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 초읽기…내년 4월부터 직장인·고령층 이용시간 어떻게 달라지나

금융노사 산별교섭 잠정 합의…오전 9시30분 개점·오후 4시 폐점 유지

대고객 영업시간 하루 7시간→6시간30분…오전 창구 이용객 변화 불가피

총액 임금 3.0% 인상·자율출근제 신설…육아휴직 대상도 확대

사진=픽사베이

 

 

내년 4월부터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아침 풍경이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권 노사가 은행 점포의 개점 시간을 현재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30분으로 늦추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면서다. 오후 4시인 폐점 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이어서 실제 시행될 경우 고객이 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 하루 영업시간은 기존 7시간에서 6시간30분으로 줄어든다.

 

 

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은 단순한 근무시간 조정을 넘어 금융 소비자의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사안이다. 출근 전 은행에 들렀던 직장인이나 모바일뱅킹보다 창구 업무가 익숙한 일부 고령층에게는 오전 이용 가능 시간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내용은 금융노사가 도출한 잠정 합의를 토대로 한 것으로, 최종 합의와 구체적인 적용 대상 및 시행 방식은 향후 절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은행 영업시간 오전 9시30분부터…무엇이 바뀌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28일 올해 산별 중앙교섭에서 은행 영업시간과 임금, 근무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지난 4월 첫 교섭에 들어간 이후 약 5개월 동안 협상을 이어왔다. 이번 교섭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변화 가운데 하나가 은행 영업시간이다.

 

 

잠정 합의 내용대로 시행될 경우 내년 4월부터 일반적인 은행 점포의 고객 영업 시작 시각은 오전 9시30분이 된다. 폐점 시각은 기존과 동일한 오후 4시를 유지한다. 이에 따라 고객이 은행 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총 6시간30분이 된다.

 

 

현재 은행 점포는 통상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고객을 받고 있다. 따라서 오후 시간에는 변화가 없고 오전 영업시간만 30분 줄어드는 구조다. 은행 영업시간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거치면서 한 차례 큰 변화를 겪었다. 당시 은행권은 방역 등을 이유로 대면 영업시간을 단축했고 이후 2023년 1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 체제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코로나19와 같은 일시적 상황이 아니라 금융노사의 근무환경 개선 논의 과정에서 개점 시간 조정이 잠정 합의됐다는 점에서 배경이 다르다.

 

 

왜 30분 늦게 문 여나…개점 준비시간이 쟁점

 

 

은행 영업점은 문을 여는 순간부터 고객의 예금·대출·송금·외환 등 다양한 금융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오전 9시에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직원들은 그보다 앞서 출근해 업무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전산 시스템과 창구를 점검하고 당일 업무를 준비하는 등 고객을 맞기 전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노사는 이러한 현실을 영업시간 및 근무제도 논의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업무 자체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환경이다. 계좌이체나 잔액 확인 등 상당수 업무는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은 각종 비대면 금융상품과 모바일 상담 기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그러나 모든 금융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출 상담이나 복잡한 금융상품 설명, 상속 관련 업무처럼 직접 서류를 제출하거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존재한다. 결국 이번 영업시간 조정은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과 직원 근무환경 개선, 고객의 대면 금융서비스 이용권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린 변화로 볼 수 있다.

 

 

직장인·고령층 영향은…오전 30분의 차이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은 은행 이용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다. 오전 9시부터 9시30분 사이 은행을 이용하지 않았던 고객이라면 체감하는 변화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출근이나 다른 일정을 앞두고 아침 일찍 은행을 방문했던 고객에게는 이용 가능한 시간이 줄어든다.

 

 

특히 직장인은 은행 영업시간과 자신의 근무시간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영업점을 찾기도 한다. 개점 시간이 30분 늦어질 경우 출근 전에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던 일부 고객은 방문 시간을 다시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고령층과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의 접근성 문제도 살펴볼 대목이다. 모바일뱅킹 이용이 보편화됐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거나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고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영업시간이 30분 줄어든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계층의 불편이 일률적으로 커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은행별 탄력점포 운영 여부와 ATM·모바일뱅킹 이용 환경, 고객의 기존 방문 시간 등에 따라 실제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따라서 영업시간 조정과 함께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보완할 방안을 마련하는지가 향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임금 3% 인상…자율출근·육아 지원도 확대

 

 

이번 잠정 합의는 은행 영업시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금융권 직원들의 임금과 출퇴근, 육아 지원 등 근무환경 전반에 관한 내용이 함께 포함됐다. 노사는 총액 기준 임금을 3.0% 인상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청년 신규 채용 등에 필요한 재원과 관련해서도 사용자 측이 부담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자율출근제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주당 1시간 범위에서 하루 최대 30분까지 출근 시각을 늦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금요일에는 ‘라스트콜’로 불리는 고객 마감제도를 마련하고 이에 연계한 보상휴가 방안도 추진한다. 구체적인 시행 방법은 후속 논의 과정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육아 지원책도 확대된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대상 자녀의 범위를 초등학교 6학년까지 넓히고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에게 적용되는 근무시간 조정제도도 연장하기로 했다. 직원 서비스 평가 등에 활용돼 온 ‘미스터리 쇼핑’ 제도와 관련해서는 이를 경영평가에서 제외하고 해당 평가를 이유로 임직원을 제재하지 않는 방향의 개선책이 잠정 합의안에 포함됐다.

 

 

영업시간 줄어드는 은행…금융 접근성 보완이 관건

 

 

은행 영업시간 30분 단축은 금융권 근무문화의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변화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실제 시행 과정에서는 직원의 일·생활 균형과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어떻게 함께 확보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대안으로 주목되는 것이 탄력점포다. 일반 영업시간과 다른 시간대에 운영되는 점포가 적절하게 배치된다면 직장인 등 기존 영업시간에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만큼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대면 서비스와 이용 지원 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은행 영업점 감소와 영업시간 변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지역이나 연령 등에 따라 금융서비스 접근성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이번 금융노사의 잠정 합의는 ‘은행은 몇 시에 문을 열어야 하는가’라는 단순한 시간표 변경 이상의 질문을 던진다. 디지털 금융이 일상이 된 시대에 오프라인 은행 점포가 어떤 고객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내년 4월 예정대로 새로운 영업시간이 적용된다면 고객들에게 가장 중요한 변화는 명확하다. 기존 오전 9시에 열리던 은행 창구가 오전 9시30분부터 고객을 맞게 되고 오후 4시에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금융 소비자는 시행 시점에 맞춰 거래 은행과 해당 점포의 실제 영업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권 역시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탄력점포와 비대면 채널, 디지털 취약계층 지원책 등을 얼마나 촘촘하게 마련할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작성 2026.09.28 21:37 수정 2026.09.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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