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것에는 결국 기본이 있습니다” 유행보다 오래 남는 베이킹을 가르치는 사람, 서초동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권한별 대표

유행보다 클래식한 제과의 기본과 원리를 전하는 베이킹 클래스

 

▲ 서울 서초구 서초동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권한별 대표

 

서초동의 조용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서양식 주택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하얗게 칠한 외벽과 단정한 분위기의 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 계단을 오르면, 예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공간이 펼쳐진다.

 

화이트와 은은한 핑크가 어우러진 베이킹 스튜디오. 보기만 해도 어딘가 달콤하고 따뜻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그곳에서 흰색 셰프복을 입은 권한별 대표가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았다.

이곳의 이름은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단순히 베이킹을 한 번 경험해보는 공간이라기보다, 디저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본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곳이다.

 

그리고 이 공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유행보다 기본’이라는 권한별 대표의 확고한 철학이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레시피에도 정답은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권 대표가 처음부터 베이킹을 자신의 길로 정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하면서 우연히 베이킹을 접했고, 그때부터 조금씩 관심이 깊어졌다. 요리와는 또 다른 베이킹의 매력에 빠진 그는 결국 한 길을 선택했다.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나카무라 아카데미 초급과 고급 과정을 수료했고, 이후에는 경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르노뜨르 마스터 클래스에도 도전했다. 당시 4~5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으며, 프랑스로 건너가 약 3주간의 교육을 받았다.

 

배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클래스와 작업실에서 경험을 쌓은 뒤, 약 3년 반 전 자신의 공간을 열었다.

 

그렇게 시작한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는 지금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권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화려한 기술이나 빠르게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클래식한 베이킹을 중심에 두고 재료의 역할과 반죽의 원리, 굽기의 과정까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냥 레시피만 따라 하는 것보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수업에서는 베이킹의 기본적인 이론은 물론이고 재료의 특성, 원가 계산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까지 다룬다. 처음 베이킹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스패출러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부터 알려주지만,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기계 사용법과 대량 생산 등 보다 실질적인 내용까지 세심하게 짚어준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배운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으면 해요.”

 

 

권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수업은 단순히 하나의 완성품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단맛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담백한 맛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레시피만이 정답일 수는 없다. 권 대표는 학생들이 기본 원리를 이해한 뒤 자신의 취향에 맞게 레시피를 변형하고 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때문에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에서는 목적에 따라 수업도 달라진다.

 

취미로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부담 없이 베이킹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실제 매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부분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최근에는 창업을 준비하는 수강생도 부쩍 늘었다. 30~40대가 많은 편이지만 연령대는 다양하며,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도 적지 않다. 제주에서 올라오는 수강생도 있고, 하루에 개인 수업을 3~4개씩 몰아서 신청해 7~8시간 동안 배우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들이 직원들과 함께 수업을 듣기도 하고, 가족이나 친구끼리 취미를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모녀가 함께 찾아오거나 친한 친구 서너 명이 특별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그만큼 베이킹이라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창업을 위한 기술이고,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작은 행복이 되고 있는 셈이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궁금한 게 생기면 계속 물어보셔도 돼요.”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가 특별한 이유는 수업이 끝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배운 레시피를 집에서 만들어본 뒤 결과물을 사진으로 보내면 함께 살펴보고, 오븐의 특성이나 굽는 시간, 휘핑 정도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피드백을 준다.

 

권 대표가 말하는 일종의 ‘애프터서비스’다.

 

실제로 수업에서 배운 레시피를 그대로 제품화해 판매하는 수강생도 있다. 특히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카페 운영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카페 운영자는 제품이 잘 팔리고 고객들의 리뷰 반응도 좋다며 매년 감사 인사를 전해오기도 한다.

 

학생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일도 있다.

 

제주에서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배우러 왔던 한 수강생은 처음에는 스콘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의 권유로 스콘 수업까지 함께 듣게 됐고, 수업이 끝난 뒤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얼마 후 그 수강생은 권 대표에게 긴 메시지를 보내왔다. 자신이 이제는 ‘스콘 전도사’가 됐다는 이야기였다.

 

권 대표에게는 이런 순간이 무엇보다 뿌듯하다.

 

처음 스튜디오를 열었을 때 찾아왔던 수강생이 약 3년 뒤 다시 돌아온 일도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새로운 수업이 생기면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 권 대표가 말하는 ‘좋은 수업’의 의미는 어쩌면 이런 관계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제가 정말 맛있다고 느낄 때까지 만들어보고 또 만들어봐요.”

 

 

새로운 수업을 준비할 때도 기준은 분명하다.

 

직접 여러 차례 테스트한 뒤 스스로 ‘이건 정말 맛있다’고 느껴져야 수업으로 선보인다. 단순히 보기 좋은 디저트가 아니라, 먹었을 때 오래 기억에 남는 맛을 찾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수업에는 바스크 치즈케이크와 스콘, 휘낭시에 등 클래식한 구움과자가 자리하고 있다.

 

계절의 변화도 디저트에 담는다. 겨울에는 딸기 케이크가 등장하고,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시즌에는 초콜릿 케이크 등 특별한 클래스가 마련된다. 매달 혹은 계절에 따라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 것도 수강생들이 다시 스튜디오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권 대표가 추구하는 맛은 대체로 ‘덜 단 맛’에 가깝다.

 

단맛과 자극을 강하게 끌어올리는 대신 재료 본연의 맛과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단맛이 지나치게 강한 디저트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도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유행은 바뀌어도 기본은 오래 남으니까요.”

 

 

최근 몇 년간 디저트 시장은 눈에 띄게 빠르게 변했다. 새로운 모양과 조합의 디저트가 등장하고,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메뉴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권 대표는 이러한 변화가 디저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사람들이 예전보다 디저트에 관심을 갖고, 맛에 대해 더 진지하게 이야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강한 단맛이나 과도한 비주얼 경쟁에는 아쉬움도 있다.

 

크림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크기가 커지면서 본래 디저트가 가진 맛의 균형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화려함을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디저트가 어린아이들을 위한 간식처럼 인식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무엇보다 카페가 많은 한국 시장에서 이제 소비자들의 입맛은 상당히 높아졌다. 직접 만든 제품인지, 외부에서 공급받은 제품인지 구분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맛과 품질을 포기하기보다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권 대표의 생각이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카페를 시작하기 전에, 디저트를 조금 더 제대로 배웠으면 좋겠어요.”

 

 

카페 창업이 늘어나는 만큼 베이킹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맛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이해와 경험을 필요로 한다. 특히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면 레시피 하나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재료와 장비, 생산 과정, 원가, 보관과 판매까지 생각해야 한다.

 

“베이킹 자체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너무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만 혼자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제대로 된 수업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하루 동안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체험으로 끝내기보다, 그 과정에서 궁금한 것을 충분히 묻고 자신의 것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가 학생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마음은 단순하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보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면 한다는 것. 그리고 배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것이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언젠가는 작은 스튜디오를 넘어, 제대로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현재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는 수업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권 대표는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도 조금씩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지금은 혼자 운영하는 만큼 무리하게 영역을 넓히기보다 수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의 꿈은 그보다 조금 더 멀리 있다.

 

언젠가는 지금보다 규모가 큰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다는 것. 단순히 맛있는 레시피 몇 가지를 알려주는 곳이 아니라, 베이킹의 원리와 메커니즘, 기초부터 단계적인 성장 과정까지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나카무라 아카데미와 르노뜨르에서 배웠던 것처럼, 누군가에게 제대로 된 배움의 출발점이 되어주는 학교를 꿈꾼다.

 

그것이 꼭 자신의 이름을 내건 학교일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제대로 가르치는 공간’이라는 본질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오랜 꿈도 있다. 언젠가는 스콘 전문점, 바스크 치즈케이크 전문점처럼 하나의 메뉴에 집중하는 작은 매장들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라기보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장기적인 그림에 가깝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디저트가 얼마나 오랜 시간 고민과 테스트를 거치는지를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베이킹을 잘하는 것보다, 베이킹을 오래 좋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를 둘러보면 권 대표가 왜 공간을 이렇게 만들었는지도 알 수 있다.

 

많은 베이킹 클래스가 스테인리스 작업대와 전문적인 분위기를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은 조금 더 편안하고 따뜻하다. 화이트와 라이트 핑크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전문적인 작업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권 대표는 인테리어를 구상하면서 ‘베이킹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생각했다고 한다.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친구와 함께 특별한 케이크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 엄마와 딸이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사람도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곳.

 

결국 베이킹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니까.

 

▲ 사진 =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

 

조용한 서초동 골목 안쪽, 오래된 서양식 주택의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작은 스튜디오.

 

그곳에서 권한별 대표는 오늘도 반죽을 만지고, 오븐을 확인하고, 새로운 레시피를 연구한다.

빠르게 변하는 디저트 시장에서 유행을 좇는 대신 오래 남을 기본을 이야기하면서.

 

화려한 기술보다 정확한 이해를, 하나의 정답보다 자신만의 맛을, 일회성 체험보다 오래 이어지는 배움을 강조하는 그의 이야기는 어쩌면 베이킹을 넘어 삶의 태도와도 닮아 있다.

 

무언가를 제대로 좋아한다는 것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본 위에 자신만의 취향과 시간이 쌓였을 때, 비로소 하나뿐인 맛이 만들어진다.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가 앞으로 더 큰 교육 공간으로 성장하고, 언젠가 권 대표가 꿈꾸는 전문적인 베이킹 학교로 이어진다면 그곳에서도 지금의 철학만큼은 변하지 않을 듯하다.

 

‘맛있는 것을 만드는 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맛있는지를 이해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그것이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가 오래도록 이어가고 싶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레뚜왈 베이킹 스튜디오의 클래스와 프로그램, 운영 소식 및 베이킹 관련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채널(블로그, Instagram, 카카오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작성 2026.09.17 00:38 수정 2026.09.17 00:38

RSS피드 기사제공처 : 생생투데이 / 등록기자: 박성준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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