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면·식욕저하·두통부터 심박수 증가·환각까지…건강 상태에 따라 위험 달라
-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게시물 1733건 적발…가족 처방약도 공유 금지
시험을 앞두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을 찾는 청소년이 있다면 가족이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성적을 올리는 영양제나 일반 각성제가 아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의료용 마약류다. ADHD 환자에게는 주의집중과 충동 조절 등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질환이 없는 사람이 복용한다고 학습능력이나 성적이 향상된다는 근거는 일관되지 않다.
오남용 위험은 수험생과 청소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령자가 손자녀의 처방약을 피로와 졸림 해소, 기억력이나 집중력 개선, 체중 감소를 기대해 임의로 복용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다만 국내 고령층의 오남용 규모를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확인되지 않아, 시니어 오남용이 확산하고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ADHD 환자의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는 뇌와 신경계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 중추신경자극제다. 뇌에서 주의집중과 행동 조절에 관여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을 조절한다.
ADHD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적절히 사용하면 부주의와 과잉행동, 충동성을 줄이고 일상생활과 학습에 집중하도록 도울 수 있다. 단순히 산만하거나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복용하는 약은 아니다. 증상의 지속 기간과 발생 환경,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국내에는 약 성분이 빠르게 방출되는 속방정과 일정 시간에 걸쳐 방출되는 서방정·서방캡슐 등 여러 형태의 메틸페니데이트 제제가 허가돼 있다. 주로 ADHD 치료에 사용되며 일부 제품은 갑자기 잠에 빠지는 수면질환인 기면증 또는 수면발작 치료에도 사용된다.
허가된 질환과 대상 연령, 복용 횟수, 최대 용량은 제품마다 다르다. 성분명이 같더라도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과 복용방법이 다를 수 있어, 가족이나 친구가 처방받은 제품으로 바꿔 먹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치료와 시험용 오남용은 구분해야
메틸페니데이트가 의료용 마약류라는 이유만으로 ADHD 환자의 정상적인 치료까지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정확한 진단을 받은 환자가 의료진의 관찰 아래 처방대로 복용하는 것과 질환이 없는 사람이 시험이나 업무에 집중하려고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ADHD 환자는 질환으로 인해 주의집중과 과제 수행, 충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이런 증상을 줄이기 위한 치료제이지, 정상인의 능력을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두뇌 향상제’로 허가된 약이 아니다.
약을 복용한 뒤 증상이 좋아졌다고 환자나 보호자가 용량을 임의로 늘리거나 줄여서도 안 된다. 방학이나 시험이 끝났다는 이유로 복용을 중단할지 여부도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잠이 덜 온다는 느낌이 학습효과는 아니다
건강한 사람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했을 때 인지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핀 연구에서는 일부 기억력이나 주의력 지표의 제한적인 변화를 보고했다. 그러나 연구마다 결과가 달랐고 효과가 나타난 인지 영역도 일정하지 않았다.
기존 연구를 검토한 학술논문들은 정상인의 인지기능을 전반적으로 향상한다는 일관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약을 먹은 뒤 잠이 덜 오거나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는 주관적인 느낌과 학습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험을 앞두고 잠을 줄이기 위해 복용하면 수면 부족과 약물의 각성 효과가 겹칠 수 있다. 깨어 있는 시간이 늘더라도 수면 부족으로 학습 내용을 정리하고 기억하는 과정이 방해받으면 실제 학업 성취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정상인의 학습능력이나 시험성적을 높이는 용도로 허가되지 않았다. 단기적인 각성 효과를 ‘공부가 잘되는 효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약의 효능을 확대해 해석하는 것이다.
불면·식욕저하부터 불안·환각까지
메틸페니데이트의 이상반응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복용량, 제형, 함께 복용하는 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비교적 흔하게 보고되는 증상에는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 잠들기 어려움, 두통, 복통, 메스꺼움, 신경과민, 초조, 어지럼증 등이 있다. 맥박과 혈압이 올라갈 수도 있다.
드물지만 심각한 이상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 가슴 통증과 불규칙한 심장박동, 심한 흥분이나 공격성, 환각, 망상, 발작 등이 대표적이다. 과량을 복용하거나 다른 각성 성분과 함께 사용하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갑상선질환, 녹내장, 틱이나 뚜렛증후군, 불안·조증·정신병적 증상 등의 병력이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복용 후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실신, 환각, 발작, 극심한 흥분이나 이상행동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성장기에는 키·체중과 수면도 살펴야
소아·청소년이 메틸페니데이트를 장기간 복용할 때는 치료 효과뿐 아니라 식욕과 체중, 수면, 맥박과 혈압, 정서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국내 허가사항에는 소아에게 장기간 투여할 때 체중 감소와 불면증, 빈맥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키와 체중이 정상적으로 증가하는지도 의료진이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런 주의사항이 약물치료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치료로 얻을 수 있는 효과와 이상반응 가능성을 함께 살피면서 환자에게 맞는 용량을 찾고 정기적으로 상태를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자녀의 처방약, 시니어가 먹어서도 안 돼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문제는 수험생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시니어가 피로와 졸음을 줄이거나 기억력·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손자녀의 남은 약을 복용하는 것도 오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가 일반적인 노화에 따른 기억력 저하를 개선하거나 치매를 예방·치료하는 약으로 허가된 것은 아니다. 피로와 집중력 저하는 수면장애와 우울증, 빈혈, 갑상선질환, 복용 중인 약의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각성제로 증상을 덮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65세를 넘는 사람의 사용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콘서타 허가정보에는 65세 초과 환자를 대상으로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으며, 해당 연령대에 사용하도록 허가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국내 허가 연령과 사용조건은 제품별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모든 메틸페니데이트 제품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고령자가 의료진의 진단 없이 가족의 약을 임의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고령층은 고혈압과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메틸페니데이트가 맥박과 혈압, 수면과 식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복용 전 건강 상태와 다른 약과의 관계를 의료진이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처방약을 먹으면 안 되는 다섯 가지 이유
▲ 같은 성분도 제형과 용량이 다르다
약 성분이 빠르게 방출되는 제품과 오랜 시간에 걸쳐 방출되는 제품은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과 복용방법이 다르다. 알약에 적힌 숫자만 보고 같은 약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 처방 전에 확인해야 할 건강 상태가 다르다
의료진은 환자의 심혈관질환과 정신건강 상태, 다른 약물 복용 여부 등을 확인해 처방과 용량을 결정한다. 이런 평가 없이 복용하면 본인이 알지 못했던 질환이 악화하거나 약물 상호작용이 생길 수 있다.
▲ 부작용 발생 시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약을 몰래 먹으면 어떤 제품을 얼마나 복용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상반응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진단과 처치가 늦어질 수 있다.
▲ 약을 나눠주는 행동도 상대방을 위험하게 한다
처방약은 진단받은 환자 개인에게 정해진 의약품이다. 남은 약을 친구나 형제자매, 조부모에게 주는 행위는 상대방에게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법에 따라 관리되는 의료용 마약류다. 처방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구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받은 약을 복용·거래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확인할 처방약 관리 원칙
처방받은 메틸페니데이트는 식탁이나 책상 위에 두기보다 다른 사람이 임의로 가져갈 수 없는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이라도 처방받은 사람 외에는 복용해서는 안 된다.
▲ 약 봉투의 환자 이름과 제품명, 복용 시간, 용량을 확인한다.
▲ 처방받은 약을 다른 통에 옮겨 담거나 가족의 약과 섞어 보관하지 않는다.
▲ 식욕과 체중, 수면 상태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지 살핀다.
▲ 두통과 복통, 가슴 두근거림, 불안이나 과도한 예민함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 남은 약의 수량이 갑자기 줄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알약이 발견되면 경위를 확인한다.
▲ 약을 친구나 가족에게 나눠주거나 온라인에서 사고팔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부작용이 의심되면 환자나 보호자가 용량을 마음대로 조절하기보다 처방한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문의해야 한다. 온라인 게시물이나 다른 복용자의 경험만으로 복용방법을 바꾸는 것도 피해야 한다.
손자녀에게 “왜 먹으려 하는지”부터 물어야
조부모가 손자녀의 약을 직접 관리하지 않더라도 시험 기간의 생활 변화를 살피는 것은 도움이 된다. 밤샘 공부가 늘고 식사를 거르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알약을 가지고 있다면 무조건 꾸짖기보다 어디서 받았고 왜 먹으려 하는지를 먼저 물을 필요가 있다.
ADHD 치료를 받는 손자녀에게 “마약류 약을 왜 먹느냐”고 말하면 필요한 치료를 숨기거나 중단하게 만들 수 있다. 의료용 마약류는 오남용 위험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이지,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른 치료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질환 진단 없이 성적과 집중력 향상을 기대해 약을 구했다면 부모나 보호자에게 알리고 의료진 또는 학교 상담 인력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반복적인 복용이나 스스로 중단하기 어려운 상태가 의심되면 전문 상담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게시물 1733건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5월과 8월 메틸페니데이트 관련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게시물을 특별 점검했다. 올해 8월까지 총 1733건을 적발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사이트 차단 등의 조치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0월에도 온라인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 ‘집중력 약’이나 ‘공부 잘하는 약’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실제 성분과 보관·유통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고, 구매와 복용 자체가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이지만 청소년의 성적이나 시니어의 기억력을 높여주는 약은 아니다. 가족이 지켜야 할 원칙은 명확하다. 정확한 진단을 받은 환자가 처방된 제품을 정해진 용량으로 복용하고, 다른 사람과 절대 나누지 않는 것이다.
마약류 오남용이나 의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본인과 가족은 24시간 익명·비밀보장 상담을 제공하는 마약류 전화상담센터 1342 또는 카카오톡 채널 ‘1342용기한걸음 마약류 상담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