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자율주행차 산업을 시범운행 중심의 경쟁에서 국가 강제 안전기준에 따른 관리 단계로 옮기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주도해 마련한 ‘지능형 커넥티드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 요구’ 국가표준 GB 44721-2026이 지난 7월 30일 정식 발표됐으며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빠르게 확산되는 운전자 보조·조건부 자율주행 기능에 공통의 안전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신에너지차 시장과 방대한 도로 시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2025년에는 두 개의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 차종이 조건부 진입 허가를 받았다. 기술이 연구소와 시험도로를 넘어 실제 판매와 이용 단계로 이동하면서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와 제조사, 시스템 공급업체 중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강제표준의 핵심은 기업이 홍보하는 기능 명칭보다 시스템이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하는 데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정해진 운행설계영역 안에서 작동해야 하고, 기능이 한계에 도달하거나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할 때 충분한 경고와 인계 절차를 제공해야 한다. 운전자가 시스템 능력을 과신하도록 만드는 표현과 설계는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은 차량 제어 성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카메라와 레이더, 지도, 통신망, 차량용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하나의 체계로 움직인다. 어느 한 부분이 공격받거나 오류를 일으켜도 차량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의 2026년 자동차 표준화 업무계획은 지능형 커넥티드 자동차와 차량용 반도체, 신에너지차, 저탄소 발전의 표준체계를 보완하고 자동차 데이터와 인공지능 관련 기준도 정비하도록 했다.
데이터 안전은 특히 민감한 문제다. 자율주행차는 이동하면서 도로와 사람, 건물, 위치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주행 안전을 높이는 학습 자료가 되지만 개인정보와 국가·도시 기반시설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데이터의 수집 범위와 저장 기간, 외부 전송, 익명화, 사고 조사 목적의 기록 열람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할지 명확해야 한다.
새 기준은 자동차기업의 개발 방식도 바꿀 수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능을 빨리 출시하고 무선 업데이트로 개선하는 속도가 경쟁력이었다. 앞으로는 출시 전 검증과 위험 분석, 기능 변경 기록, 업데이트 이후의 재검증이 더욱 중요해진다. 광고에서 ‘자율주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운전자가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기능인지, 시스템이 책임지는 조건부 자율주행인지 분명히 알려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 가격과 화면 크기, 주행거리만이 아니라 안전기능의 작동 조건을 비교해야 한다. 비와 안개, 야간, 공사구간, 차선이 흐린 도로에서 기능이 어떻게 제한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운전자 감시장치가 졸음과 시선 이탈을 제대로 감지하는지, 비상상황에서 안전하게 속도를 줄이고 정차하는지도 중요하다. 표준은 최소 기준이며 실제 신뢰는 반복적인 검증과 투명한 사고 공개에서 만들어진다.
한국 자동차·부품기업에도 중국의 기준 변화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중국 시장에 차량이나 센서,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려면 강제표준에 맞춘 시험과 인증이 필요해질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업체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는 각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한중 양국이 시험 시나리오와 사고 데이터 형식, 차량과 도로 인프라의 통신 규격을 논의하면 기업의 중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자율주행의 최종 목표는 운전자의 편의를 넘어 교통사고와 이동 격차를 줄이는 데 있다. 고령자와 장애인의 이동권 확대, 물류 효율 향상,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의 연결이라는 사회적 가치도 크다. 그러나 안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기술의 보급도 멈춘다. 기술기업이 성능을 높이고 정부가 기준을 세우며 이용자가 기능의 한계를 이해하는 삼각 구조가 필요하다.
중국의 첫 자율주행 시스템 강제 안전기준은 자동차 산업의 평가 기준이 속도와 기능 수에서 책임과 검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시행일까지 기업에는 준비 기간이 주어졌다. 이 기간에 표준을 서류상 인증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도로의 복잡한 상황을 반영하는 시험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자율주행 경쟁의 승자는 가장 화려한 기능을 먼저 내놓는 기업보다, 사용자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기술을 꾸준히 증명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자료
중국 공업정보화부, 자율주행 시스템 강제 국가표준 발표(2026.07.30)
국제에너지기구, Global EV Outlook 2026—중국 전기차 시장
中国自动驾驶从“功能竞赛”迈入强制安全标准时代
GB 44721—2026明年7月实施——企业责任、人机接管与数据安全成为市场新标准
中国正在推动自动驾驶汽车产业从以道路测试和示范运行为主的竞争,进入国家强制安全标准管理阶段。由工业和信息化部组织制定的《智能网联汽车 自动驾驶系统安全要求》强制性国家标准GB 44721—2026已于7月30日正式发布,拟于2027年7月1日起实施。它为快速普及的驾驶辅助和有条件自动驾驶功能划定了共同的安全底线。
中国已经拥有全球最大的新能源汽车市场和大量道路测试数据。根据工业和信息化部信息,2025年已有两款L3级有条件自动驾驶车型获得附条件准入许可。技术从实验室和测试道路走向销售与实际使用后,一旦发生事故,驾驶员、汽车制造商和系统供应商分别承担什么责任,就成为无法回避的问题。
强制标准的核心,是超越企业宣传使用的功能名称,明确系统真正能够工作的范围和边界。自动驾驶系统应当在规定的设计运行条件内工作;当功能达到极限或需要驾驶员介入时,应提供充分警告和合理的接管程序。让驾驶员高估系统能力的名称、界面或操作设计,都可能成为安全事故的原因。
自动驾驶汽车的安全不能只靠车辆控制性能来实现。摄像头、雷达、地图、通信网络、汽车芯片和软件更新共同构成一个系统。任何一个环节受到攻击或出现错误,都可能改变车辆判断。中国《2026年汽车标准化工作要点》要求完善智能网联汽车、汽车芯片、新能源汽车和低碳发展等标准体系,并更新汽车数据治理和人工智能相关标准。
数据安全尤其敏感。自动驾驶汽车在行驶中不断采集道路、行人、建筑和位置信息。这些数据可以用于提高安全水平,却也可能包含个人信息以及国家和城市基础设施信息。数据采集范围、保存期限、对外传输、匿名处理,以及为事故调查调阅记录的条件,都需要明确规则。
新标准还可能改变汽车企业的开发方式。过去,快速推出新功能并通过远程升级不断改进,是重要竞争力。今后,上市前验证、风险分析、功能变更记录以及更新后的再次验证将更加重要。即使广告中使用“自动驾驶”一词,也应明确说明驾驶员是否仍须持续注意,或者系统只在特定条件下承担驾驶任务。
对消费者而言,购车时不能只比较价格、屏幕尺寸和续航里程,还应查看安全功能的适用条件。雨雾天气、夜间、施工区以及车道线模糊的道路上,功能会受到什么限制?驾驶员监测系统能否识别疲劳和视线转移?紧急情况下能否安全减速并停车?标准只是最低要求,真正的信任来自反复验证和透明的事故信息。
中国标准的变化也会直接影响韩国汽车和零部件企业。向中国市场供应整车、传感器、芯片或软件,可能需要按照强制标准进行测试和认证。中国企业进入韩国及其他海外市场时,同样需要满足当地标准。中韩如果能够讨论测试场景、事故数据格式以及车路通信规范,就有可能降低企业的重复成本。
自动驾驶的最终目标不仅是提高驾驶便利,还包括减少交通事故与出行差距。它可以扩大老年人和残障人士的移动权,提高物流效率,并连接公共交通不足的地区。然而,一旦社会失去对安全的信任,技术普及也会停滞。技术企业提高性能、政府制定标准、用户理解功能边界,三者缺一不可。
中国首项自动驾驶系统强制性国家安全标准表明,汽车产业的评价标准正在从速度与功能数量转向责任和验证。标准实施前,企业获得了一段准备时间。如何让标准不止停留在认证文件上,而是转化为反映复杂真实道路情况的测试体系,将是下一步课题。自动驾驶竞赛的胜者,很可能不是最先推出炫目功能的企业,而是能持续证明技术值得用户信任的企业。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