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농업협력, 밥상에서 다시 만나다

제19차 한중농업협력위원회 재가동…식량안보·스마트농업·K-푸드를 잇는 실용 협력 시험대

 한국과 중국이 농업과 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의 문을 열고 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9월 5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제19차 한중농업협력위원회에 참석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농업 회의가 아니다. 양국 관계가 정치적 구호를 넘어 국민의 식탁과 농민의 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다.

 이번 회의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한국산 단감의 중국 수출 문제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산 단감의 중국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중국 방문은 그 후속 절차를 점검하고 실제 수출길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농산물이 다른 나라로 수출되려면 병해충 검사와 위생 기준, 포장 방식, 검역증명서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정상회담에서 합의하더라도 세부 검역 절차가 끝나지 않으면 실제 수출은 시작되지 못한다.

 한국산 단감은 당도가 높고 식감이 단단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세계적으로 큰 과일 생산국이면서 소비시장도 매우 크다. 중국의 중산층이 늘고 안전하고 품질 좋은 수입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 농산물이 들어갈 틈도 생기고 있다. 단감 수출이 안정적으로 시작되면 딸기, 포도, 배, 가공 과일 등 다른 품목의 시장 진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중 농업협력을 농산물 판매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와 이상기온, 가뭄, 홍수는 양국 농업에 공통된 위협이다. 농촌 인구가 줄고 농민의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문제도 비슷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인공지능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스마트팜, 농업용 로봇, 병해충 조기 진단, 물 절약형 재배기술, 가축질병 방역, 농촌 청년 창업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한국은 좁은 농지에서 높은 품질과 생산성을 확보하는 스마트농업 기술에 강점이 있다. 농산물의 선별·포장, 저온유통, 식품 안전관리와 브랜드 개발 경험도 비교적 풍부하다. 중국은 지역별 기후와 작물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농업 데이터의 규모가 크다. 드론과 무인 농기계, 전자상거래, 농촌 물류에서도 빠르게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의 정밀기술과 중국의 넓은 실증시장이 결합하면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다.

 K-푸드 수출에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은 크지만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에서도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마다 입맛과 소득, 유통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매운맛의 강도나 포장 크기, 선물용 디자인, 온라인 판매 방식까지 현지 소비자에게 맞춰야 한다. 김치와 라면 같은 기존 상품뿐 아니라 저당 식품, 어린이 간식, 고령자용 건강식, 간편식, 지역 특산물처럼 세분화된 시장을 찾아야 한다.

 중국도 한국에서 배울 점이 있다.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불안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가격 경쟁력만 앞세우기보다 생산지와 농약 사용 정보, 검사 결과, 유통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양국이 공동으로 안전 기준을 연구하고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공유한다면 불필요한 통관 지연과 소비자의 걱정을 함께 줄일 수 있다.

 다만 농업은 매우 민감한 분야다. 수입 농산물이 갑자기 늘면 국내 농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을 무조건 개방하기보다 품목별 생산 시기와 수급 상황을 살펴 단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피해가 예상되는 농가에는 품질 개선과 유통 혁신, 수출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한국에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한중관계의 성과를 거대한 투자액이나 정상회담 횟수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농산물 한 품목의 검역 문제를 해결하고, 농민이 새로운 판로를 얻으며, 소비자가 더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오히려 오래가는 협력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 후속 협상에서도 농업을 단순한 양보 대상이 아니라 기술·안전·유통을 함께 발전시키는 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

 제19차 한중농업협력위원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합의 사항과 이행 일정을 공개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방정부와 농업 연구기관, 대학, 농민단체, 식품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상설 협력망이 필요하다. 한중관계의 신뢰는 멀리 있는 외교 문서가 아니라 매일 먹는 음식의 안전성과 품질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근거 링크:

 

中韩农业合作,再次相遇在餐桌上

第十九次中韩农业合作委员会重启——连接粮食安全、智慧农业与韩国食品的新型务实合作面临考验

2026年9月8日 | 华文观察

  韩国与中国正在农业和食品领域开启新的合作之门。韩国农林畜产食品部次官金锺九于9月5日至7日访问中国,并出席第十九次中韩农业合作委员会会议。此次访问并非一次普通的农业会议,而是检验两国关系能否从政治口号真正延伸到百姓餐桌和农民收入的重要机会。

  此次会议值得关注的议题之一,是韩国甜柿进入中国市场。中韩两国借去年11月首脑会谈之机,签署了韩国甜柿输华谅解备忘录。此次访问旨在检查后续程序并推动实际出口。农产品进入外国市场,需要满足病虫害检查、卫生标准、包装方式和检疫证书等多项条件。即使首脑会谈达成共识,如果具体检疫程序尚未完成,商品仍然无法正式出口。

  韩国甜柿甜度高、果肉结实,但在中国市场的知名度仍然有限。中国既是世界主要水果生产国,也是巨大的消费市场。随着中等收入群体扩大,消费者对安全、优质进口食品的关注不断提高,韩国农产品也获得了新的市场空间。若甜柿能够稳定进入中国市场,还可能为草莓、葡萄、梨和水果加工品等其他品类创造条件。

  不过,中韩农业合作不能只停留在农产品买卖层面。气候变化、异常高温、干旱和洪水都是两国农业面临的共同威胁。农村人口减少和农业劳动者老龄化的问题也十分相似。两国今后应把合作扩大到利用人工智能控制温度和湿度的智慧农场、农业机器人、病虫害预警、节水种植、动物疫病防控以及农村青年创业等领域。

  韩国的优势在于利用有限耕地实现高品质和高效率生产,并在农产品分选、包装、冷链运输、食品安全管理和品牌开发方面积累了经验。中国地域辽阔,气候和作物种类丰富,拥有大规模农业数据,并在无人机、无人农机、电商和农村物流方面迅速应用新技术。如果韩国的精细化技术与中国的大规模试验市场相结合,有望形成双方都能受益的合作模式。

  韩国食品开拓中国市场同样需要新的思路。中国市场规模巨大,但竞争也十分激烈。在韩国受欢迎的食品不一定能够直接在中国成功。不同地区的口味、收入和流通方式存在明显差异。企业必须根据当地需求调整辣度、包装容量、礼品设计和网络营销方式。除了泡菜和方便面,还应寻找低糖食品、儿童零食、老年健康食品、方便食品以及地方特色产品等细分市场。

  中国也可以从韩国市场得到启示。韩国消费者对部分中国农产品的安全疑虑尚未完全消除。中国企业若想获得长期信任,就不能只依靠低价,而应公开产地、农药使用情况、检验结果和流通路径。两国若能共同研究安全标准并及时共享检验信息,就能减少不必要的通关延误和消费者的不安。

  农业同时也是高度敏感的产业。进口突然增加,可能给本国农户带来冲击。因此,两国不应追求无条件开放,而应根据不同品种的生产季节和供需状况逐步推进。对于可能受到影响的农户,还要同步提供品质提升、流通改革和海外市场开拓支持。

  此次合作给韩国的最大启示是,不能只用投资金额或首脑会谈次数评价中韩关系。解决一个农产品品种的检疫问题,让农民获得新销路,让消费者能够选择更安全的食品,往往才是更持久的合作成果。中韩自由贸易协定后续谈判也应把农业视为能够共同发展技术、安全和流通体系的产业,而不只是要求一方让步的领域。

  为了避免第十九次中韩农业合作委员会成为一次性活动,双方应公开主要共识和落实时间表,并建立定期检查制度。地方政府、农业研究机构、大学、农民团体和食品企业也应参与常设合作网络。中韩关系的信任,可以从每天端上餐桌的食品安全与品质开始建立。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9.08 08:52 수정 2026.09.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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