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언론이 튀르키예와의 가상 무력충돌 시나리오를 시간표까지 붙여 내놓으면서 에게해 주변이 술렁이고 있다. 핵심은 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아테네가 선제 타격을 선택지로 검토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다만 이는 그리스 정부가 밝힌 작전계획이 아니라 분석가와 취재원의 평가에 기댄 가상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읽는 이의 신중함이 요구된다.
에게해는 해양 관할권과 자원 탐사를 둘러싼 이견이 오래 이어져 온 바다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열며 관계 개선을 모색했지만, 해양 분쟁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이번 시나리오는 지난해 12월 그리스 국방참모총장이 원거리 선제 전략타격 능력을 언급한 발언을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보도됐다.
일간 타 네아가 그린 시나리오는 해양 관할권이나 탐사 문제로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튀르키예가 상륙함에 연료와 전투물자를 싣고, 무인기 부대와 보라·타이푼 탄도미사일을 전진기지에서 고도 대기 상태로 돌리면 아테네가 이를 임박한 공격의 준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 경우 그리스 국가정보국이 동맹국의 위성 자료로 움직임을 확인하고, 해병 이동이 포착되면 국가안보 각료회의가 긴급 소집된다는 순서로 전개된다.
시나리오는 전자전으로 튀르키예의 레이더와 통신망을 무력화하고, 라팔·F-16 전투기로 일부 공군기지 활주로를 겨냥하며, 미사일 체계를 상륙 병력에 사용하는 구상을 담았다. 튀르키예의 대응은 미사일과 무인기로 이뤄지고, 그리스는 패트리엇과 신형 키몬급 호위함의 레이더로 방어한다고 가정했다. 첫 24시간이 지나면 미국·나토·유럽연합이 휴전을 압박한다는 것이 결말이다. 보도는 오판한 정보로 먼저 쏘는 쪽이 침략 비난과 외교적 고립을 감수해야 한다는 위험도 짚었다.
이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그리스 정부가 밝힌 작전계획도, 튀르키예가 확인한 사실도 아니다. 그러나 억지력에 관한 아테네의 발언이 앙카라에서는 공격 계획으로 읽히고, 튀르키예의 훈련은 그리스에서 기습 준비로 읽히는 상호 불신이 이번 논란의 배경에 깔려 있다. 가상의 시간표가 정치적 무기가 되지 않도록 양측의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