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급여라고 모두 부당 청구는 아냐…환자 상태와 급여기준 함께 심사
- 병원별 비급여 가격 비교와 이미 낸 진료비 확인은 다른 제도
환자가 병원비를 제대로 냈는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확인을 요청해 돌려받은 금액이 최근 3년 8개월간 68억원을 넘어섰다.
환불 사유의 절반 이상은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할 진료비를 의료기관이 비급여로 처리한 경우였다.
진료비 확인은 비급여 가격이 비싼지를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다.
환자가 전액 부담한 진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를 적용해야 할 항목이 있었는지를 심평원이 확인하는 권리구제 제도다.
3년 8개월간 1만5919건 환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진료비 확인을 거쳐 환불된 사례는 1만5919건, 금액은 68억3200만원이었다.
의원실이 공개한 환불 유형 1만8877건 가운데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할 진료비를 비급여로 처리한 경우는 9954건으로 52.7%를 차지했다.
의료기관이 진료비에 별도로 더해 받을 수 없는 비용을 비급여로 받은 사례도 1420건이었다.
환불 건수와 환불 유형 발생 건수는 집계 기준이 다르므로 동일한 수치로 봐서는 안 된다.
이 통계는 진료비 확인 신청을 거쳐 환불이 결정된 사례를 집계한 것으로,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청구 실태나 모든 환자의 과다 부담 규모를 보여주는 전수조사 결과도 아니다.

‘급여’와 ‘비급여’, 무엇이 다른가
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진료비의 일부만 부담하는 항목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의 보장 대상이 아니어서 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항목을 말한다.
비급여에는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시력교정술, 일부 치과 보철, 예방접종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의료기관이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같은 항목이라도 병원과 지역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같은 검사나 치료라고 항상 급여 또는 비급여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와 진료 목적, 시행 횟수, 건강보험 급여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영수증에 비급여로 표시됐다는 사실만으로 부당 청구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이미 낸 병원비, 심평원에 확인 요청 가능
심평원의 진료비 확인 서비스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낸 비급여와 전액본인부담금이 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 대상인지 확인해 주는 제도다.
환자가 확인을 요청하면 심평원은 의료기관에서 진료기록과 청구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당시 급여기준에 맞게 비용을 받았는지 심사한다. 필요한 경우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자문과 심의를 거쳐 신청자와 의료기관에 결과를 알린다.
건강보험이 적용돼야 할 진료비를 환자가 더 부담한 것으로 확인되면 의료기관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환불 절차가 진행된다. 반대로 비급여 청구가 적정한 것으로 확인되면 환불은 이뤄지지 않는다.
신청할 때 어떤 서류가 필요한가
본인이 신청하려면 진료비 계산서·영수증이나 진료비 납입확인서를 준비해야 한다.
검사·처치·치료재료·약제별 비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도 받아두는 것이 좋다.
신청은 심평원 누리집에서 본인인증을 거쳐 할 수 있다. 모바일 앱과 우편, 팩스, 가까운 심평원 방문을 통한 신청도 가능하다.
▲ 환자 본인이 신청할 때
진료비 계산서·영수증 또는 진료비 납입확인서가 필요하다.
▲ 가족이 대신 신청할 때
진료비 관련 서류와 환자가 작성한 동의서,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이 필요하다.
▲ 가족이 아닌 대리인이 신청할 때
위임장과 위임자·대리인의 신분증 사본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 병원 밖 약국에서 낸 약값을 확인할 때
의료기관이 발급한 처방전과 약제비 계산서·영수증을 준비해야 한다.
가족이라도 환자의 동의 없이 신청하면 개인정보 보호 규정에 따라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
환자가 사망했거나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신청자와 환자의 관계에 따라 필요한 서류가 달라지므로 심평원에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신청한다고 모두 환불되는 것은 아니다
진료비 확인은 병원비가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차액을 돌려주는 제도가 아니다.
의료기관이 적용한 비급여가 법령과 당시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맞았는지를 판단한다.
자동차보험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 다른 법률에 따라 의료비를 지원받은 경우는 확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임상연구 대상자로 진료받은 경우와 간병비·화장품·의약외품처럼 의료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다.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본인이 희망한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상급병실료와 치과 보철 등 법령에서 비급여로 정한 진료도 환불 대상이 아닐 수 있다.
또 법령에 따른 의료기관의 진료자료 보존기간이 5년이어서 진료받은 지 5년이 지난 비용은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
병원비에 의문이 있다면 영수증과 세부내역서를 보관하고 늦지 않게 신청해야 한다.
비급여 593개 항목 중 436개 평균가격 상승
비급여 진료비 자체도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소병훈 의원실이 심평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593개 비급여 항목 가운데 436개인 73.5%에서 2026년 평균가격이 상승했다.
복부 정밀 초음파의 지역별 중앙가격은 제주 10만원, 세종 25만300원으로 약 2.5배 차이가 났다.
중앙가격은 해당 지역 의료기관의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놓이는 값이다. 모든 의료기관이나 환자에게 이 가격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심평원의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에서는 공개 대상 비급여 항목의 의료기관별 가격과 지역·의료기관 규모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관이 공개한 가격은 비교자료이며, 실제 진료비는 진료 내용과 추가 검사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격 비교와 진료비 확인은 구분해야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와 진료비 확인 서비스는 목적이 다르다.
| 구분 |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 | 진료비 확인 서비스 |
|---|---|---|
| 이용 시점 | 진료 전 또는 진료비 비교가 필요할 때 | 진료비를 낸 뒤 |
| 확인 내용 | 병원별 비급여 공개가격 | 납부한 비급여·전액본인부담금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 |
| 결과 | 가격 비교를 위한 참고정보 | 적정 부담 또는 환불 여부 결정 |
| 주요 자료 | 의료기관·지역·항목 선택 | 진료비 계산서·영수증 등 |
비급여 가격이 다른 병원보다 높다는 사실만으로 환불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가격이 낮더라도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할 진료비를 비급여로 받았다면 확인 결과에 따라 환불될 수 있다.
병원비가 의심될 때 확인할 순서
▲ 진료비 계산서·영수증을 확인한다
급여 본인부담금과 전액본인부담금, 비급여 금액이 어떻게 구분됐는지 살펴본다.
▲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를 받는다
검사와 처치, 치료재료, 약제의 명칭과 금액을 확인한다.
▲ 의료기관에 설명을 요청한다
비급여로 처리한 이유와 진료 전 안내받은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 병원별 공개가격을 비교한다
심평원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에서 같은 항목의 의료기관별 가격을 참고한다.
▲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의심되면 확인을 신청한다
영수증 등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을 요청한다.
진료비 확인은 환자가 복잡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직접 판단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비급여 금액이 크거나 의료기관의 설명과 세부내역이 다르고,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면 영수증만 보고 넘기지 말고 확인을 요청할 수 있다.
개별 환자의 신청과 환불에 그치지 않고 같은 의료기관에서 동일한 환불 사유가 반복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 의원은 반복적인 환불이 확인된 의료기관의 원인과 사후관리 실태를 심평원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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