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한남동 ‘행정사사무소 대범’ 김경표 행정사(공인중개사) “사람들이 정말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행정사가 되고 싶습니다”

법률·세무·부동산 등 전문자격사들과 협업해 복합적인 행정 수요에 대응하는 실무형 시스템 구축

 

▲ 용산구 한남동 ‘행정사사무소 대범’ 김경표 행정사(공인중개사)

 

행정사라는 직업을 처음부터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김경표 행정사(공인중개사)의 출발점은 부동산이었다. 분양업에서 시작해 주택과 상가 중개를 거쳤고, 숙박업 상권을 다루는 현장까지 경험했다. 그러다 부동산 현장에서 마주한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사 시험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공부는 그의 직업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지금 그는 용산구 한남동 ‘행정사사무소 대범’을 중심으로 학교폭력이나 음주운전 관련 행정심판, 외국인 비자 업무 및 각종 인·등허가 업무 등을 다루고 있다. 동시에 12년 이상 축적한 공인중개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택과 상가, 기업 사택 관리, 숙박업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의 이력이 한 가지 직업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행정사이면서 공인중개사이고, 교육자이면서 숙박업 운영자이기도 하다. 여러 직업을 병렬적으로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모든 경험이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모인다.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 코엑스 숙박업 창업 강의중인 김경표 행정사(사진 = 행정사사무소 대범)

 

행정사를 선택한 이유는 의외로 현실적이었다 

 

김경표 행정사가 처음부터 행정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학창 시절 공부와 특별히 가까운 편도 아니었다고 스스로 말한다. 오랫동안 생업으로 삼았던 분야는 부동산이었다. 

 

처음에는 분양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책 환경이 달라지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양시장이 어려워졌고, 이후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해 전월세 중개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세사기 문제가 터졌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계속해서 변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고민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숙박업 창업 컨설팅을 하던 지인과 인연이 닿았다. 숙박업소와 예비 창업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숙박업 상가 중개까지 전문 영역을 넓혔다.

  

그런데 상가 중개를 하다 보니 또 하나의 문제가 눈앞에 나타났다. 바로 권리금이었다.

  

상가 거래에서 권리금 계약서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지만, 관련 업무를 둘러싼 법적 판단이 나오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겼다. 김 행정사는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행정사 자격 취득을 결심했다고 설명한다.

  

“공부나 행정학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중개업을 하면서 실제로 필요한 일이 생겼고, 다른 행정사에게 계속 맡기느니 제가 직접 공부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약 1년간 공부했고 행정사 자격을 취득했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단순히 하나의 자격증을 추가한 일이 아니었다. 부동산이라는 한 분야에서 출발한 경험이 행정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 코엑스 숙박업 창업 강의중인 김경표 행정사(사진 = 행정사사무소 대범)

 

자격증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김경표 행정사의 활동을 따라가면 한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자격증을 취득한 뒤 책상 앞에서 업무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랫동안 경험해온 현장에 행정 전문성을 덧붙였다는 점이다. 

 

그는 공인중개사로서 주택과 상가 중개를 해왔고, 최근에는 대기업 임직원들의 국내 파견 및 지방 근무를 위한 사택 관리 업무에도 참여하고 있다. 

 

숙박업 역시 직접 운영한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숙박업은 물론, 다양한 플랫폼(에어비앤비 등)을 통한 외국인 대상 단기 숙박업을 각각 경험하며 시장을 직접 들여다보고 있다. 

 

그에게 여러 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의미만은 아니다. 다양한 현장을 직접 경험할수록 사람들의 문제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사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각종 인허가대리, 민원서류대행, 행정심판, 비자업무 등을 주요 분야로 꼽는다. 

 

“행정사는 업무 영역이 굉장히 넓습니다. 행정기관을 상대로 하는 업무 뿐 아니라,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있는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죠.” 

 

그 넓은 영역 가운데서도 그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순간’이다. 

 

▲ 사진 = 김경표 행정사가 현재 운영중인 숙박업 건물    

 

“행정사님,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수많은 사건을 경험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김경표 행정사는 학교폭력 사건을 먼저 꺼냈다.

 

학교폭력 문제로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던 학생과 학부모가 도움을 요청한 사건이었다. 학교폭력 사건은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조치와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가 각각 정해져 있어 관련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사건을 맡아 학부모와 함께 절차를 진행했고, 피해 학생에 대한 적절한 보호와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했다.

 

그리고 사건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그를 다시 찾아왔다.

 

“아이가 저한테 와서 ‘행정사님,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했어요. 그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전문가에게는 수많은 사건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의뢰인에게는 인생에서 좀처럼 잊기 어려운 순간일 수 있다. 김 행정사가 행정사라는 직업에서 느끼는 의미 역시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와 이직 문제를 해결했던 사건도 비슷했다.

 

국내 취업을 위해 특정 취업비자로 체류하던 외국인이 고용주와 갈등을 겪으면서 부당해고와 임금체불까지 발생한 사건이었다. 해당 체류자격의 특성상 고용주의 동의 없이 이직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당사자에게는 생계와 체류 문제가 동시에 걸린 복잡한 상황이었다.

 

김 행정사는 고용노동부 절차를 통해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사실이 확인될 수 있도록 의뢰인을 보조했고, 이를 바탕으로 출입국 당국의 직권 이직 승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왔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아도 참고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직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사건은 특히 해결하기가 어려웠고, 기억에도 많이 남습니다.”

 

그에게 행정업무는 서류를 대신 작성하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향을 다시 찾게 해주는 과정이기도 했다.

 

▲ 학교폭력예방교육 - 강남 도곡중학교 (사진 = 행정사사무소 대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전문가를 연결한다

 

그가 하는 일 가운데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장례 이후 유족을 대상으로 한 행정상담이다.

 

가족을 떠나보낸 뒤에는 장례가 끝났다고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속, 세금, 행정절차 등 처리해야 할 일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김 행정사는 상조 회사와 협업을 통해 유가족 등에게 장례 이후 필요한 행정절차와 주의사항 등을 안내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처럼 변호사의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변호사에게, 상속세나 증여세 등 세금 문제가 발생하면 세무사에게 연결한다.

  

그가 소속된 법무법인 대범에는 변호사와 변리사, 세무회계사, 공인중개사, 건축사 등 다양한 전문자격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제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를 연결해서 의뢰인이 제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목에서 그의 여러 직업과 경험이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진다. 부동산을 알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를 이해하고, 행정사를 통해 행정절차를 바라보며, 다양한 전문자격사와 협업하면서 복합적인 문제에 대응한다. 

 

▲ 사진 = 시대에듀 교수프로필 

 

“행정사는 누구나 어려울 때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김경표 행정사가 바라보는 행정사의 미래는 분명하다. 

 

그는 일본에서 행정사가 일반 국민들에게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문자격사로 인식되는 사례를 언급했다. 국내에서도 행정사가 법률적·행정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되고 싶은 행정사는 사람들이 정말 어려울 때 돈 걱정부터 하지 않고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이런 목표를 갖게 된 데에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교육에 대한 관심도 영향을 미쳤다.

  

김 행정사는 과거 태권도를 오래 했고, 사범을 도와 보조 사범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누군가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고, 상대방이 이해하는 순간 느끼는 뿌듯함이 좋았다고 한다.

  

그 경험은 지금의 교육 활동으로 이어졌다. 현재 시대에듀에서 행정학개론과 행정절차론 강의를 맡아 행정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직은 초임 강사에 가깝지만 목표는 분명하다. 

 

“똑똑한 교수라기보다 ‘이해가 쉽게 가르친다’는 이야기를 듣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 사진 = 김경표 행정사 행정학개론 강의 모습

 

행정사 제도, 자격 취득 이후의 길까지 고민해야 한다 

 

김 행정사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행정사 제도 자체에 대한 생각도 털어놓았다.

  

그가 주목하는 부분은 시험 출신 행정사들이 자격 취득 이후 실제 현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다.

  

행정사 제도는 오랜 기간 공무원 경력자에게 자격이 부여되는 방식이 존재했고, 일반인이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험 출신 행정사들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격을 취득하지만, 현장에서는 공무원 출신 행정사들이 오랜 공직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실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시험에 합격했다고 바로 현장에서 일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 차원에서 시험 출신 행정사들이 실제 업무를 배울 수 있는 실무교육이 더 적극적으로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협회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비용 부담은 낮추고 실무 접근성은 높이는 방식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정사는 흔히 ‘김밥천국’에 비유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업무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 넓은 업무 영역이 전문성의 약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행정사라는 자격증이 매력적이어서 열심히 공부해 자격을 취득했는데, 막상 현장에 나와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행정사가 일본처럼 ‘거리의 변호사’로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겁니다.” 

 

비판의 목적은 제도를 부정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행정사가 제대로 된 전문자격사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다.

 

▲ 서울남부지방행정사회 청년국장 위임식 (사진 = 행정사사무소 대범)

 

행정사에서 교수로,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의 호텔까지 

 

김경표 행정사의 미래 계획을 들으면 또 하나의 반전이 있다. 

 

그의 목표는 행정사무소를 키우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육자로서 인정받는 강사가 되고 싶고, 숙박업 분야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건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 

 

“하얏트나 콘래드처럼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 수 있는 호텔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호텔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행정사, 공인중개사, 교육자, 숙박업 운영자.

  

겉으로 보면 서로 다른 길처럼 보이지만 김경표 행정사에게는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자신의 경험을 쌓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며, 결국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순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 사진 = 행정사사무소 대범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그의 직업 개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한 가지 직업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현장으로 들어가는 태도였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 때문에 새로운 길을 찾았고, 현장에서 필요하다는 이유로 행정사 공부를 시작했다. 자격을 취득한 뒤에는 학교폭력과 외국인 체류 문제처럼 누군가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만났고, 그 경험은 다시 ‘어떤 행정사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결국 전문가는 자신이 가진 자격증의 숫자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격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서 완성되는지도 모른다.

 

▲ 김경표 행정사 

 

김경표 행정사가 꿈꾸는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행정사’라는 목표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지금은 한남동의 행정사사무소에서 시작된 작은 이름이지만, 행정과 부동산, 교육과 숙박이라는 서로 다른 경험이 앞으로 어떤 하나의 브랜드로 연결될지는 아직 열려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다음 행선지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하다고 느끼는 곳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행정사사무소 대범의 업무와 활동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향후 공식 블로그(클릭 시 이동), 인스타그램(클릭 시 이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작성 2026.09.08 13:33 수정 2026.09.0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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