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SPA 한국예술체육문화신문 | 김규완 기자
하남시에서 스포츠스태킹 종목 최초의 국가대표 선수가 탄생했다.
경기도장애인스포츠스태킹협회 소속 박상재 선수가 지난 8월 22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27 WSSA 아시안 챔피언십 챌린지 국가대표 선발전 5차 대회에서 스페셜부 SS부문 3개 종목을 모두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박 선수는 3-3-3, 3-6-3, 사이클(Cycle)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3-3-3 종목 결선 마지막 시도에서 3.505초의 기록을 세우며 기존 자신의 기록을 크게 단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대표 발탁이라는 값진 결실을 거뒀다.
이번 대회는 2026/27 시즌 WSSA 아시안 챔피언십 챌린지 시리즈의 최종전으로,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싱가포르 등 국내외 선수들이 참가해 치열한 기록 경쟁을 펼쳤다.
■ 1·2차 실패, 마지막 기회에서 만들어낸 3.505초
박상재 선수의 금메달 획득 과정은 극적인 순간의 연속이었다.
3-3-3 종목에서 1차와 2차 시도에서 컵을 놓치는 실수가 나오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지막 시도에서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록을 만들어냈다.
비장애인 선수의 기록보다 다소 차이는 크지만 장애인 SS 40대부로 출전 하여 본선에서 3초대 후반 기록을 기록한 데 이어 결선 마지막 시도에서 3.505초를 기록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불과 몇 초 안에 승부가 결정되는 스포츠스태킹에서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 금메달과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박 선수는 이번 대회 이전에도 제4회 전국어울림스포츠스태킹대회와 대한스포츠스태킹협회장배 코리아오픈 국제대회에서 각각 2관왕을 차지하는 등 꾸준히 기록을 단축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3개 종목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 “포기하지 말라”는 한 통의 전화…다시 컵을 잡았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는 박상재 선수에게 스포츠스태킹을 처음 추천한 우석대학교 여형일 교수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박 선수는 비장애인 학생부 챔피언들의 경기 영상을 참고하며 혼자 밤늦게까지 독학 훈련을 이어갔다. 하지만 연습량에 비해 기록이 쉽게 단축되지 않으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때 여형일 교수의 격려 전화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박 선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교수님께서 ‘과거 장애가 있는 상황에서도 복싱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던 그 끈기가 어디 갔느냐. 0.001초를 줄이는 목표로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그 전화 한 통이 다시 훈련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이어간 훈련은 3.505초라는 개인최고 기록과 3관왕, 그리고 국가대표 발탁 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 복싱 유망주에서 교통사고 후 재활…그리고 국가대표
박상재 선수의 이번 국가대표 선발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의 스포츠 인생에 담긴 도전의 과정이다.
박 선수는 고교 시절 복싱 선수로 활동하며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을 정도로 촉망받던 선수였다. 이후 용인대학교에서 복싱을 전공하고 선수로 활동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를 겪으면서 수술과 후유증을 경험했고 하지 관절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요추와 경추 등의 신체적인 어려움까지 겪었지만 스포츠를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한 재활과 운동을 이어가며 다시 경기장에 설 수 있는 몸을 만들어갔고, 아쿠아발라스 유철규 회장의 수중재활과 필라테스 박효지 원장의 재활훈련 및 컨디셔닝을 통해 신체 기능 회복과 경기력 향상에 힘써왔다.
복싱에서 시작된 그의 도전은 스포츠스태킹이라는 새로운 종목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국가대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결실을 맺었다.
■ 컵을 쌓고 내리는 0.001초의 승부…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
스포츠스태킹은 컵을 정해진 형태로 빠르고 정확하게 쌓고 다시 내리는 스포츠로, 대표적으로 3-3-3, 3-6-3, 사이클(Cycle) 등의 종목에서 기록을 겨룬다.
특히 1/1000초 단위로 기록을 측정하기 때문에 순간적인 집중력과 순발력, 정확한 동작이 요구된다.
1980년대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스포츠스태킹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즐기는 국제 스포츠로 성장했으며, 세계선수권대회와 대륙별 선수권대회 등 다양한 국제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국 시·도 교육감배 대회와 전국 어울림 스포츠스태킹대회, 각종 국제대회 등이 개최되면서 생활체육과 학교체육을 아우르는 스포츠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 하남시복싱협회장, 한국예술복싱대회 창시자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박상재 선수는 현재 하남시복싱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과 스포츠의 융합을 추구하는 전국예술복싱대회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와 지도자, 체육행정가로 활동해 온 박 선수는 이번에는 직접 선수로서 국가대표라는 새로운 이력을 추가하게 됐다.
특히 복싱 선수 출신으로서 장애를 극복하고 전혀 다른 종목인 스포츠스태킹에 도전해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다는 점에서 지역 체육계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박 선수는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과 체육의 융합을 연구하며 학업도 이어가고 있다.

■ 11월 태국 시라차 아시안 챔피언십 출전…“2초대 기록에 도전”
국가대표로 선발된 박상재 선수는 오는 11월 6일부터 9일까지 태국 시라차(Si Racha)에서 개최되는 아시안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첫 국제 아시아선수권 무대를 앞둔 박 선수는 이제 국내 대회의 금메달을 넘어 아시아 무대에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선수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제가 세웠던 3초대 기록이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여기서 멈추고 싶지는 않다”며 “아시안 챔피언십에서는 더욱 좋은 기록을 만들어 2초대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 아시아선수권 무대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며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걸맞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새로운 국가대표의 또 다른 도전…10월부터 월드 챔피언십 선발전
박상재 선수의 도전은 아시안 챔피언십에서 끝나지 않는다.
2026/27 WSSA 스피드스택스 월드 스포츠스태킹 챔피언십 챌린지 국가대표 선발전 역시 오는 10월 17일부터 인천에서 시리즈가 시작될 예정이다.
박 선수는 아시안 챔피언십을 준비하는 동시에 월드 챔피언십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도전하며 또 한 번 새로운 기록과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다.
■ “모든 도전은 아름답고 위대하다”
박상재 선수는 이번 국가대표 선발을 가능하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 선수는 “다시 경기장에 설 수 있어 기뻤고, 좋은 결과까지 얻어 더욱 뜻깊다”며 “재활과 훈련을 도와주신 유철규 회장님과 박효지 원장님을 비롯해 대한장애인스포츠스태킹협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대한체육회, 대한스포츠스태킹협회, 하남시, 하남시의회, 하남시체육회, 하남시복싱협회, 한국예술체육진흥원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멈춰야 했던 순간에도 다시 일어섰고, 기록이 줄지 않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다시 컵을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기회에서 만들어낸 3.505초.
복싱선수에서 장애를 극복한 스포츠스태킹 선수로, 이제는 하남시 최초 스포츠스태킹 국가대표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박상재 선수의 도전은 또 다른 출발선에 섰다.
박상재 선수는 말한다.
“모든 도전은 아름답고 위대하다.”
이제 그의 목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