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특정 인물과의 유착 의혹을 둘러싼 거친 진실 공방으로 얼룩졌다. 지난 15일 열린 검증 무대에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지명자가 브로커 양모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회의장에 제시하며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를 강하게 추궁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진의 배경에 뚜렷한 수평선이 보인다며 "저 뒤에 바닷가 같다"고 촬영 장소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후보자 측은 "바다에 간 적은 전혀 없다"며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이어 "1년에 한두 번 통화할까 말까 한 사이인데 무슨 유원지를 가겠느냐"며 해당 장소가 휴양지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질의자가 기억을 되살릴 것을 계속 촉구했으나, 피감인 측은 수많은 지지자 중 한 명과 찍은 것에 불과하다며 논란을 일축했고, 시작부터 객관적인 자료 확인보다는 팽팽한 기 싸움이 주를 이루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조성되었다.
단순한 배경 진위 논란으로 끝날 듯했던 청문회 문답은 피감기관 장의 반격이 이어지면서 급격히 궤도를 이탈했다. 브로커와의 친분 관계가 핵심 사안으로 부상하자, 김 후보자는 "저 양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앵글에 담겼던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방어를 넘어선 정치적 맞불을 놓았다. 자신을 향한 무리한 의혹 제기의 논리적 허점을 짚어내기 위해 최고 권력자와의 동반 촬영 사례를 거론하며 상황 반전을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역공이 나오자, 공세를 펼치던 김 의원은 "그만하세요, 내 다른 질문 할게"라는 말을 다급하게 반복하며 상대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흐름을 서둘러 차단하고 화제를 전환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과적으로 권력형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야 할 막중한 자리에서, 치열한 정책 토론 대신 서로의 약점을 들추어내고 흠집 내기에 몰두하는 소모적인 정쟁만이 난무했다.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은 결국 도덕성 및 역량 평가와는 무관한 태도 시비로 직결되며 입법부 파행의 씁쓸한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야당 의원의 거듭된 답변 제지와 고성 섞인 질타가 이어지자, 김 지명자는 "이거 유튜브 찍으려고 딱 이렇게 소리 지르시는 것 같다"며 윽박지르는 식의 질문 태도를 정면으로 꼬집었다. 이 일침은 최근 여의도 일각에서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받고 있는 이른바 '보여주기식 호통 정치'와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린 영상용 퍼포먼스에 대한 짙은 피로감을 직설적으로 표출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에서의 공직자 자질 평가는 국가적 중대사를 다루는 엄숙한 과정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사실관계 규명은 실종된 채, 특정 온라인 플랫폼 송출을 의식한 듯한 자극적인 언사와 비아냥만이 오간 이번 촌극은 대의민주주의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게 만든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전반이 뼈아픈 성찰을 통해 품격 있는 공론의 장을 시급히 복원해야 할 시점이다.
경기산업신문, 이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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