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구 이태원동 철학관 ‘무중철학’ 서민석 선생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교차하는 번화한 골목 안쪽에 조금은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1층에 위치해 눈에 잘 들어오지만, 화려한 이태원의 풍경과는 묘하게 대비되는 차분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무중철학’은 사주를 비롯해 관상과 손금을 함께 살피며 사람마다 다른 성향과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나가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는 철학관이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서민석 선생은 의외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서두르지 않고 설명하는 가운데, 상대방의 이야기를 오래 듣고 생각한 뒤 답을 건네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전해졌다. 특히 그의 설명에서 반복해서 등장한 단어는 ‘운명’보다 ‘선택’, ‘단점’보다 ‘장점’, ‘예언’보다 ‘상담’이었다.
그가 명리학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미래를 단정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타고난 성향과 현재의 상태를 이해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서민석 선생이 생각하는 명리학의 역할은 여기에 있다.
![]() ▲ 사진 = 용산구 이태원동 철학관 ‘무중철학’ |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시작된 ‘사람을 돕는 공부’
서민석 선생이 명리학과 철학관이라는 세계를 접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부터였다. 그의 아버지는 한때 스님으로 활동했고 철학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교도소를 찾아가 수용자들에게 설법을 하는 모습은 어린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버지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교도소에 가서 설법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어요. 그 모습이 어린 제 눈에는 굉장히 멋있어 보였던 것 같아요. 나도 나중에 저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관심은 공부로 이어졌다. 아버지를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접했고, 개인 철학원 등을 찾아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책과 이론만으로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이론으로 공부하는 것과 실제 상담을 하는 것은 결이 많이 달라요.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영상으로 매일 본다고 해서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실제 사람을 만나고 상담하면서 경험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수많은 상담을 경험하면서 각각의 사례가 데이터처럼 쌓였고, 그 경험은 지금의 상담 방식에 중요한 토대가 됐다. 단순히 명리학의 이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의 삶 속에서 그 이론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관찰해 온 셈이다.
▲ 사진 = 용산구 이태원동 철학관 ‘무중철학’ |
“사주는 베이스, 관상과 손금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모습”
‘무중철학’의 상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사주 하나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주와 관상, 손금을 함께 살펴보며 보다 입체적으로 한 사람을 이해하려 한다.
서민석 선생은 이를 일기예보에 비유했다.
“일기예보를 볼 때 하나의 정보만 보는 게 아니잖아요. 레이더도 보고 바람도 보고 여러 데이터를 종합합니다. 사주가 기본적인 베이스라면 관상이나 손금은 살아가면서 만들어지는 부분을 함께 볼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해요. 여러 데이터를 조합하면 그 사람에게 어떤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집니다.”
그는 특히 손금이 변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얼굴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주름이 생기는 것처럼 손금 역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고난 조건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결국 그의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당신은 이런 사람이다’라는 단정이 아니다. 현재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살피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에 가깝다.
▲ 사진 = 무중철학에서 사주를 보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줄 서 있는 모습 |
단점을 지적하기보다 ‘숨겨진 장점’을 찾는 상담
‘무중철학’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서민석 선생은 조심스럽게 ‘입소문’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강점은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에 있지 않다.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어요. 그런데 의외로 본인이 자기 장점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상담을 통해 그 사람에게 어떤 장점이 숨어 있는지 찾아보고, 그걸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드리려고 합니다.”
상담 과정에서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원칙은 공포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다.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있다고 겁을 준 뒤 부적이나 천도재 등을 권하는 방식보다는, 왜 그런 어려움이 생기는지를 함께 살펴보고 현실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무조건 겁을 줘서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그분에게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지 상담하고 컨설팅해주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명리학을 떠나서 누군가를 보고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잖아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철학은 실제 상담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 ▲ 사진 = 용산구 이태원동 철학관 ‘무중철학’ 서민석 선생 |
사주보다 먼저 ‘삶의 행동’을 바꾼 사람들
한 남성 내담자는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연애는 물론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이성과의 관계에서 자신감을 잃고 사회적인 관계 역시 원활하게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서민석 선생이 제시한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현실적이었다. 복싱이나 주짓수 등 신체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키워보라는 조언이었다.
“자존감이라는 게 말로만 높아지는 건 아니니까요. 실제로 자신이 무언가를 해내고 몸으로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얻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내담자는 실제로 운동을 시작했고 이후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대인관계와 이성 관계에서도 조금씩 변화를 경험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무중철학’을 찾았고, 결국 감사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부부 갈등으로 찾아온 여성 내담자의 사례도 있다. 처음에는 배우자의 문제 때문에 결혼생활이 어려워졌다고 생각했지만,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 역시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상대방의 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인의 문제를 먼저 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문제부터 한번 개선해보라고 말씀드렸어요.”
내담자는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돌아보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부부 사이의 갈등도 개선됐다. 서민석 선생이 말하는 상담의 역할이 단순한 ‘운세 풀이’와 다른 이유다.
![]() ▲ 사진 = 서민석 선생 SBS 방송출연 모습 |
돈보다 행복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볼 것인가
직업과 삶의 방향을 놓고 고민하던 한 내담자에게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당장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삶인지 되묻는 것이었다.
그는 명리학에서는 직업에 귀천을 두기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야 보다 행복하고 윤택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당장의 수입은 줄어들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결혼과 가정, 미래의 삶을 위해 보다 안정적이고 양지의 방향을 선택해보라는 조언이었다. 내담자는 결국 진로를 바꾸었고 이후 결혼과 자녀를 이루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에게 명리학은 결국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가’보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고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 사진 = 서민석 선생 SBS 방송출연 |
“사람을 성별로 먼저 규정하기보다, 사람 자체를 경험했으면”
상담 사례 가운데는 보다 민감하고 개인적인 고민을 가진 내담자도 있었다. 자신의 성적 지향에 대해 혼란을 느끼며 어떤 정체성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서민석 선생은 이 경우에도 서둘러 하나의 답을 정하도록 압박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자신을 특정한 틀 안에 규정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관계를 충분히 경험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조언을 건넸다.
“남자냐 여자냐를 먼저 정하기보다 사람으로 경험해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면 굳이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충분히 경험하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도 필요하니까요.”
그의 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결정해주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는 태도다. 어떤 문제든 상담자가 대신 답을 정하기보다는 내담자가 자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 사진 = 무중철학 대기 줄 |
명리학을 ‘인생의 일기예보’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서민석 선생이 생각하는 명리학과 신점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는 두 영역의 접근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고 설명한다.
신점이 영감이나 특정한 장면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이라면, 명리학은 타고난 기질과 흐름을 바탕으로 어떤 행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살피는 학문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명리학은 정해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인생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니까요.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등장하는 비유가 ‘일기예보’다. 비가 올 가능성을 미리 안다고 해서 반드시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산을 준비할 수도 있고, 일정을 조정할 수도 있다. 명리학 역시 자신의 삶에 어떤 흐름이 있는지 참고하고 그에 맞춰 선택을 준비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 ▲ 사진 = 용산구 이태원동 철학관 ‘무중철학’ |
“사주가 나쁘다는 말에 인생 전체를 맡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터뷰의 마지막,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서민석 선생은 처음부터 이어온 자신의 철학을 다시 꺼냈다.
“어느 정도 정해진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력이나 환경에 따라 삶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당신은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혹은 사주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그것을 자신의 인생이 정해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운명에 대한 낙관도, 맹목적인 긍정도 아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보완하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장점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분명히 단점이 있다면 장점도 있을 겁니다. 그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알아가다 보면 분명히 다른 삶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 사진 = 무중철학 |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야 이태원이라는 장소와 ‘무중철학’이라는 공간이 묘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과 문화가 뒤섞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태원의 풍경처럼 사람의 삶 역시 한 가지 모습으로 고정돼 있지 않다. 타고난 조건이 있다 하더라도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조용한 목소리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던 서민석 선생의 말 역시 결국 그 지점을 향하고 있었다. 미래를 미리 결정하기 위해 사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앞으로의 선택을 고민하기 위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무중철학’이 말하는 명리학의 또 다른 의미일 것이다.
이태원의 화려한 거리 한편에서 차분하게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무중철학’이 앞으로 명리학을 보다 현실적인 자기이해와 삶의 방향을 찾는 도구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중철학’의 상담 및 관련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공식 채널(클릭시 이동)을 통해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