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 김경은 대표원장 |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래 자신을 뒤로 미뤄두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해야 할 일과 잘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다 어느 순간 문득 묻게 된다. ‘나는 정말 무엇을 원하고 있었을까.’
마음이 보내는 신호는 대개 조용히 시작된다.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무너지고, 잘하고 있는데도 스스로를 부족하게 느끼는 순간들이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마음 깊은 곳에 오래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대전 서구 둔산동의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은 그런 마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곳이다. 불안과 우울, 애착과 관계, 트라우마, 수치심과 자존감, 부부·가족관계 등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다루며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김경은 대표원장이 바라보는 상담 역시 정답을 알려주는 과정과는 거리가 있다. 내담자가 자기 안의 힘을 발견하고 스스로 삶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는 것이 상담의 역할이라는 믿음이다.
![]() ▲ 사진 =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 |
“한 번 사는 인생이라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김경은 대표원장의 시작은 심리상담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면서부터 사람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진로를 두고 아버지의 반대가 있었다.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업을 갖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마음에는 사회복지에 대한 편견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을 밀어붙였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책상 위에서가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고 싶었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뒤 약 5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만났다.
그러면서 한 가지 질문이 생겼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만일까, 아니면 개인의 정신건강 역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두 영역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정신보건 전문요원 과정을 밟으며 정신건강 분야로 발을 넓혔고, 정신의학과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상담자가 대신 바꿔주는 게 아니라, 변화의 열쇠를 함께 찾는 일이죠”
정신건강 현장에서 일하는 시간은 의미 있었다. 환자와 내담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쉬움도 생겼다. 병원과 공공기관이라는 시스템 안에서는 내담자가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충분히 주체가 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공공의료와 정신건강복지체계의 역할은 분명히 중요했다. 다만 김 원장은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상담을 해보고 싶었다.
그 무렵 깊이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교류분석이었다. 이를 통해 상담자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힘과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러한 상담 철학은 결국 ‘해맑음’을 시작하게 한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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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완벽해서 괜찮은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괜찮을 수 있어야 해요”
김 원장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은 수치심과 애착 트라우마다.
흔히 수치심을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감정으로 생각하지만, 그가 말하는 수치심은 ‘나는 충분하지 않다’는 오래된 자기 신념과 맞닿아 있다.
애착 트라우마 역시 어린 시절 충분한 보살핌이나 정서적 접촉을 경험하지 못하면서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원장은 두 영역이 서로 달라 보이지만 결국 ‘나는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만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해맑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기자비와 자기수용이다.
자존감이 자신을 끊임없이 평가하는 과정이라면, 자기자비는 잘했기 때문에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모습까지 포함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는 태도에 가깝다.
그가 상담을 통해 궁극적으로 돕고 싶은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고,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 결국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힘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이다.
해맑음이 바라보는 상담은 ‘문제를 고치는 일’보다 ‘나를 이해하는 일’에 가깝다
해맑음은 개인과 부부를 대상으로 토크테라피를 중심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불안과 우울, 관계의 어려움, 트라우마, 자기비난과 수치심, 자존감, 부부·가족관계 등 삶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다룬다.
상담 목적에 따라 심리검사를 비롯해 교류분석(TA), MBSR, EMDR 등 다양한 심리치료적 접근을 활용하며, 트라우마와 관계의 어려움에서 안정화와 자기이해를 돕는 특화 프로그램 NISE도 운영하고 있다.
해맑음의 운영 방식도 특징적이다. 일반적인 체인 형태와 달리 전국 약 12개 센터가 클러스터 형태로 연결돼 있으며, 각 원장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서로의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한다.
특히 NISE는 향기를 매개로 이완과 안정화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김 대표원장은 현대인들이 스마트폰과 짧은 영상 콘텐츠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진정한 휴식을 경험하기 어려워졌다고 본다.
이에 상담실 안에서의 변화뿐 아니라 상담과 상담 사이에도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해맑음은 일반인들도 심리학과 마음건강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월 1회 마음건강 특강과 관련 콘텐츠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 =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 |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어서 다행이라는 말, 그 한마디가 오래 남았어요”
상담이라는 일은 사람의 가장 깊은 곳을 마주하는 일이다. 김 원장에게는 수많은 내담자와의 만남이 저마다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오래 기억에 남은 사람이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안정적인 가정과 커리어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늘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그 사람에게는 ‘나는 충분하지 않다’는 오래된 수치심이 있었고, 이를 가리기 위해 완벽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상담은 ‘내가 문제다’라고 자신을 몰아세우는 대신, 왜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내담자는 조용히 말했다.
“저는 참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어서 너무 다행인 것 같아요.”
김경은 원장은 그 말을 오래 기억한다. 완벽주의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단순히 조금 덜 잘하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주었던 방식을 내려놓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어쩌면 더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완벽해야만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지 않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상담은 꼭 무너진 뒤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심리상담을 찾는 문턱은 예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상담을 ‘문제가 심각한 사람만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오히려 큰 문제가 없을 때 상담을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자신과 잘 맞는 카운슬러와 주기적으로 만나 삶을 점검하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며, 상담 역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목발에 비유한다. 다리가 아플 때 목발을 짚듯, 마음이 힘들 때 도움을 받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설명이다.
상담이 꼭 무언가를 ‘고치는’ 과정일 필요도 없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보는 것 역시 상담이 줄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다.
처음에는 상담을 낯설게 생각했던 내담자들도 상담을 이어가면서 문제 해결을 넘어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험한다고 한다.
▲ 사진 =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 |
성과로만 사람을 재단하는 사회에서, 예술과 인문학을 꿈꾸다
김 원장이 그리는 미래는 조금 특별하다. 상담실을 넘어 클래식과 예술, 인문학이 함께하는 공간을 꿈꾼다.
평소 운영하는 블로그에서도 정신건강과 심리학 콘텐츠와 함께 클래식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가 이런 콘텐츠를 함께 다루는 이유는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이 하나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학교에서는 성적, 사회에서는 성과와 직업, 경제적 성공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해왔다. 김경은 원장은 경쟁과 비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이 하나의 방향에만 머무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공부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 체육, 이타성, 봉사정신 등 사람의 가치를 바라보는 기준은 다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양성을 경험하게 하는 통로 가운데 하나가 자연과 예술이라고 믿는다.
그가 언젠가 만들고 싶은 공간 역시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다. 좋은 음악을 듣고, 그림을 감상하고, 책을 읽으며 인문학적인 대화를 나누는 곳.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이해하고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불안과 우울이 깊어지면 모든 문제가 ‘나만의 문제’처럼 느껴지고 자신을 잘못된 사람으로 바라보기 쉽다. 하지만 예술과 인문학은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감정과 경험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나만 이런 것이 아니구나.’
그 깨달음이 때로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깊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 ▲ 사진 =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 |
AI 시대에도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일 테니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심리상담의 미래를 두고도 여러 질문이 나온다. AI가 상담을 대신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사람보다 인공지능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편한 시대가 오지 않을까.
김 원장은 이러한 변화에 조심스러운 시선을 보낸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환경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서로 부딪히고 관계를 맺으며 자신과 타인을 알아간다. 갈등과 상처, 비판을 경험하는 과정 역시 관계를 배우는 중요한 경험이다.
반면 디지털 환경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반응에 선택적으로 노출되기 쉬워, 이러한 경험이 지나치게 편향될 경우 실제 관계를 맺는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심리상담 업계 역시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어린 세대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도 정부와 사회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계의 단절이 반복될수록 사람은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다른 방식을 찾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해 주세요”
인터뷰의 마지막에 김경은 대표원장이 전한 말은 짧지만 오래 마음에 남았다.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었다면 그 과거가 지금 현재의 행복까지 침해하도록 놔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상처가 오랫동안 현재를 지배한다. 비슷한 상황이 찾아오면 다시 자신을 탓하고,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며 모든 원인을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김 원장은 그때의 자신에게도 나름의 사정과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한다. 당시의 환경과 관계 속에서 내린 선택은 어쩌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그리고 타인의 기대를 먼저 살피느라 자신을 희생해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 김경은 원장 |
다시 ‘나다운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해맑음’이라는 이름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단순히 마음을 밝게 해주는 공간을 넘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다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경은 대표원장이 말하는 상담의 핵심 역시 누군가 대신 답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존재하는 힘을 발견하고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데 있었다.
해맑음의 상담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자기 자신과 다시 관계를 맺는 과정에 가깝다.
성과와 경쟁이 일상이 된 시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춰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이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의 상담 프로그램과 심리학 콘텐츠, 마음건강 관련 소식은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대전심리상담센터 해맑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