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서 펼쳐지는 거장의 숨결, 제2회 대한민국 전통예술 대제전 개막

성창순 명창의 예맥 잇는 10가지 무대, 판소리부터 연희까지 총출동

대통령상 명인과 어린 단원이 한데 어우러지는 대동의 소리판

서울시 후원 전석 초대 공연으로 만나보는 최고 수준의 민속악

△ 제2회 대한민국 전통예술 대제전 포스터 [제공=성창순판소리보존회]

 

고(故) 성창순 명창의 뜻을 받드는 성창순판소리보존회가 올가을 전통음악의 진수를 선보이는 대형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9월 27일 오후 5시,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제2회 대한민국 전통예술 대제전'이 개최된다. 액운을 몰아내는 문굿으로 시작해 모든 출연진이 어우러지는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성악과 기악, 무용 및 극 형식을 망라한 총 10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관객을 맞이한다. 이번 행사는 전체 좌석을 초대로 운영하며, 입장권은 당일 현장에서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도입부와 결말은 상호 응답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연희패 '청명'이 선보이는 첫 무대 '문굿'은 공연장 안팎의 액운을 터치고 관객과의 벽을 허무는 의식이다. 옛 민속 굿의 기본 틀을 현대적인 무대 연출에 맞추어 새로이 가다듬었다. 뒤이어 펼쳐지는 '제석거리'는 진도씻김굿의 핵심 대목으로, 생전의 복락과 안녕을 기원하는 소리와 타악, 무용이 삼위일체를 이룬다.

 

중반부에 들어서면 차별화된 매력을 지닌 세 가지 무대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선비의 품격과 멋을 절제된 동작으로 담아내는 '한량무'는 입으로 내는 소리인 구음(口音)을 더해 무용과 가악의 절묘한 조화를 꾀했다. 이어지는 '아쟁과 철현금 병주'는 묵직한 울림을 지닌 아쟁과 날카로우면서도 투명한 음색의 철현금이 어우러지는 즉흥 연주 무대다. 고정된 틀에 매이지 않고 연주자 간에 주고받는 찰나의 호흡이 독특한 감흥을 선사한다. '단막창극'은 판소리 춘향가 중 암행어사 출도 전 이몽룡이 남원으로 돌아와 장모 월매를 만나는 대목을 각색했다. 지조를 지키는 춘향과 재회를 앞둔 몽룡, 애타는 심정의 월매, 해학을 더하는 향단의 어울림이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

 

후반부는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무는 동화의 장이다. 무가향 어린이 무용단과 함께하는 '관객과 함께하는 강강술래'는 남도 민속 놀이의 본래 가치를 되살려 관객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오색 깃발을 활용한 '기놀이와 사자춤'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소리꾼 김준수가 무대에 올라 국악가요 '새타령'과 '쾌지나칭칭나네'를 열창한다. '새타령'은 옥상달빛 등과의 작업으로 알려진 퓨전국악 그룹 옥스(AUX)의 버전으로 재해석되어 경쾌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쾌지나칭칭나네'는 두번째달 버전의 상큼한 멜로디로 민중의 한을 흥으로 승화시킨다. 마지막은 대동 한마당인 '판굿'과 전 출연진의 대합창 형태인 '피날레'로 화려한 막을 내린다.

 

이번 무대의 음악 감독은 아쟁의 거장이자 목원대학교 공연콘텐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이태백이 담당한다. 서울특별시 무형유산 아쟁산조 이수자인 그는 2026 서울시 국악축제 예술감독을 겸임 중인 철현금의 류경화(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함께 직접 무대에 올라 병주를 선보인다. 총연출을 맡은 김나영 성창순판소리보존회 이사장은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자로, 현재 국가무형유산 심청가 이수자이자 목원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무용 부문은 처용무 이수자인 김일지가 책임을 진다. 국악가요를 선보일 김준수는 전라남도 무형유산 수궁가 이수자로, KBS 국악대상 대상 및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거머쥔 젊은 거장이다. 이 외에도 유하영, 김찬미, 신정혜, 최잔디, 이소영 등 국내 유수 국악 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차지한 실력파 명창들과 심청가 이수자 장채원이 창극 무대의 밀도를 높인다.

 

반주와 연희 부문의 구성도 견고하다. 연희패 '청명'이 전통 연희 무대를 이끌고, 민속악 전문 단체 '신청악회'가 기악 반주를 맡는다. 신청악회는 조선 후기 예인들의 협동조합 형태였던 신청(神廳)의 역사적 맥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젊은 국악인들의 연대체다. 여기에 문다솜이 지도하는 무가향 어린이 무용단이 가세하여, 초등학생 단원부터 최고 권위의 명인에 이르는 전 세대 통합의 무대를 완성한다.

 

본 행사는 1991년 한국 국악인 최초로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해 판소리의 세계화에 앞장섰던 고(故) 성창순 명창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성 명창은 전주대사습놀이 대통령상 수상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던 판소리계의 큰 별이다.

 

사단법인 성창순판소리보존회는 2024년 첫발을 내딛은 이래 추모음악회,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참가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두 번째 대제전은 서울특별시의 공식 후원과 '2026 서울특별시 민간 국악행사 지원사업' 선정을 바탕으로 한층 더 내실 있는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공연 정보

* 행사명: 제2회 대한민국 전통예술 대제전
* 일시: 2026년 9월 27일(일) 오후 5시
*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 관람료: 전석 무료(당일 현장 선착순 표 배부)
* 관람 연령: 초등학생 이상
* 소요 시간: 약 120분
* 주최 및 주관: 성창순판소리보존회
* 후원: 서울특별시

 


'제2회 대한민국 전통예술 대제전'은 우리 소리와 춤, 연희가 지닌 본연의 흥과 멋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뜻깊은 축제다. 최고 권위의 명창들과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 단원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울림은 한국 전통예술이 지닌 생명력과 확장성을 입증하는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성 2026.09.21 12:20 수정 2026.09.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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