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배우이자 가수인 이양첸시(易烊千玺)가 영화 《작은 나(小小的我)》로 제38회 대중영화 백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8월 7일부터 10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백화상 시상식에서 이양첸시는 뇌성마비 청년 류춘허(刘春和)를 연기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우수 남자배우로 선정됐다.
올해 백화상에서는 《너자2: 마동요해(哪吒之魔童闹海)》가 최우수 작품상, 《장안의 여지(长安的荔枝)》의 다펑(大鹏)이 감독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파·지옥(破·地狱)》에서 장례업 종사자 궈원웨(郭文玥)를 연기한 웨이스야(卫诗雅)에게 돌아갔다. 남녀주연상 모두 사회에서 쉽게 조명되지 않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가 수상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백화상은 중국영화가협회 등이 주관하며 관객 투표를 중요한 심사방식으로 채택하는 대표적인 대중영화상이다. 전문가 중심의 평가와 달리 관객의 선택이 결과에 직접 반영된다. 이양첸시의 수상은 산업 내부의 평가뿐 아니라 대중이 그의 연기 변신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를 갖는다.
2000년생인 이양첸시는 청소년 아이돌 그룹 TFBOYS의 멤버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노래와 춤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그는 《소년시절의 너(少年的你)》에서 가정과 학교 밖을 떠도는 청년 샤오베이 역을 맡으며 배우로서 본격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이 작품으로 제35회 백화상 신인상을 받은 뒤 《송니일타소홍화(送你一朵小红花)》, 《장진호(长津湖)》, 《기적·분소해(奇迹·笨小孩)》와 《만강홍(满江红)》 등에 출연했다.
《작은 나》는 뇌성마비가 있는 스무 살 청년 류춘허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가족과의 갈등을 풀어가며 자기 삶의 좌표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작품은 장애를 극복하고 영웅이 되는 전형적인 성공담보다, 한 청년이 가족·친구와 관계를 맺고 사랑과 독립을 고민하는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이양첸시는 역할을 준비하면서 제작진과 함께 여러 뇌성마비 당사자와 가족을 찾아가 생활환경과 신체 움직임, 언어습관, 감정표현을 관찰했다. 병원과 특수교육기관을 방문하고 식사와 이동, 사회적 관계에서 이들이 겪는 불편과 오해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외형적 동작만 모방하면 장애를 연기의 볼거리로 만들 수 있다는 위험을 의식한 접근이었다.
영화 속 류춘허는 움직임과 발화에 어려움이 있지만 온전한 지적능력과 감정, 욕망을 가진 인물이다. “뇌성마비는 바보가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반복되는 것도 장애인의 신체적 특성을 지적능력과 동일시하는 사회적 편견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작품은 장애인을 동정이나 감동의 대상으로만 소비하지 않고 가족과 사회 안에서 자기결정권을 가진 사람으로 보여주려 했다.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가 모두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관객과 평론가는 장애인의 현실을 대중영화의 따뜻한 서사에 맞게 지나치게 정리했으며, 일부 관계와 사건이 실제 삶보다 이상적으로 표현됐다고 지적했다. 장애 당사자의 삶을 비장애인 배우가 연기하는 문제와 장애인 배우의 출연기회를 어떻게 넓힐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이러한 비판은 영화의 가치를 부정하기보다 장애 재현의 기준을 한 단계 높이는 질문이 될 수 있다. 배우의 사전조사와 연기 노력만큼 중요한 것은 기획·각본·촬영과 홍보과정에 장애 당사자가 얼마나 참여했는가이다. 당사자의 조언이 일회성 취재에 머물지 않고 제작의사 결정과 수익배분, 고용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양첸시의 이번 수상은 중국 연예산업의 세대교체도 보여준다. 중국의 젊은 스타는 막대한 팬덤을 바탕으로 영화의 초기 관객을 확보할 수 있지만, 팬덤만으로 오랫동안 배우의 지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연기력과 작품 선택,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양첸시는 상업적 인지도에 안주하기보다 청소년 범죄, 질병, 노동, 전쟁과 장애 등 난도가 높은 역할을 선택하며 배우로서의 영역을 넓혀 왔다.
그의 성장과정은 한국의 아이돌 출신 배우들과도 비교된다. 한국에서도 가수 출신 배우가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주연을 맡는 사례가 많다. 초기에는 팬덤과 인지도가 캐스팅에 영향을 주지만 작품이 쌓일수록 발성, 인물해석과 현장 대응력이 평가의 중심이 된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배경이 장점도 약점도 아닌 하나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한중 양국의 콘텐츠산업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가까워지면서 배우의 해외 인지도도 중요해졌다. 그러나 국제시장에서 오래 기억되는 배우는 인기순위보다 각 사회의 구체적인 현실을 설득력 있게 표현한 사람이다. 장애와 가족관계를 다룬 《작은 나》가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은 이유는 중국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보편적인 존엄과 독립의 문제를 담았기 때문이다.
이양첸시는 수상 뒤 배우라는 직업을 존중하며 그 생명력을 가능한 한 오래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젊은 나이에 큰 상을 받은 배우에게 필요한 것은 수상기록을 빠르게 늘리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과 삶을 발견하는 시간일 것이다. 백화상 남우주연상은 아이돌이 배우로 변신했다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작품과 인물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중국어번역] 易烊千玺的转型
荣获百花奖最佳男主角,从偶像走向真正的演员
中国演员、歌手易烊千玺凭借电影《小小的我》获得第38届大众电影百花奖最佳男主角奖。在8月7日至10日于北京举行的百花奖系列活动中,易烊千玺因成功塑造脑瘫青年刘春和而被评为最佳男演员。
本届百花奖中,《哪吒之魔童闹海》获得最佳影片奖,大鹏凭借《长安的荔枝》获得最佳导演奖。卫诗雅凭借在《破·地狱》中饰演殡葬从业者郭文玥获得最佳女主角奖。最佳男女主角奖均由塑造社会中较少受到关注群体的演员获得,成为本届奖项值得关注的特点。
大众电影百花奖由中国电影家协会等单位主办,是将观众投票作为重要评选方式的代表性群众电影奖项。与主要由专业评委进行评价的奖项不同,普通观众的选择会直接影响最终结果。易烊千玺获奖,不仅代表电影行业的认可,也表明广大观众接受了他的表演转型。
出生于2000年的易烊千玺最初以少年偶像组合TFBOYS成员的身份被大众熟知。以唱歌和舞蹈活动为主的他,在电影《少年的你》中饰演游离于家庭和学校之外的少年小北,由此开始真正以演员身份受到评价。他凭借该片获得第35届大众电影百花奖最佳新人奖,之后又出演了《送你一朵小红花》《长津湖》《奇迹·笨小孩》和《满江红》等作品。
《小小的我》讲述了患有脑瘫的20岁青年刘春和在进入大学之前,逐渐化解与家人的矛盾并寻找人生方向的故事。影片没有把主人公塑造成战胜残疾并成为英雄的传统励志人物,而是将重点放在他与家人、朋友建立关系,思考爱情、尊严和独立等日常问题上。
为了准备这个角色,易烊千玺与主创团队走访了多位脑瘫患者及其家庭,观察他们的生活环境、身体动作、语言习惯和情绪表达。他还前往医院和特殊教育机构,了解脑瘫患者在饮食、出行和社会交往中遇到的不便与误解。这种准备也反映出他意识到了只模仿外部动作,可能把残疾变成表演奇观的风险。
影片中的刘春和虽然在行动和语言表达方面存在困难,却拥有完整的智力、情感和个人愿望。电影反复强调“脑瘫不是傻子”,正是为了批评社会把身体障碍与智力障碍简单等同起来的偏见。作品试图避免只把残疾人作为同情和感动的对象,而是将其表现为在家庭和社会中拥有自我决定权的人。
不过,影片得到的评价并非全部积极。一些观众和评论者认为,作品为了符合温暖的大众电影叙事,对残疾人的现实生活进行了过度整理,部分人物关系和情节也显得过于理想化。由非残疾演员出演残疾人物,以及如何扩大残疾演员的演出机会,同样值得进一步讨论。
这些批评并不一定是在否定影片的价值,而是在对残疾人形象的银幕呈现提出更高要求。除了演员进行调查和努力表演之外,更重要的是残疾人士能否参与策划、编剧、拍摄和宣传。相关意见不应停留在一次性采访层面,而应进入制作决策、收益分配和实际就业环节。
易烊千玺此次获奖也反映出中国演艺行业的代际变化。年轻明星可以依靠庞大的粉丝群体为电影吸引首批观众,但仅靠粉丝很难长期维持演员地位。他们还需要不断证明自己的表演能力、作品选择和社会责任。易烊千玺没有满足于商业知名度,而是通过选择青少年犯罪、疾病、劳动、战争和残疾等具有表演难度的题材,不断扩大自己的演员领域。
他的成长经历也可以与韩国的偶像出身演员相比较。在韩国,越来越多歌手出身的演员活跃于电视剧和电影。职业初期,粉丝和知名度可能影响选角,但随着作品增加,台词、人物理解和现场表演能力将成为评价中心。偶像经历最终既不是优势,也不是缺点,而只是演员生涯的一个起点。
随着中韩内容产业通过全球网络视频平台日益接近,演员的海外知名度也变得更加重要。不过,能够长期被国际观众记住的演员,不是只拥有较高人气排名的人,而是能够有说服力地表现具体社会现实的人。《小小的我》之所以在海外受到关注,是因为它既讲述中国故事,也讨论了尊严、家庭与独立等普遍问题。
易烊千玺获奖后表示,自己尊重演员这一职业,希望尽可能延长这份职业的生命力。对于一名年轻时便获得重要奖项的演员而言,更重要的不是迅速增加获奖纪录,而是继续发现新的角色和人生。百花奖最佳男主角不仅是“偶像转型为演员”的宣言,也成为检验他今后将选择什么作品、塑造什么人物的新起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