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과 오랜만에 오목을 했다.
바둑알을 하나씩 두며
어디에 둘지 고민하고,
어떻게 이길지 서로를 견제한다.
말은 거의 없지만 생각은 바쁘다.
조용한 시간, 침묵의 대화.
별것 아닌 승부인데도
묘하게 긴장감이 흐른다.
한 수를 두고 나면
다음 수를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
서로를 바라보며 말없이 이어가는 시간.
어릴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시간이다.
특별한 이야기가 없어도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은 시간.
별것 아닌 게임 하나가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다시 느낀 날이었다.
어느덧 훌쩍 큰 아들과 마주 앉아, 말보다 깊은 눈빛으로 서로의 성장을 확인한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