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문해교육의 변화…다언어·포용이 새로운 기준으로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다른 언어와 공존하는 능력까지. 세계 문해교육의 의미가 넓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세계 문해의 날을 기념해 9월 8일 멕시코 산후안차물라에서 열린 ‘2026년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 시상식에서 콜롬비아 비블로레드(BibloRed), 네덜란드 루투 재단(Rutu Foundation for Intercultural Multilingual Education), 나이지리아 와에르 워터스 자선 재단(Waer Waters Charity Foundation)이 수상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세계에 알리고 유네스코의 문맹 퇴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1989년 제정됐다. 올해는 수상 단체별 상금을 기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올려 세계 문해 발전에 기여한 활동에 대한 지원과 예우도 강화했다.


올해 공모에는 ‘사람, 지구, 번영을 위한 문해력’을 주제로 72개국에서 132건이 접수됐다. 지난해보다 35건 늘어난 규모다. 수상 단체들은 문해교육의 대상을 넓히고 각 지역의 언어와 문화적 특성을 교육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콜롬비아 비블로레드는 보고타 공공도서관 연계망을 기반으로 소외계층의 다언어 문해교육을 지원했다. 농인 학습자를 위한 스페인어 교육과 문화 간 대화를 통해 학습자의 공동체 정체성과 역량을 높이는 데도 힘썼다.


네덜란드 루투 재단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모어를 교육의 자원으로 인정하는 ‘언어친화적 학교(Language Friendly School)’ 모델을 운영했다. 학교 안의 언어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학습자의 참여를 높이고 교육 격차를 줄이는 접근이다.


나이지리아 와에르 워터스 자선 재단은 태양광 기반 문해 허브를 활용해 안전한 학습 공간을 제공하고 이그보어와 이자우어 등 토착어를 활용한 기초 문해교육을 진행했다. 학습자의 수준에 맞춘 교육을 통해 소외 아동의 문해력 향상과 정규교육 복귀를 지원했다.


세 사례가 보여주는 공통점은 문해를 하나의 표준에 학습자를 맞추는 과정으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학습자가 사용하는 언어와 살아가는 환경을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문해교육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쓰는 기술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를 존중받고 다른 사람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때 교육은 개인의 능력을 넘어 공동체의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세종대왕 문해상에 모인 132건의 활동은 세계 문해교육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더 많은 사람에게 같은 것을 가르치는 데서 나아가 서로 다른 사람이 배움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 문해교육의 다음 과제는 그 지점에 놓여 있다.

작성 2026.09.10 08:56 수정 2026.09.1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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