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경쟁을 볼 때 흔히 살피는 수치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오래 사용된 뒤에는 다른 질문이 중요해진다. 배터리는 어디로 이동하며, 누가 상태를 확인하고, 어떤 시설에서 처리하는가. 중국이 올해 시행한 폐배터리 관리 제도는 전기차 산업을 판매 이후의 단계까지 연결해 바라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6개 부처가 1월 발표한 신에너지차 폐동력배터리 회수·종합이용 관리 잠정방법은 4월 1일부터 시행됐다. 정부 발표의 핵심은 국가 차원의 이력 추적 플랫폼과 배터리의 디지털 신분증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생산과 사용, 회수 과정의 정보를 연결해 배터리가 관리망 밖으로 빠져나가는 문제를 줄이려는 취지다. 중국 정부 발표
이 제도는 9월에 새로 발표된 정책은 아니다. 시행 이후의 산업적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 올해의 변화다. 제도 도입만으로 모든 배터리의 이동 경로가 완벽하게 확인되거나 불법 처리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 성과를 판단하려면 정보 등록의 정확성, 회수망 이용 수준, 현장 관리 결과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디지털 신분증은 사람이 가진 신분증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겉모습이 비슷한 배터리라도 어느 제품인지 구분할 수 있도록 식별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번호 자체보다 그 번호에 어떤 기록이 이어지는지다. 출고 시점의 정보만 있고 이후 교체나 이동 기록이 빠져 있다면, 사용이 끝난 배터리의 상태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고 전기차를 살 때의 문제와 연결된다. 같은 연식과 주행거리라도 배터리가 어떤 환경에서 사용됐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체계는 거래 당사자 사이의 정보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력 기록이 있다는 사실과 현재 성능이 좋다는 판단은 별개이므로, 실제 상태 검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회수업체에도 정보의 가치는 크다. 어떤 구조의 배터리인지, 해체 과정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면 작업 계획을 세우기 수월해진다. 반대로 출처와 상태가 불분명한 배터리는 처리 방법을 결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재활용 경쟁력은 금속을 뽑아내는 공정뿐 아니라, 앞 단계에서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넘겨주는 체계와도 연결된다.
여기서 재사용과 재활용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아직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부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과, 이를 처리해 원료를 회수하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정이다. 배터리에 전기가 남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장치에 옮겨 써도 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용도에 맞는 안전성과 성능을 검증해야 하며, 이번 기사에서 특정 재사용 방식의 적법성이나 적합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사업성 역시 금속 회수율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배터리를 모으고 운반하는 비용, 상태를 검사하는 비용, 안전하게 보관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회수한 원료의 가격이 변하면 수익도 달라진다. 높은 처리 기술을 갖췄더라도 원료가 될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설비를 충분히 가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제품과 정보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과 연결된 사업을 검토한다면 판매 계약뿐 아니라 회수와 정보 제공에 관한 책임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기업의 역할과 거래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제도의 큰 방향을 이해한 뒤 실제 사업에 필요한 사항은 현행 규정과 계약을 기준으로 검토해야 한다.
한중 비교에서는 어느 쪽의 재활용 공장이 더 큰지를 넘어 정보가 얼마나 잘 연결되는지를 살펴볼 만하다. 한국에서도 생산자, 정비업체, 중고차 유통업체, 회수업체가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모든 정보를 무조건 공개하기보다 업무에 필요한 항목과 접근 권한을 구분해야 한다. 소비자의 개인정보와 기업의 기술정보를 보호하는 설계도 함께 필요하다.
향후 제도를 평가할 때는 등록된 배터리 숫자뿐 아니라 실제로 회수된 물량, 기록이 끊긴 구간, 처리 결과의 신뢰성을 봐야 한다. 관리 체계가 복잡해 소규모 정비업체가 참여하기 어렵다면 현장에서 누락이 생길 수 있다. 입력 절차를 간단하게 만들면서도 기록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다. 전기차의 지속가능성은 새 차가 도로에 나오는 순간부터 사용이 끝난 배터리를 처리하는 순간까지 이어져야 한다.
[참고자료]
电池有了“数字身份证”,汽车竞争延伸到回收环节
中国今年实施的新办法,提出建立动力电池追溯平台和数字身份证制度。
Zhōngguó jīnnián shíshī de xīn bànfǎ, tíchū jiànlì dònglì diànchí zhuīsù píngtái hé shùzì shēnfènzhèng zhìdù.
管理的重点是连接生产、使用和回收等环节的信息。
Guǎnlǐ de zhòngdiǎn shì liánjiē shēngchǎn, shǐyòng hé huíshōu děng huánjié de xìnxī.
有记录不等于性能良好,电池的实际状态仍然需要检测。
Yǒu jìlù bù děngyú xìngnéng liánghǎo, diànchí de shíjì zhuàngtài réngrán xūyào jiǎncè.
韩国企业也需要重视产品售出后的责任,以及不同企业之间的信息衔接。
Hánguó qǐyè yě xūyào zhòngshì chǎnpǐn shòuchū hòu de zérèn, yǐjí bùtóng qǐyè zhījiān de xìnxī xiánji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