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벤치 이야기!

 

                                                                                                                                                     목감천/ 이은택 時論

 

공원의 벤치는 누구나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지만, 그 위에서 피어나는 관계와 입기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다.

 

오늘날 도시의 벤치는 점차 혼자만을 위한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옆자리의 빈 공간은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무형의 경계선'에 가깝다. 효율성과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최우선 가치가 된 현대 사회에서, 낯선 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나 뜻밖의 온기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심지어 도시 행정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벤치는 종종 타인을 배척하는 도구로 탈바꿈한다. 누울 수 없도록 중간에 쇠창살이나 팔걸이를 덧댄 '적대적 건축' 형태의 벤치는 우리 사회가 빈곤이나 소외 계층을 대하는 냉정한 태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누군가에게는 잠시 쉬어갈 안식처가 되어야 할 공간이, 어떤 이에게는 "이곳에 오래 머물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가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치는 여전히 연대와 우정을 복원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매개체다.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구에게나 개방된 벤치는 연령, 계층, 성별을 넘어 서로 다른 삶이 교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공재다.

 

 서로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는 벤치는 오히려 진솔한 대화를 끌어내는 힘이 있다. 벤치에 누구든 편히 앉아 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마음가짐은, 그 사회가 타인과 약자를 얼마만큼 포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결국 '우리 사회의 벤치'가 차가운 철제 구조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따뜻한 우정과 온기가 오가는 공간이 될 것인지는 그 위에 앉는 우리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타인에게 한 칸의 자리를 내어주는 여유가 회복될 때, 비로소 우리 사회의 벤치는 삭막한 도시 속 작은 오아시스로 제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

 

작성 2026.09.28 10:08 수정 2026.09.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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