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AI 대전환 시대, 메타콤(주) 이끄는 과학자 허준 박사

KAIST 물리학 박사·국방과학연구소 35년... 2013년 국가안전보장 기여 공로 대통령 표창

SCL·엑소좀 중심 미래기술 사업 추진…연구개발 전문성 기반 기술경영 본격화

 

  

인공지능(AI)의 경쟁 무대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판단과 제어, 실행의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이 새로운 경쟁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한복판에서 메타콤(METACOM)이 미래기술 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SCL(Structural Cognitive Loop·구조적 인지 루프)과 엑소좀을 주요 기술축으로 삼고 AI·데이터, 헬스케어, IP, 에너지, 유통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미래기술을 아우르는 메타콤(주)의 사령탑은 누구일까. 이력을 들여다보면 전형적인 스타트업 경영자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인물이 등장한다. 1987년부터 2022년까지 35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현장을 지킨 과학자다.

KAIST 물리학 박사이자 2013년 국가안전보장 기여 공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인물, 바로 허준 메타콤 대표다.

 

국방과학연구소 35년… 연구현장에서 잔뼈 굵은 과학자

 

허 대표의 이력을 관통하는 핵심은 ‘연구개발’이다. 1984년 인하대학교 공과대학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KAIST 물리학과에서 비정질 반도체 물리를 세부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국방과학연구소에 입소하면서 본격적인 연구자의 길에 들어섰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광학장비 개발과 광학·레이저 분야의 국방과학기술 조사·분석 등 연구개발 현장을 거쳤다. 재직 중에도 연구를 이어가 2002년 KAIST 물리학과에서 나노광학을 세부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연구실의 이론과 국가 연구개발 현장의 실무를 함께 축적해 온 셈이다.

 

35년에 걸친 연구개발 경력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2013년 국가안전보장 기여 공로 대통령 표창이다. 오랜 근무기간 자체보다 국가 연구개발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적 판단과 경험이 허 대표의 전문성을 설명한다. 단순히 ‘과학자 출신 CEO’라는 수식어만으로 그의 이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응용물리학에서 비정질 반도체 물리, 다시 나노광학으로 이어진 학문적 기반에 국방과학 연구개발 경험이 더해졌다. 오랫동안 기술을 연구하고 검증해 온 과학자가 정년퇴직 이후 AI와 바이오 등 미래기술을 다루는 기업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SCL과 엑소좀…과학자의 시선이 향한 미래기술

 

메타콤이 미래기술 분야에서 주목하는 첫 번째 축은 SCL(Structural Cognitive Loop·구조적 인지 루프)이다. AI의 판단과 제어, 실행을 구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영역으로, 생성형 AI 이후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신뢰성과 통제, 실행구조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근거로 판단하고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 실제 산업현장에서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SCL 역시 기술의 가능성뿐 아니라 검증과 실증, 산업 적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축은 엑소좀이다. 엑소좀을 포함한 세포외소포(EV)는 세포 간 정보전달과 바이오 소재·전달체 등의 연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메타콤은 이를 미래기술 사업의 한 축으로 두고 외부 전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서 허 대표의 35년 연구개발 경험과 메타콤의 접점이 드러난다. 그의 과거 경력을 SCL이나 엑소좀의 직접적인 연구경력으로 연결하기보다,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피고 검증 수준을 판단하는 과학적 경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의 판단력이 기업의 기술 선택으로 확장되는 지점이다.

 

‘좋은 기술’에서 ‘되는 기술’로…연구자에서 CEO로

 

 

연구기관에서 좋은 기술을 찾아내는 것과 기업에서 그 기술을 사업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시장성, 사업모델, 투자효율, 협력 파트너와 실제 수요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허 대표에게도 ‘연구자 허준’에서 ‘CEO 허준’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셈이다.

 

특히 여러 미래기술을 다루는 기업일수록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어떤 기술을 핵심으로 키우고 무엇을 외부 전문기업과 협력할 것인지, 검증된 기술을 어떻게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CEO의 주요 판단영역이다. SCL과 엑소좀을 중심으로 메타콤이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허 대표의 강점은 화려한 경영 이력보다 오랜 연구개발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을 보는 눈’에 있다. 가능성과 현실을 구분하고 검증을 거쳐 판단하는 연구자의 태도를 기업경영에 어떻게 접목하느냐가 관건이다. 과학자의 전문성이 경영자의 실행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AI·전통 제조·바이오까지…산업현장으로 넓히는 협력

 

 

허준 체제의 메타콤(주)은 최근 서로 다른 전문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으며 기술과 시장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 8월 27일 미국에 법인을 둔 AI 플랫폼 기술기업 포후(FORHU)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RANG, HIPPOAI, BUBAI, K-CHANG 등 AI 플랫폼의 상용화와 시장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8월 31일에는 1976년 출발한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고려원팜(주)과 협약을 맺었다. 고려원팜의 제조·품질 및 브랜드 기반에 메타콤의 AI 마케팅 역량을 접목해 국내외 유통채널 확대와 신제품·브랜드 마케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디자인셀 주식회사와도 엑소좀·세포외소포 기술 사업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디자인셀의 연구개발 역량과 메타콤의 마케팅·사업운영 역량을 결합해 기술의 제품화와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우선 화장품 소재와 관련 제품의 시장성을 검증한 뒤 연구개발 및 인허가 일정에 따라 적용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 협력은 AI 플랫폼, 전통 제조·유통, 바이오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향하지만 방향은 하나다. 각 분야 전문기업의 기술과 제조 기반을 메타콤의 사업화·마케팅 역량과 연결해 기술을 실제 산업과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행보다.

 

 

35년 연구자의 새로운 무대, 메타콤(주)

 

KAIST 물리학 박사, 국방과학연구소 35년, 2013년 국가안전보장 기여 공로 대통령 표창. 지금까지의 이력이 ‘과학자 허준’을 보여줬다면 앞으로는 그 전문성을 기업의 기술경영과 사업성과로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CEO 허준’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AI 대전환 시대의 기술기업은 많은 기술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가능성 있는 기술을 선별하고 검증해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뒤따라야 한다. SCL과 엑소좀을 미래기술의 주요 축으로 삼은 메타콤 역시 이제 기술의 가능성을 구체적인 사업모델과 성과로 연결해야 할 단계에 서 있다.

 

포후의 AI 플랫폼, 고려원팜의 제조·브랜드 기반, 디자인셀의 엑소좀·세포외소포 기술로 이어지는 최근의 협력은 이러한 방향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역량을 연결하고 이를 사업화와 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허 대표의 기술적 판단과 경영 역량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35년간 국가 연구개발 현장에서 기술을 들여다본 과학자가 이제 기업의 사령탑에 섰다. 연구자의 눈으로 기술을 보고, CEO의 판단으로 선택하며, 기업의 실행력으로 시장과 연결하는 것. 허준 대표가 이끄는 메타콤(주)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작성 2026.09.22 16:29 수정 2026.09.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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