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중국에서 2,636억 위안 썼다

1~7월 소비 27.8% 증가·출국환급 이용객 3배 이상 급증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9월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의 중국 내 소비액은 2,636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증가했다. 한화로 단순 환산하면 약 50조 원이 넘는 규모이지만 환율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더 눈에 띄는 수치는 출국 시 세금환급을 신청한 외국인 여행객의 증가다. 같은 기간 출국환급을 이용한 외국인 여행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외국인의 중국 방문 증가가 관광지 입장권과 호텔 이용에 그치지 않고 쇼핑과 음식, 문화생활 등 실제 소비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전통적인 관광기념품만 구매하지 않는다. 중국 상무부는 자국 브랜드 상품과 스마트기기가 외국인의 새로운 인기 구매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이식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안경, 스마트밴드 등의 제품이 외국인 여행객의 구매목록에 포함되고 있다.

  의류와 장신구, 시계, 안경 등을 개인의 취향에 맞춰 제작하는 맞춤형 상품도 관심을 받고 있다. 상하이의 일부 맞춤형 매장에서는 외국인 고객이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중국 여행의 소비대상이 저렴한 상품에서 기술과 디자인, 개별 경험을 결합한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방문 관광의 지역적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기존의 대도시뿐 아니라 자연환경과 독특한 지역문화를 가진 도시를 찾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 상무부가 인용한 플랫폼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여름 신장 이닝과 시짱 린즈를 항공편으로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은 지난해보다 6배 이상 늘었다.

  유럽지역의 폭염도 중국 관광수요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일부 고원과 북부지역이 여름 피서여행지로 알려지면서 해외 소셜미디어에서는 ‘차이나 쿨(China Cool)’이라는 표현이 주목받았다. 여름철 중국 방문 상위 20개 국가와 지역 가운데 유럽 국가가 30%를 차지했으며 관련 여행주문은 전년보다 2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광지 입장권 주문도 크게 늘었다. 상무부가 소개한 플랫폼 통계에서는 유럽 관광객의 관광지 입장권 주문량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는 특정 플랫폼의 거래자료이기 때문에 중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율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 소비가 증가한 배경에는 입국 편의 확대와 함께 결제 및 세금환급 서비스의 개선이 있다. 외국인이 중국에서 소비할 때 겪는 대표적인 불편은 모바일 결제와 실명인증, 외국카드 사용, 출국환급 절차였다. 중국은 주요 도시와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외국카드 결제와 현금서비스, 다국어 안내를 확대하고 있다.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출국환급 2.0’은 세금환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액 구매에 대한 표본검사 방식과 종이서류를 줄인 전자처리가 도입됐다. 베이징에는 온라인 출국환급 매장이 마련됐고 광저우와 충칭, 청두 등에서는 여러 매장의 환급을 한곳에서 처리하는 집중환급 장소가 운영되고 있다.

  ‘즉시환급’ 서비스도 외국인 소비를 늘리는 요소다. 기존에는 여행객이 물건을 구입한 뒤 출국할 때 세금을 돌려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즉시환급은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구매현장에서 환급액을 먼저 받을 수 있어 여행 중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늘어난다.

  그러나 출국환급은 모든 상품과 매장에서 자동으로 적용되는 제도가 아니다. 지정된 환급상점에서 기준금액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고 영수증과 관련 서류를 보관해야 한다. 상품을 사용했거나 출국할 때 확인받지 못하면 환급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구매 전에 적용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청두 등 15개 도시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소비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다국어 표지판과 외국인 결제서비스를 개선하고 쇼핑과 공연, 음식, 관광을 연결해 외국인이 더 오래 머물며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번 통계는 중국의 인바운드 관광정책이 방문객 수 확대에서 소비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객이 입국하는 것만으로는 지역경제에 충분한 효과를 만들기 어렵다. 숙박과 음식, 교통, 공연,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지출이 발생해야 관광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

  소비액 2,636억 위안을 해석할 때에는 주의할 점도 있다. 외국인의 중국 내 소비에는 순수 관광객의 지출뿐 아니라 출장과 유학, 친지방문 등 여러 목적의 방문자가 사용한 금액이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모두 관광소비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는 수치도 기준이 되는 지난해의 방문객 규모와 입국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국제항공편의 회복과 입국절차 변화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항공노선과 환율, 국제정세, 중국 내 서비스 품질 등에 달려 있다.

  한국 관광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한국 역시 외국인 관광객 수뿐 아니라 지역별 체류기간과 업종별 소비액, 재방문율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서울의 쇼핑에 집중된 소비를 지방의 음식과 공연, 전통문화, 지역축제로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인의 한국 방문과 한국인의 중국 방문을 함께 늘리기 위해서는 결제와 교통, 예약, 언어안내 같은 작은 불편을 줄여야 한다. 여행객은 유명 관광지만으로 여행지를 평가하지 않는다. 휴대전화 결제가 가능한지, 환급절차가 간단한지,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가 재방문 결정에 영향을 준다.

  외국인의 중국 내 소비 2,636억 위안은 중국 관광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과제는 증가한 소비가 대도시와 대형상점에만 집중되지 않고 소상공인과 지역문화, 지방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관광소비의 규모와 함께 소비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발생했는지를 살펴야 중국 인바운드 시장의 실제 변화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참고자료

  • 중국 상무부, 「2026년 9월 3일 정례 기자회견」. 2026년 1~7월 외국인의 중국 내 소비액, 증가율, 출국환급 이용객과 여름철 외국인 소비 동향을 참고했다.
  •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중국 신전자상거래 발전보고서 2026》. 중국의 디지털 소비와 유통환경 변화에 관한 배경자료로 참고했다.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9.13 00:31 수정 2026.09.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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