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깊어지는 경기 양주시 광사동 일대가 천일홍을 비롯한 형형색색의 꽃으로 물들었다. 꽃밭을 걷는 것만으로도 축제를 만날 수 있는 ‘2026 양주 천일홍 가을 페스타’가 양주나리농원에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올해 행사는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축제를 넘어 공연과 체험, 마켓, 거리공연을 꽃밭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이 꽃밭과 행사장을 따로 오갈 필요 없이 천일홍 사이를 산책하다 공연을 만나고, 다시 꽃길을 따라 걷다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방식이다.
양주시가 공개한 행사 안내에 따르면 ‘2026 양주 천일홍 가을 페스타’의 주요 기획행사는 9월 26~27일과 10월 3~4일 열린다. 꽃길 버스킹과 체험·마켓 프로그램은 9월 26일부터 10월 18일까지 주말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축제 무대가 되는 양주나리농원은 이보다 긴 9월 18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가을 개장을 진행한다.
꽃을 보러 갔다가 축제를 만나다
올가을 양주나리농원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눈여겨볼 것은 넓게 펼쳐진 꽃밭이다. 양주시에 따르면 올해 나리농원에는 천일홍을 비롯해 안젤로니아와 맨드라미 등 30여 종의 꽃이 식재됐다. 여러 색상의 꽃을 활용해 대규모 꽃밭을 조성했으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아열대 공간도 확대했다. 관람카트 운행 노선 역시 지난해보다 넓혀 방문객의 이동 편의를 높였다.
그중에서도 가을 나리농원의 상징과 같은 존재는 역시 천일홍이다. 작고 둥근 꽃송이가 무리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멀리서 바라볼 때와 가까이 다가갔을 때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화려한 한 송이보다 수많은 꽃이 함께 만들어내는 색의 물결이 인상적이다. 보랏빛과 붉은빛이 어우러진 꽃밭 사이로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까지 더해지면 그 자체로 한 폭의 가을 풍경이 된다.
천일홍은 꽃이 진 뒤에도 포엽의 색과 형태가 비교적 오래 유지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변치 않는 사랑’과 같은 의미를 담은 꽃으로도 친숙하다. 짧게 머물다 가는 가을이라는 계절과 오랫동안 색을 간직하는 천일홍의 특성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사진 한 장을 찍고 서둘러 이동하기보다는 꽃밭 사이를 천천히 걸어볼 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는 ‘꽃밭 자체가 축제장’
2026년 행사의 눈에 띄는 변화는 공간 구성이다. 양주시는 올해 꽃밭과 행사 공간을 하나로 연결했다. 관람객이 꽃을 구경한 뒤 별도로 마련된 행사장을 찾아가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꽃밭을 거닐면서 자연스럽게 공연과 프로그램을 접하도록 구성했다.
축제의 주요 기획공연은 9월 26~27일과 10월 3~4일에 집중된다. 개막 퍼포먼스를 비롯해 버블매직쇼,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위한 캐릭터 공연 등이 마련됐으며 양주시립예술단과 지역 전통문화예술 공연 등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꽃밭 곳곳에서 만나는 거리공연도 이번 축제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양주시는 9월 26일부터 10월 18일까지 기간 중 주말 총 8일에 걸쳐 나리농원 일원에서 거리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래와 악기 연주뿐 아니라 클래식, 마술, 춤, 마임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가능한 팀을 사전에 모집했다.
정해진 무대 앞에서 공연 시작을 기다리는 방식과 달리 꽃길을 걷다가 음악을 만나고, 꽃을 배경으로 공연을 즐기는 경험을 의도한 셈이다.
체험과 마켓 역시 주말 나들이의 재미를 더한다. 관련 프로그램은 9월 26~27일, 10월 3~5일, 10월 10~11일, 10월 17~18일 등 네 차례 일정으로 구성됐다.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기관·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자를 모집해 지역과 축제가 연결되는 공간으로 꾸몄다.
천일홍 꽃길을 걷고 달린다
올해 페스타에서는 꽃을 바라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걷고 달리며 가을을 즐기는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행사가 10월 5일 오전 8시 열리는 ‘양주 천일홍 가을 페스타 마라톤’이다. 양주시체육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천일홍이 피어난 계절 풍경 속에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축제와 연계해 마련됐다.
걷기를 선호한다면 별도의 참여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양주시보건소 동부건강생활지원센터는 9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양주시민을 대상으로 ‘천일홍 가을 페스타 스탬프 걷기 챌린지’를 운영한다. 지정된 두 곳의 스탬프 지점을 걸어서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두 스탬프를 모두 모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홍보물품을 제공한다. 꽃 축제의 즐거움을 단순 관람에 머물지 않고 걷기와 달리기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가족·연인과 간다면 이렇게 즐겨보자
양주 천일홍 가을 페스타를 제대로 즐기려면 방문 목적에 따라 날짜를 정하는 것이 좋다. 공연과 축제 분위기를 함께 느끼고 싶다면 주요 기획행사가 열리는 9월 26~27일과 10월 3~4일이 적합하다. 거리공연이나 체험·마켓까지 즐기고 싶다면 10월 18일까지 이어지는 주말 프로그램 일정을 확인한 뒤 찾는 것이 좋다.
반대로 북적이는 축제보다 꽃밭 산책과 사진 촬영 자체가 목적이라면 나리농원 개장 기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나리농원 가을 개장은 10월 25일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주요 공연일을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꽃밭을 둘러보는 일정도 가능하다.
올해는 입장료 환급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양주시는 기존 자체 쿠폰 대신 ‘양주사랑상품권’을 활용하는 환급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환급받은 상품권을 양주시 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범위를 확대했다. 방문객의 축제 관람이 주변 상권 이용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인 입장료와 감면 대상은 방문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출발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을은 짧아도 천일홍의 기억은 길다
지역의 꽃 축제는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그래서 꽃을 많이 심는 것만으로는 축제의 개성을 만들기 어렵다. 양주가 선택한 방향은 꽃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천일홍을 배경으로 공연을 보고, 꽃길을 걸으며 거리공연을 만나고, 체험과 마켓을 둘러본다. 달리기를 좋아한다면 꽃밭과 어우러진 가을 풍경 속에서 마라톤에도 참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양주나리농원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기보다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가을 햇살을 받은 천일홍 꽃밭 사이를 걷고, 마음에 드는 풍경 앞에서 잠시 멈추고, 함께 온 사람과 사진 한 장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화려한 프로그램보다 오히려 이런 시간이 여행이 끝난 뒤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
가을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꽃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 역시 길지 않다. 그러나 한 계절에 만난 풍경과 사람, 그날의 기억은 예상보다 오래 남는다. ‘2026 양주 천일홍 가을 페스타’가 보여주는 가을도 그렇다. 오래 색을 간직하는 천일홍처럼 양주에서 보낸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계절이 지난 뒤에도 다시 꺼내보고 싶은 가을의 한 장면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