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음식의 인상을 매운맛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구이저우의 산탕(酸汤)은 이름부터 신맛을 앞세운다. 발효한 재료로 만든 새콤한 국물과 양념은 지역의 식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입구다. 9월 23일 공개된 중국 전통음식 포럼 보도에서는 이 맛이 다른 도시로 옮겨 갈 때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음식의 이동은 조리법뿐 아니라 먹는 사람과의 관계도 바꾼다.
외식 전문 매체 홍찬망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9월 22일 광저우에서 열린 포럼에서 구이추(贵厨) 창업자 천중장(陈忠江)은 산탕을 다른 지역에 소개하는 경험을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인 산탕 발효의 핵심 공정은 유지하면서, 찍어 먹는 소스인 ‘잔뎨(蘸碟)’를 현지 입맛에 맞게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사업자의 설명이며, 모든 산탕 식당의 방식이나 소비자 평가를 대표하는 통계는 아니다.
그의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국물과 곁들이는 소스를 다르게 바라봤기 때문이다. 음식의 중심을 유지하면서 손님이 맛을 조절하는 접점을 넓히는 선택이다. 다만 이 방식이 어느 도시에서나 성공한다는 결론까지 내릴 수는 없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운영 방법이다. 전통과 변화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는 생각보다, 무엇을 어느 정도 바꿀지 구체적으로 나누는 접근이다.
산탕을 이해할 때는 모든 종류의 재료와 맛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붉은 산탕에 관한 식품 연구는 토마토와 고추 등을 이용한 발효와 풍미를 다룬다. 산탕이라는 큰 이름 안에서도 사용한 재료와 조리 방식에 따라 경험은 달라진다. 식당에서 붉은 국물을 보았다고 곧바로 매운 정도를 짐작하기보다, 신맛과 매운맛, 곁들이는 소스의 구성을 물어보는 편이 정확하다.
한국 독자에게는 김치나 장류를 떠올리면 질문이 가까워진다. 두 나라의 발효음식이 같은 조리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익숙한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향과 신맛이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한 맛일 수 있다. 음식이 새로운 시장에 들어갈 때 무엇을 그대로 두고 어떤 부분을 선택하게 할지는 공통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다. 강한 맛을 무조건 줄이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다.
메뉴 설명부터 달라질 수 있다. ‘정통의 맛’이라는 말만 적으면 처음 주문하는 사람은 양과 재료, 먹는 순서를 알기 어렵다. 어떤 국물인지, 무엇을 넣어 먹는지, 소스를 따로 조절할 수 있는지 쉽게 설명하면 선택이 편해진다. 한국 음식점이 중국 손님을 맞이하거나, 중국 음식점이 한국 손님을 맞이할 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낯선 맛을 경험할 자유에는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여행자가 산탕을 처음 주문한다면 작은 비교부터 해 볼 수 있다. 가능하다면 국물 자체의 맛을 먼저 보고, 소스를 더했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신맛과 향, 재료의 식감에 각각 관심을 두면 ‘맵다’는 한마디보다 풍부한 기록이 된다. 이는 정해진 식사 예절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음식을 천천히 이해해 보는 방법이다. 메뉴에 따라 제공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음식 기사를 읽을 때도 광고와 설명을 구분해야 한다. 창업자의 발언은 운영 철학을 알려 주는 자료이지만, 곧바로 시장 전체의 성장이나 최고의 품질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브랜드가 여러 도시로 진출했다는 사실과, 각 지역에서 오래 사랑받는다는 사실 역시 별개다. 이번 기사는 특정 매장 방문을 권하기보다 산탕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조정 방식을 소개하는 데 의미를 둔다.
전통을 지킨다는 말도 구체적인 내용이 있을 때 힘을 얻는다. 어떤 재료와 공정을 유지하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오래됐다는 표현만 반복하면 소비자는 차이를 알기 어렵다. 반대로 모든 과정을 기계적으로 같게 만드는 것이 지역의 다양한 맛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일관된 품질과 지역의 차이를 어떻게 함께 다룰지는 생산자와 식당이 계속 풀어야 할 과제다.
한국의 발효음식 해외 소개에도 적용할 만한 제안이 있다. 중심이 되는 맛을 설명하고, 처음 먹는 사람이 양과 곁들임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쉬운 다국어 메뉴와 작은 분량의 체험은 큰 홍보 문구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재료와 가격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문화의 깊이를 강조하면서 실제 주문에 필요한 정보를 빼놓으면 좋은 이야기도 식탁에 닿기 어렵다.
구이저우 산탕의 신맛은 다른 도시로 옮겨 가며 새로운 질문을 만든다. 익숙함을 넓히려면 맛을 얼마나 바꿔야 할까, 지켜야 할 것은 조리법일까 먹는 경험일까. 이번 포럼에서 소개된 사례는 발효의 중심을 지키고 곁들이는 방식을 조절하는 한 가지 답을 보여 줬다. 한국과 중국의 음식 교류도 상대의 입맛을 단순하게 가정하기보다, 설명하고 선택하게 하는 식탁에서 더 깊어질 수 있다.
[참고자료]
홍찬망, 「共探非遗美食传承与创新,“2026中国非遗美食发展论坛”成功举办!」, 2026.9.23
학술지 ‘중국양조’, 「贵州特色红酸汤发酵品质形成与改良研究进展」, 음식 배경자료
贵州酸汤走向外地:保留发酵核心,调整餐桌体验
从一位经营者的分享,思考中韩发酵食品如何被更多人理解
9月23日发布的餐饮论坛报道介绍了贵厨创始人陈忠江的分享。他表示,品牌保留传统酸汤发酵等核心工艺,同时调整蘸碟,以适应外地食客。这是经营者的经验,不能当作整个行业的统一结论。
酸汤有不同类型,不能只凭颜色判断味道。第一次品尝时,可以询问主要原料、酸辣程度和蘸碟的用法,慢慢比较汤底与配料带来的变化。
韩国泡菜、酱类与贵州酸汤并非同一种食品,但在介绍给新食客时,都需要清楚的说明。本文建议,保留核心风味,同时提供适量体验和配料选择。让客人理解并自主选择,比单纯强调“正宗”更有帮助。
단어·숙어 풀이
酸汤 suāntāng: 산탕, 신맛을 내는 발효 국물·양념.
发酵 fājiào: 발효하다.
蘸碟 zhàndié: 찍어 먹는 소스를 담은 접시, 소스.
汤底 tāngdǐ: 요리의 바탕이 되는 국물.
风味 fēngwèi: 고유한 맛과 향.
自主选择 zìzhǔ xuǎnzé: 스스로 선택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