 경험하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최소 6∼7일을 확보해 이동일정을 여유롭게 잡아야 고도와 날씨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다.
외국인 입국객 99만 명은 윈난이 중국 국내관광지를 넘어 국제적인 체류형 여행지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방문객이 늘수록 고성의 상업화와 쓰레기, 수자원, 주민의 주거비 상승도 함께 살펴야 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오래 지키는 여행은 유명 장소를 소비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지역의 생활과 환경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