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미 칼럼] 4년뒤 75세 노인 폭팔 인구 생명 통합돌봄 매니져 양성늘리고 신청 조사는 AI활용으로

AI와 건강보험 데이터로 '낭비'를 걷어내고, 사람과동물은 '생명통합돌봄매니저'로 세우자

[김보미 칼럼] 4년뒤 75세 노인 폭팔 인구 생명 통합돌봄 매니져 양성늘리고 신청 조사는 AI활용으로

— AI와 건강보험 데이터로 '낭비'를 걷어내고, 사람과동물은 '생명통합돌봄매니저'로 세우자

김보미 박사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올해 1961년생이 만 65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4년 뒤인 2030년, 1차 베이비부머의 맏형인 1955년생이 만 75세의 문턱을 넘습니다. 이후 2038년에는 1963년생이, 2049년에는 2차 베이비부머의 막내 세대인 1974년생이 차례로 75세가 됩니다. 앞으로 20여 년 동안 '후기 고령자'가 해마다 두꺼운 층으로 밀려오는 것입니다. 65세가 '노인의 시작'이라면, 75세는 의료와 돌봄 수요가 함께 치솟는 '초고령의 입구'입니다.

 

숫자가 말하는 경고

지표는 이미 경고등을 켰습니다. 국내 노인 진료비는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어섰고, 65세 이상은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18.9%에 불과하지만 전체 진료비의 44.9%를 쓰고 있습니다. 2024년 65세 이상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551만 원으로, 전체 인구 평균 226만 원의 2.4배입니다. 

건강보험연구원은 국내 총진료비가 2004년 약 22조 원에서 2023년 약 110조 원으로 불었고, 2030년에는 최대 19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입원비 비중은 2010년 38.5%에서 2030년 47.5%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1955년생이 75세가 되는 바로 그해의 풍경입니다. 

 

문제는 돈의 양만이 아닙니다. 새는 구멍이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의료기관을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의료쇼핑'과 중복진료를 큰 문제로 꼽습니다. 정부는 외래 이용 횟수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300회 미만이라도 여러 기관을 옮겨 다니며 비슷한 검사와 처방을 반복해 받을 수 있고, 분산된 진료·검사·처방을 종합 관리할 주체는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OECD는 보고서 『Tackling Wasteful Spending on Health』(2017)에서 보건의료 지출의 약 5분의 1은 더 나은 곳에 쓰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통합돌봄은 시작됐지만, 사람이 서류에 묶여 있다

다행히 제도의 틀은 마련되었습니다. 돌봄통합지원법이 2026년 3월 27일 전면 시행되면서 전국 모든 시군구에서 통합돌봄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올해 통합돌봄 예산은 전년 71억 원에서 914억 원으로 늘었고, 전담인력 5,346명이 발굴·계획수립·서비스 연계·모니터링을 맡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셈법은 다릅니다. 행정안전부가 반영한 인력은 연구용역에서 추계된 필요 인력 1만여 명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그 부족한 인력이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곳이 바로 신청 접수와 조사입니다. 통합판정조사는 의료·간호·기능·돌봄·주거 5개 영역, 58개 항목을 담당자가 가정에 방문해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복합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는 노인·장애인 약 242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75세 진입 인구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2030년 이후, 이 방식 그대로라면 전담인력은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조사하는 사람'으로 소진될 것입니다. 

답은 이미 국가의 서버 안에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 국민의 진료·투약·검진·장기요양 기록을 가진, 세계적으로도 드문 단일 보험자입니다. 어르신의 만성질환, 복용 약의 가짓수, 최근 입원과 낙상 이력, 장기요양 등급 변화는 이미 데이터로 존재합니다. 방문 조사에서 다시 묻고 적는 항목 상당수가 그렇습니다.

 

영국의 경험은 이 데이터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 줍니다. 리즈대학교 클레그(Andrew Clegg) 교수 연구팀은 일차의료 전자기록만으로 노쇠를 판별하는 '전자 노쇠지수(eFI)'를 개발했습니다. 약 93만 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36개 결손 항목을 2,171개 임상 코드로 구성했고, 1년 사망 위험비가 경도 노쇠 1.92, 중등도 3.10, 중증 4.52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 지수가 일상적으로 쌓이는 자료만으로 노쇠 단계를 가려내고, 사망·입원·요양시설 입소를 예측하는 타당성이 확인되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Age and Ageing, 2016). 추가 조사 없이, 이미 있는 기록으로 '누가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아낸 것입니다. 

 

우리도 방향은 잡았습니다. 건보공단은 통합돌봄 전문기관으로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상자 특성·유형 분석, 선제적 발굴, 종합판정 업무 지원을 맡았습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도 AI 기술로 업무 부담을 줄이고 대상자 발굴과 욕구분석, 서비스 적정성 판단을 지원하는 도구로 정보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법적 기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통합돌봄법이 데이터 연계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를 둡니다. 

ai 생성이미지

그렇다면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첫째, 건보공단·심사평가원·지자체 데이터를 하나의 국가 통합돌봄 시스템으로 연결해, AI가 58개 조사 항목 가운데 기록으로 확인 가능한 부분을 미리 채우고 위험도를 선별하도록 해야 합니다. 방문 조사는 데이터로 알 수 없는 것, 곧 집 안의 환경과 가족 관계, 어르신의 마음과 바람을 듣는 데 집중하면 됩니다. 

둘째, 같은 시스템이 중복검사와 중복처방, 불필요한 반복 입원을 실시간으로 알려 주어 새는 재정을 막아야 합니다. 여기서 아낀 돈이 곧 돌봄 예산의 재원입니다.

 

아낀 인력과 예산은 '통합돌봄매니저'에게로

AI는 선별하고 알려 줄 뿐, 돌보지는 못합니다. 시흥시의 AI 기반 통합돌봄 시범사업도 AI 분석은 위기 징후를 조기에 확인하는 보조수단으로 쓰고, 실제 서비스 제공 여부는 담당자의 상담과 확인을 거쳐 결정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옳은 원칙입니다. 결국 마지막 한 걸음은 사람이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조사에서 풀려난 인력과 예산을 '생명 통합돌봄매니저' 양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통합돌봄매니저는 의료·요양·주거·일상돌봄·정서지원과 병원동행매니져 까지 한 사람의 삶 안에서 엮어 내는 전문가입니다. 병원 퇴원 날부터 집에 돌아와 다시 일상을 회복하기까지, 한 어르신 곁에서 끝까지 동행하는 사람입니다. 생명에는 고독사 이후 버려지는 동물과 1인가구에 이미 가족으로 자리잡은 동물복지 돌봄또한 함께 다루어져야 합니다.

 

이때 일본의 교훈을 반드시 새겨야 합니다. 2000년 개호보험과 함께 '케어매니저'를 도입한 일본에서는 케어 관리와 서비스 제공이 명확히 분리되지 않아,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조직에 고용된 케어매니저에 의한 남용 여지가 생겼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또한 케어매니저들이 보험이 적용되는 서비스로만 업무를 좁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통합돌봄매니저는 서비스 제공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공적 위치에 서야 하며, 의료 지식과 함께 상담·위기개입·지역 자원 연계 역량을 두루 갖추도록 체계적으로 길러야 합니다. 

 

 

2030년까지 남은 시간은 4년

1955년생이 75세가 되는 2030년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4년입니다. 지금처럼 부족한 인력이 서류와 방문 조사에 매달리고, 새는 진료비를 사후에 뒤쫓는 방식으로는 베이비부머의 초고령 진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데이터로 알 수 있는 것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사람을 세워야 합니다.

조사에 쓰던 돈을 돌봄에 쓰는 것. 그것이 초고령사회를 '비용의 시대'가 아니라 '존엄의 시대'로 맞이하는 길입니다. 살던 곳에서 끝까지 존엄하게 사는 삶, 그 곁에 AI가 아니라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국내 빈곤층 가운데 75세 이상 후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기초연금 급여 인상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쉬지도 못합니다. 75세 이상 빈곤층에서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2016년 4.7%에서 2024년 15.6%로 3배 넘게 늘었습니다. 혼자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65세 이상 빈곤층은 1·2인 가구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아픈 몸으로 일용직 일터에 나가고, 퇴원한 뒤에도 곁에 돌봐 줄 가족이 없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의료비 증가와 돌봄 공백, 소득 빈곤이 같은 사람에게 겹쳐 오고 있습니다. 

 

끼니와 난방비를 걱정하는 어르신에게 방문간호만 연결해 드리는 것은 반쪽짜리 돌봄입니다. 

현장 조사와 입력판결 등의 1차적인 업무에 쓰일 돈을 AI데이터를 활용하여 1차 정리 하는

효율성을 제고하고 꼭필요한 돌봄에 중구난방인 사업돌봄을 국가가 정리해야하는 시대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김보미 이사장은 20년이상 노인돌봄 현장에서 사회복지와 교육봉사를 진행해오며 현실적인 정책의 진보를 강조하는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작성 2026.09.27 22:53 수정 2026.09.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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