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단순 교역 넘어 ‘공급망·서비스 2.0’으로… 한중 무역의 체질이 바뀐다

-희토류·배터리 등 핵심 소재 ‘공급망 조기경보’ 가동… 단순 경쟁서 실용 협력으로

 

[이미지=시노인사이트]

  2026년 8월, 한중 양국의 무역 지형이 거대한 체질 전환의 기로에 섰다. 지난 2015년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어느덧 12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양국 간 교역 체계가 기존의 단순한 ‘상품 관세 인하’ 중심에서 공급망 안정화와 서비스·투자·디지털 부문의 제도적 협력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 서비스·투자 문호 넓히는 '한중 FTA 2단계' 협상 본격화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양국 통상당국은 2026년 들어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차질 없이 이어가며 서비스, 투자, 금융시장 개방 분야의 세부 이행안을 다듬고 있다. 10년 차를 지나며 상품 분야의 관세 철폐율이 70%를 훌쩍 넘어서자, 법률·의료·문화 콘텐츠 및 디지털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시장에서의 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양국이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교류를 질서 있게 확대하기로 하고 실무 협의를 진행하면서, K-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현지의 판권, 심의, 데이터 규정 등을 구체적으로 검증하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희토류·배터리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기술 탯줄 못 잘라"

  올해 한중 무역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공급망 상호 의존성의 제도화'다. 글로벌 디리스킹(위험 제거) 파고 속에서도 첨단 산업 부문에서 양국의 공급망을 단기간에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양국 당국은 물류 지연이나 핵심 원자재 수급 차질이 생길 경우 즉시 가동되는 긴급 통신 연락망을 구축하고, 희토류 및 영구자석 등 핵심 소재의 공급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합의했다. 한국은 전기차·배터리 생산을 위한 중국산 핵심 소재 및 중간재의 안정적 확보가 필수적이고, 중국 역시 한국의 첨단 부품 및 하이테크 제조 기술과의 결합이 여전히 절실하기 때문이다.  

 

  ■ '기술 추격' 속 체질 개혁… 상호 존중 바탕의 '한중 협력 2.0' 요구돼

  중국 첨단 제조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한국의 대중(對中) 무역 구조가 과거의 완제품 수출 중심에서 고성능 부품 및 장비,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탈바꿈하면서 양국 기업 간 기술 경합 현상도 한층 치열해졌다.

전문가들은 정치·외교적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실질적인 제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한미동맹이라는 외교안보적 축을 공고히 유지하는 동시에,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인 중국과는 실용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을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식재산권 보호, 청년 및 지방 교류의 정례화를 통해 상호 존중받는 '한중 무역 2.0'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작성 2026.08.20 06:00 수정 2026.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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