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성분, 조울증 입원 위험도 낮춘다"…21% 감소 확인

세마글루티드 사용 기간 정신과 입원 위험 21%↓

"모든 GLP-1 약물이 같은 효과 있는 건 아냐"

'살 빼는 주사'로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오젬픽·위고비가 양극성장애(조울증) 환자의 정신과 입원 위험을 낮추는 데에도 연관이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가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을 넘어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관찰연구인 만큼 조울증 치료 효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호주 그리피스대 연구진은 세마글루티드 사용 기간에 양극성장애 환자의 정신과 입원 위험이 21%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악타 프시카트리카 스칸디나비카'에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9~2024년 스웨덴 국가등록자료에서 양극성장애 진단을 받고 당뇨병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 1만4694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5200명이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했다. 분석 결과 세마글루티드를 쓴 기간에는 해당 환자가 GLP-1 약을 쓰지 않은 기간보다 정신과 입원 위험이 21% 낮았으며, 양극성장애 재발로 인한 입원 위험도 17% 낮게 나타났다.

 

 

당뇨병과 비만, 양극성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다. 일부 정신과 약물이 체중 증가와 대사 이상을 부를 수 있어, 비만 관리가 치료 지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테일러 그리피스대 의치학대학 교수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당뇨병·비만 치료를 넘어 양극성장애 연구의 유망한 새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세마글루티드가 뇌의 GLP-1 신호 전달에 작용해 염증과 세포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 안정에 도움을 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리라글루티드와 둘라글루티드는 정신과 입원 위험 감소와 뚜렷한 연관을 보이지 않아, 'GLP-1 계열 약이면 조울증에도 좋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연구진도 세마글루티드가 입원을 직접 막았다고 결론내리지는 않았다. 대규모 국가등록자료 분석이지만 관찰연구만으로는 약효의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어, 향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뒷받침돼야 양극성장애 치료 전략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로 비만·당뇨·정신질환을 따로 보지 않는 통합 진료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다만 연구진은 "환자가 이번 결과만 보고 기존 정신과 약을 줄이거나 비만치료제를 조울증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처방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와 내분비·비만 진료 의료진의 판단 아래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작성 2026.09.09 11:16 수정 2026.09.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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