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풍력발전의 등장, 도시 전력의 새 선택지 되나

회전 블레이드 대신 바람이 만드는 진동을 전기로 바꾸는 새로운 발전 방식

소음과 시각적 부담을 줄이고 도심의 작은 공간까지 발전 영역으로 넓힐 수 있을까

보텍스 블레이드리스, 현재 최대 출력 100W급 개발, 1kW 모델도 추진

바람을 받아 거대한 날개를 돌리는 방식만이 풍력발전의 전부는 아니다. 스페인 스타트업 보텍스 블레이드리스는 회전하는 블레이드 대신 길쭉한 원통형 구조물을 바람에 진동시키는 방식의 풍력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풍력터빈과 발전 원리가 다른 만큼 소음과 설치 공간, 유지관리 방식에서도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현재 개발 단계의 장치는 발전량에서 기존 대형 풍력터빈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핵심은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구조물의 진동이다. 보텍스 블레이드리스의 장치는 지면에 고정된 받침대 위에 원통형 기둥을 세우고, 내부에 탄소섬유 막대 등을 활용한 구조를 적용한다. 바람이 구조물 주변을 지나면서 압력 변화와 소용돌이가 발생하면 기둥이 바람의 방향과 직각인 방향으로 흔들리게 된다. 이 움직임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도 기존 풍력터빈과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풍력터빈은 블레이드의 회전력을 회전축과 기어 등의 기계장치를 거쳐 발전기로 전달한다. 반면 보텍스 방식은 구조물의 진동을 이용해 자석과 코일 사이에서 전자기 유도를 일으켜 전력을 생산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회전축이나 기어박스가 필요하지 않은 구조다.

 

블레이드가 없다는 구조적 특징은 설치 환경에서도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회전하는 대형 블레이드가 사라지면서 기존 풍력터빈에서 발생하는 회전 소음과 시각적 영향에 대한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조류가 회전하는 블레이드와 충돌하는 문제 역시 구조적으로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환경적 장점은 실제 설치 조건과 운영 데이터 등을 통해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도심이나 건물 주변처럼 대형 풍력터빈을 설치하기 어려운 장소가 주요 적용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풍력발전은 대형 구조물과 블레이드가 필요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진동형 장치는 회전 블레이드가 없는 형태로 설계할 수 있어 소규모 분산형 발전에 활용할 여지가 있다. 보텍스 블레이드리스 역시 도시 지역과 보호지역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량은 현재 기술이 넘어야 할 가장 분명한 과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보텍스 블레이드리스가 개발한 대형 모델의 최대 출력은 약 100W이며, 회사는 최대 1kW급 전력을 생산하는 더 큰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100W는 0.1kW에 해당한다. 1kW급 모델이 완성되더라도 현재의 대규모 풍력발전 설비가 사용하는 수MW급 출력과는 발전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남는다.

 

이 때문에 날개 없는 풍력발전을 현재의 대형 풍력발전단지를 대체하는 기술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현재 확인되는 개발 수준에서는 대규모 전력 생산보다는 기존 전력망이나 태양광 발전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소규모 분산형 발전 기술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보텍스 블레이드리스도 현재 기술을 개발 중인 단계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이 기술의 경쟁력은 단순히 블레이드가 없다는 데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풍속 조건에서 어느 정도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 장기간 운전에서 구조물의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 소형 재생에너지 설비와 비교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상용화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작성 2026.09.15 22:45 수정 2026.09.1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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