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덮고 있다. 그러나 산 너머에는 아직 옅은 주황빛이 남아 있다.
어둠과 빛이 한 하늘에 머무는 저녁, 우리는 맑지 않은 날에도 빛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만난다.
마음에도 흐린 시간이 찾아온다.
어떤 날은 하루가 무거운 구름처럼 내려앉는다.
해야 할 일은 남아 있고, 마음은 제자리에 멈춘 듯하다.
특별히 나쁜 일이 없었는데도 지치고, 누군가 괜찮으냐고 물으면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이런 날조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운을 내야 하고, 마음을 다잡아야 하며,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자신을 재촉한다.
하지만 하늘은 서둘러 맑아지지 않는다. 짙은 구름을 그대로 품은 채 천천히 저녁을 지나간다.
우리의 마음도 그래도 되지 않을까.
오늘 안에 모든 감정을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답을 찾지 못한 채 잠시 멈춰 있어도 된다.
흐린 마음은 잘못된 마음이 아니라 오래 애써온 우리에게 찾아온 하나의 시간일 수 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려진 것
사진 속 하늘은 대부분 어둡지만 산과 구름 사이에는 가느다란 빛이 이어져 있다. 아래쪽 마을에도 작은 불빛들이 하나둘 켜졌다.
빛은 언제나 크고 선명하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따뜻한 물 한 잔, 잠시 내려놓은 휴대전화, 안부를 묻는 짧은 말처럼 아주 작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물기도 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늘 우리가 해낸 일도 그렇다.
아침에 몸을 일으킨 일, 맡은 일을 감당한 일, 마음이 무거운데도 하루를 지나온 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의 작은 쉼표
지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30초 동안 창밖이나 사진 속 하늘을 바라보자.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마음속으로 말해본다.
“오늘도 여기까지 왔다.”
무엇을 더 잘해야 한다는 말은 덧붙이지 않아도 좋다.
지금의 마음을 고치려 하지 않고 그저 알아봐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맑은 날만 좋은 날은 아니었다. 흐린 날에도 우리는 살아 있었고 어둠이 내려오는 동안에도 작은 빛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늘 당신의 마음에는 어떤 빛이 남아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