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 위안화, 국경을 넘다…무역·유학비·물류 결제로 확대

중국–말레이시아 양방향 결제 완성…홍콩 대학 학비·국제물류비 지급에도 활용

 

중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인 디지털 위안화가 국내 소액결제를 넘어 무역대금과 해외 대학 등록금, 국제물류비를 지급하는 국경 간 결제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의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위안화 국제화와 차세대 국제결제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건설은행 샤먼지점은 최근 말레이시아 라부안지점과 연계해 중국 최초의 중국·말레이시아 양방향 디지털 위안화 국경 간 송금결제를 완료했다.

 이번 거래는 중국의 한 무역업체가 말레이시아산 두리안을 구매하면서 발생한 4만3천 위안의 대금을 지급한 사례다. 중국 기업이 실제 상품을 수입하고 디지털 위안화로 대금을 송금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시험과 차이가 있다.

중국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에서 중국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송금하는 시험거래를 진행했다. 이어 이번에는 중국에서 말레이시아로 대금을 지급하면서 양국 간 디지털 위안화의 송금과 수취 절차가 모두 연결됐다. 중국 금융권은 이를 중국과 말레이시아 사이의 양방향 결제체계가 완성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홍콩 대학 등록금도 디지털 위안화로

국경 간 교육비 납부에도 디지털 위안화가 사용됐다. 중국 교통은행 선전지점과 홍콩지점은 중국 본토 학생이 홍콩 항셍대학교 등록금을 디지털 위안화로 납부하는 거래를 처리했다. 중국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이용해 홍콩 대학 학비를 낸 첫 사례다.

기존에는 중국 본토의 학생이나 학부모가 홍콩 대학에 등록금을 납부하려면 외환송금 절차를 거쳐야 했다. 중계은행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하고 실제 입금까지 시간이 걸리는 불편도 있었다.

디지털 위안화를 이용하면 결제 절차를 단축하고 거래정보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대학 등록금뿐 아니라 기숙사비와 유학생 보험료, 각종 교육서비스 비용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상하이 자유무역구, 국제물류비 결제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에서는 국제물류비 지급에 디지털 위안화가 사용됐다. 교통은행 상하이지점은 자유무역계좌 기능을 이용해 중국 물류기업이 해외 운송비를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하는 업무를 처리했다.

해당 거래에는 여러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결제를 연결하는 다자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교량, 이른바 ‘mBridge’가 활용됐다. mBridge는 국가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해 국제송금 과정의 중개단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규모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행 푸젠지점은 지난 7월 mBridge를 통해 100억 홍콩달러가 넘는 국경 간 자금의 중국 내 유입을 처리했다. 중국은행 선전지점도 지난 6월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113억 위안 규모의 국경 간 송금을 완료했다.

 

국제 금융기관 26곳 결제망 참여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결제 기반도 확충되고 있다. 지난 6월 상하이에서 디지털 위안화 국제운영센터와 중국공상은행 아시아, 공상은행 비엔티안지점, 스탠다드차타드 중국법인 등 국내외 금융기관 26곳이 직접참여자 서비스 협약을 체결했다.

센터는 디지털 위안화 전용 국경 간 결제 기반인 ‘수비다(数币达)’를 가동했다. 참여 금융기관은 이 시스템을 통해 무역기업과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고 처리속도가 빠른 디지털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중국은 2026년 1월 디지털 위안화 운영체계를 2.0으로 개편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실명 디지털 위안화 지갑의 잔액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위안화는 단순한 ‘디지털 현금’에서 예금과 지급결제 기능을 결합한 ‘디지털 예금화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비트코인과 다른 국가 법정화폐

디지털 위안화는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가상자산과 성격이 다르다. 중국인민은행이 발행하고 국가가 가치를 보장하는 법정화폐다. 거래가격이 시장에서 크게 변동하는 가상자산과 달리 기존 위안화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의 국경 간 사용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국제결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 기존 국제송금은 여러 중계은행을 거치기 때문에 처리시간이 길고 수수료가 높다. 디지털화폐 결제망은 거래 당사자와 금융기관을 직접 연결해 이러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위안화 국제화도 중요한 목적이다. 중국과 교역하는 국가와 기업이 디지털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면 달러를 중간통화로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중국은 홍콩·마카오와 아세안, 일대일로 참여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위안화 결제망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디지털 위안화가 기존 국제결제망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 국가별 금융규제와 개인정보 보호, 환율 변동, 자금세탁 방지 및 시스템 보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대국 금융기관과 기업이 디지털 위안화를 보유하고 사용할 유인도 충분해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의 거래들은 디지털 위안화가 시험용 결제수단에서 실제 무역과 교육, 물류에 사용되는 금융 기반시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국제결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노인사이트 편집부 기자 bats21@naver.com
작성 2026.08.02 02:02 수정 2026.08.02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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