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임재 박사의 장기분양주택 특별기획 ①

왜 지금 ‘사전모집형 민간임대주택’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가?

고금리·공사비 상승·PF 경색 속 기존 분양사업 한계…“공급 방식 자체를 바꿔야”

임차인에게는 장기 주거와 내 집 마련의 연결고리, 사업자에게는 분양·금융 리스크 관리 대안

 

[부동산정보신문] 박두호 선임기자=대한민국 주택개발시장이 변곡점에 서 있다.

토지를 확보하고 금융기관에서 브리지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킨 뒤 아파트를 건설해 일반분양하는 전통적인 개발방식은 공사비와 금융비용, 분양경기라는 세 개의 변수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

특히 분양경기가 악화되면 미분양이 발생하고, 미분양은 다시 PF 조달과 사업수지 악화로 이어진다. 결국 “누가 지을 것인가” 못지않게 “누가 실제로 거주할 것인지가 확인된 상태에서 지을 수 있는가”가 중요해진 시대다.

장기분양주택 전문가 구임재 박사는 저서 『사전모집형 민간임대주택 실무의 모든 것』에서 이러한 시장구조 변화에 주목한다.

책은 일반분양사업의 사업성 악화, 공사비·금융비용 상승, 미분양 증가와 금융시장 경색을 사전모집형 민간임대주택이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 제시한다.

구 박사가 제시하는 핵심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택을 먼저 팔고 짓는 것만이 주택공급의 방법은 아니다. 장기간 거주할 수요자를 먼저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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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채’가 말하는 장기분양형 주택은 무엇인가

구 박사는 사전모집형 민간임대주택을 입주자가 협동조합 또는 단체 등에 참여해 집값의 일부를 부담하고 입주한 뒤, 장기간의 임대기간을 거쳐 나머지 금액을 부담하고 최종적으로 소유권 취득을 지향하는 주거상품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이를 ‘장기분양형 주택’이라고 부른다.

저서에서는 장기일반민간임대의 구조를 활용하면서도 향후 분양전환을 염두에 두고 계약금·중도금 성격의 자금을 납부하고, 장기간 거주 후 잔금 지급과 소유권 이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다함채(DA:HAMCHAE)라는 이름 역시 ‘우리 모두 다 함께 내 집 마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주택 수요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일반분양은 짧은 기간에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마련해야 한다.

반면 장기분양형 모델의 기본 아이디어는 주택대금 부담 시점을 장기간으로 분산시키는 데 있다. 저서가 이를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니라 ‘장기분양’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주택가격 상승과 금융규제로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먼저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장기적으로 소유를 준비하는 방식’을 하나의 선택지로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둘째, 개발사업의 가장 큰 위험인 ‘수요 불확실성’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시행사업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준공 후 미분양이다.

구 박사의 책은 사전모집을 통해 수요를 확인하고 초기 사업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기존 분양사업과 다른 안정성의 원천이라고 설명한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실제 수요가 확인되는 구조는 사업성 판단의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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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먼저 모집한다고 사업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책 역시 공급지역의 수요와 가격을 철저히 분석해야 하며, 수요가 부족하거나 사업성이 없는 지역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회원을 모집한 뒤 PF를 조달하지 못하면 오히려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한다. 

이 대목은 다함채 사업모델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사전모집은 사업성 검토를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철저한 사업성 검토가 끝난 사업의 수요를 확인하는 수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시행사·시공사·금융기관의 위험을 함께 낮추는 구조가 필요하다

기존 시행사업은 토지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을 외부 금융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보수적으로 변할수록 높은 차입 의존도는 사업 자체의 위험요인이 된다.

구 박사는 사전모집형 민간임대주택이 금융기관의 위험노출을 낮추고 시행사의 자기자본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저서에서는 결국 어느 금융구조를 선택하더라도 ‘분양성 또는 수요가 담보되는가’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넷째, ‘소유 아니면 임대’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주택시장은 ‘분양받아 소유하는 주택’과 ‘일정 기간 빌려 사는 임대주택’을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해 왔다.

장기분양형 주택은 그 중간영역을 주목한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향후 소유권 취득을 준비하는 것이다.

구 박사는 이러한 변화가 주택을 단순한 ‘즉시 소유 상품’에서 장기간에 걸쳐 거주와 소유를 연결하는 주거서비스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법률은 반드시 구분해서 봐야 한다

여기서 소비자와 사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다함채’나 ‘장기분양형 주택’은 사업모델을 설명하는 명칭이지, 그 명칭 자체가 독립적인 법정 주택유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은 민간임대주택을 임대 목적으로 제공하면서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주택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의 임차인 자격과 선정방법은 법이 정한 범위에서 임대사업자가 정할 수 있다.

특히 협동조합 방식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하는 경우에는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 모집신고를 하고 공개모집해야 한다.

모집 과정에서는 토지의 사용권·소유권 확보현황, 사업 자금계획, 조합원의 권리·의무, 탈퇴와 납입금 반환절차 등을 신청자에게 설명하고 확인받아야 한다.

따라서 ‘사전모집’이라는 표현만 보고 토지 확보나 인허가, 모집신고, 자금관리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주택공급의 핵심은 싸게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완성하는 것”

구 박사의 저서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사업을 쉽게 시작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책은 사업 초기부터 가설계→토지 확보→인허가 가능성→사업성 분석→분양성 검토→사업방식 결정→초기예산→금융·설계·분양·신탁·시공 관계사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시한다.

주택시장이 어려울수록 새로운 공급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방식일수록 법과 금융, 사업성 검증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결국 사전모집형 민간임대주택이 시장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집했느냐’가 아니라 “모집한 사람을 실제 입주와 안정적인 장기거주, 나아가 약정된 조건에 따른 분양전환까지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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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회]
② 사전모집형 민간임대주택, 어떤 방법으로 추진해야 하는가

기사·사업 관련 문의 : 1522-8875

작성 2026.09.25 22:05 수정 2026.09.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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