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아동의 생존과 권리를 위협하는 국제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폭염과 산불, 홍수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전 세계 수많은 아동이 건강과 교육, 안전 측면에서 복합적인 위험에 노출되고 있으며, 특히 빈곤과 차별 등 사회적 취약성을 함께 겪는 아동일수록 기후재난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 사이 극심한 폭염을 경험하는 아동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1990~2000년대에는 전 세계 아동 10명 가운데 1명이 극심한 폭염에 노출됐지만, 2020년대에는 평균 7명 가운데 1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단체는 과거 30년간 해당 지역에서 기록된 기온 가운데 상위 1% 수준의 고온이 3일 이상 지속된 경우를 '극심한 폭염'으로 정의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서유럽 지역에서 폭염 피해가 특히 두드러졌다. 2026년 1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서유럽 아동의 약 3분의 2가 극심한 폭염을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영국에서는 약 1천만 명의 아동이 폭염의 영향을 받았고, 프랑스와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학교가 휴교하거나 수업시간을 조정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기후위기의 영향은 산불과 대기오염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엘니뇨 현상으로 건조한 기후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서 140만 명이 넘는 학생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으며,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지역에서는 약 1만2,800개 학교가 운영을 중단했다. 산불에서 발생한 연기는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퍼졌고, 약 800㎞ 떨어진 필리핀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홍수 피해 역시 아동의 일상을 크게 흔들고 있다. 지난 8월 말 네팔에서는 산악 빙하 붕괴로 발생한 대규모 홍수가 계곡을 따라 빠르게 확산되면서 마을과 생활 기반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가족과 친구, 학교를 잃은 아동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피해 지역에서는 약 6만5천 명이 식수와 위생 지원을, 아동을 포함한 약 2만2천 명이 보호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아동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변화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행동은 아동의 생명과 권리를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아동의 목소리, 국가를 잇는 기후 행동'을 주제로 열리는 '2026 세이브더칠드런 기후 행동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기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를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니라 미래세대의 권리와 직결된 사회적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폭염과 산불, 홍수 등 복합적인 기후재난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아동의 생존권과 교육권,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과 국제사회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