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지키는 힘은 ‘다음 세대의 손’…중국 무형유산 새 계획의 과제

2030년까지 인재 양성·생활 속 전승·디지털 보호 추진…한국도 행사 이후의 배움 살펴야

 전통 공예를 짧은 영상으로 보는 사람은 많아져도 그 기술을 이어받는 사람이 없다면 전승은 계속될 수 있을까. 중국 문화여유부가 최근 발표한 무형문화유산 보호·전승 제15차 5개년 계획은 이런 문제를 함께 다룬다. 9월 21일 공개된 계획을 23일 현재의 정책 과제로 읽으면, 핵심은 전통을 소개하는 일과 실제로 이어가는 일을 연결하는 데 있다.

 공식 발표는 2030년을 향한 보호 체계 정비, 전승 인재 양성, 현대 생활과의 연결, 디지털 보호, 전달력 강화 등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계획이 발표됐다고 이러한 과제가 이미 완성됐다는 뜻은 아니다. 앞으로 지역과 종목별로 어떤 사업이 마련되고 누가 참여하는지 확인해야 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무형유산은 물건의 모양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공예라면 재료를 고르는 기준과 손의 움직임이 있고, 공연이라면 몸짓과 소리, 함께 연습하는 방식이 있다. 결과물의 사진을 남기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기술을 다시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작이나 공연의 과정, 이를 전하는 사람의 설명이 함께 기록돼야 한다.

 새로운 학습자를 키우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 체험에서 간단한 물건을 만드는 일과 숙련된 작업을 이어받는 일은 다르다. 짧은 행사는 관심을 여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 다음에 어디에서 누구에게 배울 수 있는지가 연결돼야 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을 늘리는 사업과 오래 배우는 사람을 지원하는 사업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생활 속 활용은 전승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공연을 다시 찾으면 기술과 예술이 이어질 공간이 생긴다. 그러나 판매하기 쉬운 형태로만 바꾸다 보면 지역마다 다른 특징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어떤 부분을 바꿨으며 무엇을 유지했는지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전통을 활용한다는 말이 모든 변형을 자동으로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디지털 기록도 같은 질문을 받는다. 작업 과정을 촬영할 때 손의 세밀한 움직임과 재료의 상태가 보이지 않으면 학습 자료로 쓰기 어렵다. 촬영 각도와 설명, 작업 순서를 체계적으로 남겨야 한다. 영상 파일을 많이 모으는 것보다 누가 어떤 맥락에서 만든 기록인지 알려주는 정보가 중요하다. 자료를 찾고 비교할 수 있어야 기록이 실제로 활용된다.

 기록을 공개하는 과정에서는 전승자의 의사와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 영상에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나 상업적으로 활용해도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공개 가능한 내용과 사용 조건을 확인하고, 기술을 소개한 사람에게 이름과 역할이 적절히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는 전통문화가 온라인에서 더 널리 유통될수록 중요해지는 운영 원칙이다.

 한국과 중국의 전통문화 정책을 비교할 때는 명칭이나 지정 건수만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중국의 이번 계획이 여러 보호 수단을 연결하려는 방향을 제시했다면, 한국에서도 행사, 교육, 기록, 생활 속 활용이 실제로 이어지는지 점검할 수 있다. 전승자가 가르칠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고 학습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이 핵심이다.

 학교 교육은 그 연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한 번 방문해 완성품을 만드는 활동에 더해, 재료를 고른 이유와 실패했을 때 고치는 방법을 묻게 하는 것이다. 학생이 과정을 기록하고 다음 수업에서 설명하면 체험이 탐구로 이어진다. 한중 공예를 비교할 때도 비슷한 외형만 찾기보다 쓰임과 지역의 생활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정책의 성과도 방문객 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체험 뒤에 다시 배우러 온 사람이 있는지, 전승자가 안정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지, 기록이 수업과 연구에 사용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치로 쉽게 집계되는 행사 규모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기술 전승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성과를 볼 시간의 길이부터 달리 설정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새 계획은 전통을 현대 생활과 연결하면서 보호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다. 실제 성과는 앞으로의 집행에서 드러날 것이다. 한국에 남기는 질문도 구체적이다. 전통을 본 사람을 얼마나 늘렸는가와 함께, 그 전통을 배우고 설명하며 다음 사람에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키웠는가를 물어야 한다.

[참고자료]

신화망, 문화여유부 공식 발표 전재: 무형유산 보호·전승 제15차 5개년 계획, 2026년 9월 21일

인민망·신화사, 계획의 보호·전승 방향 소개, 2026년 9월 21일

 

[중문번역] 保护传统,更要培养接棒的人

中国非遗新规划关注人才、生活场景与数字保护,韩国可观察体验之后的持续学习

  中国文化和旅游部近日公布非物质文化遗产保护传承“十五五”规划,提出面向2030年的保护方向,涉及传承人才、现代生活应用和数字化保护等方面。规划公布并不等于任务已经完成,仍需观察后续实施。

  非遗不仅是作品的外形,还包括材料选择、操作过程和传授方式。短期体验可以激发兴趣,但真正的传承需要长期学习。数字记录也应保留过程和背景,并尊重传承人的意愿与使用条件。

  对韩国而言,可以把活动、教学、记录和生活应用连接起来。学校体验不应停留在制作成品,而可引导学生理解选择与修正的过程。评价成果时,除了观众数量,还应关注有多少人继续学习、最终能够传授给下一代。

단어·숙어 풀이

非物质文化遗产 fēi wùzhì wénhuà yíchǎn — 무형문화유산
传承 chuánchéng — 전승하다
接棒 jiēbàng — 바통을 이어받다
激发兴趣 jīfā xìngqù — 흥미를 불러일으키다
使用条件 shǐyòng tiáojiàn — 이용 조건
下一代 xià yí dài — 다음 세대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9.23 12:15 수정 2026.09.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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