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를 기억하려는 순천시 여행

자연과 문화재 볼거리 많은 순천에 독립운동가 생가터 표지판까지

한옥글방 전경 - 약산 소식지 허예주 기자, 잘 보면 오른쪽에 독립운동가 생가터 표지판이 보인다.

 

 순천만 습지와 같은 아름다운 자연이나 낙안읍성 선암사 송광사 같은 문화재든 순천은 관광지로 볼거리가 많다. 이런 순천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순천시에서 독립운동 유공자 51명의 생가터에 표지판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래서 후손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분을 만날 수 있다. 

 오늘은 시내 문화의 거리에 있는 세 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문화의 거리가 있는 곳은 성읍 근처 행동으로 과거에도 중심지 같은 곳이다. 먼저 문화의 거리에서 인기 있는 관광명소인 한옥 글방부터 출발한다.

 한옥 글방 너른 마당에 독립운동가 성동준 선생님 생가터 표시가 있다. 성동준 선생님은 학도지원병으로 끌려갔지만, 탈출을 택했다. 제3전구 충의구국군에 도착하여 미군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광복군에 편입하다가 광복을 맞았다고 한다. 

 

 말이 ‘지원병’이지만 사실은 ‘징병’이다. 1938년부터 시작된 소위 ‘특별지원병’으로 일제가 전선으로 내몬 조선인 청년의 수는 1938∼1943년까지 최소 2만 5천 명에 이르고 1944년 4월부터 실시된 징병제에 의해 1944∼1945년 사이 육해군 합계 2만 9천여 명의 조선 청년들이 강제 징집당했다.

 

 일제강점기나 독재자나 항상 강제적으로 시키는 일에 ‘지원’이나 ‘자원’이라는 말을 사용해서 말과 실제가 모순되게 한다. 명목과 실제가 괴리가 생겨 당시 상황을 잘 모르는 후대가 헷갈리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성동준 선생님 생가터가 있는 곳에서 1분 거리에 또 다른 학도지원병을 탈출한 독립운동가가 한 분 더 있다. 박순동 독립운동가이다. 이분은 미얀마 전선까지 끌려갔다가 인도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군에게 투항했다. 대일항전을 자청하여 인도 내에 있던 미군 전략첩보국(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s)에 넘겨져서 냅코작전을 위한 첩보활동, 태업선동, 무선연락 등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던 중 해방을 맞았다.

박순동 생가터 표지판 - 약산소식지 허예주 기자

 

 더 기가 막힌 것은 해방 후 일본군 포로로 분류되어 미군 포로수용소에 수용되게 되었다. 나라 없는 백성이 당하는 설움이라고 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모멸의 시대’라는 책을 썼다고 하나 50년 전 책이라 절판이고 구하기 쉽지 않다.

 냅코 작전은 한반도 침투 작전을 준비했다. 미군은 재미 한인 중 민간인과 군인, 미국 내 포로수용소 출신의 한인 포로, 버마(미얀마)에서 탈출한 학도지원병 출신 한인 등을 모집했다. 그러나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8월에 하고 9월에 해산했다. 미군에 입대한 재미 한인들은 1945년 9∼10월에 제대하였다고 한다. 박순동, 이종실, 박형무 등 포로 출신의 한인 6명은 아무런 보상이나 대가도 없이 하와이 포로수용소로 이송된 후 귀국하였다.

 

 한국은 스스로 독립은 이루어 내지 못했다. 외부의 힘으로 해방을 맞았고, 그 외부의 힘은 한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해방 후 한국이나 독립운동가가 겪은 여러 가지 일을 이해하려면 그런 국제정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다.

 ‘모멸의 시대’라는 책이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서 좀 섭섭했다. 이런 책이 계속 나와서 현재를 사는 우리가 독립운동가나 항일운동한 분의 실제를 알고 당시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든다. 학병 탈출 경험기 책 중 장준하 선생님의 ‘돌베개’와 김준엽 선생님의 ‘장정-나의 광복군 시절’은 아직도 출판 중이다. 신상초 학병 탈출 경험을 담은 ‘탈출’이라는 책도 있다.

 

 또 박순동 선생님은 조정래 작가의 외삼촌으로, ‘태백산맥’ 등장인물 김범우를 만들 때 참조했다고 한다. 또 드라마로 잘 알려진 ‘여명의 눈동자’ 대하소설에 나오는 장하림도 박동순 선생님을 바탕으로 만든 인물이라고 한다.

순천시 행동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생가터 - 동그라미 표시 세 군데에 독립운동가 표지판이 있다.

 

 그리고 박순동 독립운동가 길 맞은편에 또 한 분의 독립운동가가 있다. 문경홍 독립운동가는 3. 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옥고를 치뤘던 분이다.

 

 순천시가 그래도 생가터 표시를 해서 여러 독립운동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성동준 독립운동가 생가터가 아름다운 한옥 도서관이 된 것도 좋았다. 독립운동가 생가를 온전히 복원할 수 없으면, 이렇게라도 시민들이 자주 올 수 있는 좋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학도지원병 실상

 

작성 2026.09.08 10:24 수정 2026.09.1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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