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감천/ 이은택 時論
주말 아침, 주황색 조끼를 입고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채 길거리를 서성이는 사람들을 본다. 플로깅(Plogging)이라는 이름으로 런닝과 쓰레기 주우기를 결합하기도 하고,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빗치코밍(Beachcombing)에 참여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묻는다. "지자체 미화원도 있고, 어차피 돌아서면 다시 더러워질 텐데 몇 시간 쓰레기를 줍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환경봉사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지구가 깨끗해지는 물리적 결과'에만 있지 않다. 환경봉사는 우리가 잊고 살던 본질적인 가치들을 일깨우는 강력한 사회적·개인적 동인이다.
첫째, '환경적 무감각'을 깨우는 가장 직관적인 교육이다.
우리는 매일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지만, 봉투에 담아 버리는 순간 그 쓰레기의 존재를 잊는다. 그러나 직접 길가의 담배꽁초를 줍고, 스티로폼 조각을 골라내다 보면 자신이 소비해 온 삶의 흔적과 직면하게 된다. "이렇게 작고 무심하게 버린 쓰레기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돌아오는구나"라는 깨달음은 단순한 이론 학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 봉사의 경험은 일상에서의 감량과 재활용이라는 실천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둘째,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연대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다.
환경 문제는 거대하고 복잡하여 개인에게 종종 무력감을 준다. 하지만 같은 뜻을 가진 이들과 함께 땀 흘려 거리를 정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은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안과 효능감을 얻는다. 세대와 지역, 계층을 넘어 '더 나은 환경을 만든다'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모이는 행위 자체가 약화된 지역사회 공동체를 끈끈하게 엮어주는 촉매제가 된다.
셋째,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만드는 밑거름이다.
현장에서 직접 쓰레기를 주워본 시민은 제도적 허점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한다. 일회용 컵의 과도한 사용, 분리배출 안내판의 부재, 플라스틱 포장재의 과다함 등을 몸소 체감하며 정책적 대안을 요구하는 선진적인 '환경 시민'으로 거듭난다. 결국 개인의 봉사활동이 모여 기업의 친환경 생산을 압박하고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환경봉사는 타인을 향한 일방적인 시혜나 희생이 아니다. 지구라는 거대한 공동체의 일원로서 스스로의 삶을 돌보고, 타인과 연결되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가장 적극적인 자기회복의 과정'이다.
활성그룹에서는 수년전부터 환경봉사 회원들이 전국적으로 매월15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들 손에 든 작은 집게 하나가 우리 사회를 바꾸는 가장 확실하고 건강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