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인 줄 알았는데 ; 숲을 뒤덮은 칡과 환삼덩굴의 정체

토종 덩굴식물 칡, 왜 숲의 풍경을 바꾸고 있나

환삼덩굴은 토종인데 왜 생태계교란 생물로 주목받나

덩굴식물의 확산 뒤에 숨은 숲과 토지 이용의 변화

숲을 뒤덮은 칡과 환삼덩굴의 정체(챗GPT이미지생성)

숲을 뒤덮은 덩굴식물, 정말 외래종일까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와 관목을 휘감고 올라가 주변을 뒤덮은 덩굴식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모습만 보면 외국에서 들어온 침입종을 떠올리기 쉽지만, 칡과 환삼덩굴을 모두 외래종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국립생물자원관 자료에는 칡이 국내 생물종으로 수록돼 있으며, 환삼덩굴 역시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확인돼 온 식물이다.

그렇다면 익숙했던 토종 덩굴식물이 왜 최근 숲과 하천변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핵심은 식물의 출신지와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영향은 별개의 문제라는 데 있다. 특정 환경에서 식물이 빠르게 번성하면 주변 식생의 공간과 빛 이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칡은 외래종이 아니다 ; 우리 산과 들에 자리 잡은 덩굴식물

 

칡은 콩과에 속하는 덩굴성 식물로 학명은 Pueraria lobata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이 발간한 국내 생물다양성 자료에도 칡이 국내 식물로 수록돼 있다. 따라서 최근 산림 주변에서 칡이 무성하게 자라는 현상을 단순히 외래종 유입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칡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다. 경작이 중단된 땅이나 도로 주변, 숲 가장자리처럼 햇빛이 충분한 공간에서는 덩굴식물이 자리 잡고 넓게 뻗어 나갈 수 있다. 산림에서 칡이 눈에 띄게 번성하는 현상을 이해하려면 식물 자체의 특성과 함께 주변 환경의 변화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무를 감싸는 칡덩굴, 숲의 햇빛까지 가린다

 

칡의 존재감이 커지는 순간은 땅 위에 머물던 줄기가 주변 나무를 타고 오르면서부터다. 칡은 덩굴성 생장 특성을 지녀 주변 식물이나 구조물을 따라 줄기를 뻗고 넓은 잎을 펼친다. 숲에서는 여러 줄기가 나무를 감싸거나 수관을 향해 올라가면서 주변 식생의 햇빛 이용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개별 나무의 생육 저하나 고사 원인을 칡 하나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수종과 토양, 수분, 일조량, 병해충 등 다양한 조건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칡이 뒤덮은 숲의 모습을 바라볼 때도 ‘칡 때문에 나무가 죽었다’는 단순한 판단보다 실제 현장의 생육 상태와 환경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토종 환삼덩굴이 생태계교란 생물이 된 이유

 

환삼덩굴은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확인돼 온 식물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자료에서도 환삼덩굴은 ‘율초’라는 전통 지식과 함께 기록돼 있다. 즉 환삼덩굴 역시 우리 주변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식물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환경부는 2019년 7월 26일부터 환삼덩굴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환삼덩굴이 도로와 하천변 등 햇빛이 잘 드는 공간에서 빠르게 생장하고 주변 식생을 뒤덮어 다른 생물종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단일 군락을 형성하는 점 등을 지정 이유로 설명했다. 당시 환경부 자료에는 다량의 꽃가루와 알레르기 관련 내용도 함께 제시돼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토종’과 ‘생태계교란’이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토종 여부는 해당 종의 분포와 기원을 설명하는 개념이고,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은 위해성 평가 등을 거쳐 생태계 등에 미치는 위해가 크다고 판단되는 종을 법적 기준에 따라 관리하는 제도다.

 

숲 가장자리가 달라졌다 ; 덩굴식물 확산 뒤에 있는 환경 변화

 

칡과 환삼덩굴의 모습을 바라볼 때 식물 자체만 살펴보면 숲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사람이 이용하는 땅의 모습이 달라지면서 식물이 자리 잡는 공간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농경지와 도로 주변, 숲 가장자리처럼 햇빛이 잘 드는 공간에서는 덩굴식물이 생장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사람이 이용하던 공간과 숲이 맞닿는 경계에서는 기존 산림과 다른 식생 환경이 형성되기도 한다.

따라서 덩굴식물의 확산을 바라볼 때는 특정 식물을 문제의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 토지 이용, 서식 환경, 식생 구조와 관리 방식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숲의 모습이 달라졌다면 숲 안에서 일어난 변화뿐 아니라 숲 주변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덩굴만 제거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 숲 전체를 봐야 할 때

 

칡과 환삼덩굴의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띄는 덩굴을 무조건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의 생태적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같은 식물이라도 서식지의 형태와 주변 식생, 분포 규모에 따라 나타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환삼덩굴처럼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된 종은 관련 법령과 관리 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 역시 환삼덩굴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하면서 수입·반입과 방사 등을 제한하고 퇴치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칡 역시 산림이나 생활권 주변에서 과도하게 번성한 경우 주변 식생과 토지 이용 현황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국 효과적인 관리는 식물 하나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식생 구조와 환경 변화를 함께 살피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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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많다는 이유만으로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칡과 환삼덩굴을 둘러싼 현상은 단순히 ‘나쁜 식물이 숲을 점령했다’는 이야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두 식물의 자생 여부와 특정 환경에서 나타나는 생태적 영향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칡은 국내 식물로 확인되는 토종 덩굴식물이고, 환삼덩굴 역시 국내에서 오래전부터 확인돼 온 식물이다. 그러나 환삼덩굴은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성을 근거로 2019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식물에 대한 막연한 인식이 아니라 정확한 종 구분과 현장 조사,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관리다. 익숙한 덩굴 하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식물이 자라는 공간과 숲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때, 우리 산과 들에서 벌어지는 생태계의 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작성 2026.09.25 08:07 수정 2026.09.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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