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에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총액 6억 원 제한으로 외부 수요가 줄었지만, 강남권 내 ‘갈아타기’ 거래가 활발해지며 내부 수요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강남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은 분당과 광명 등지로 이동하며, 이들 지역은 대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발표 이후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주 연속 상승했다. 누적 상승률은 강남구 2.32%, 서초구 2.98%, 송파구 4.03%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역 내 매수세는 대부분 기존 거주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강남구 아파트 매수자 중 강남구 거주 비율은 41.7%에 달했으며, 송파구는 58.5%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지방 거주자의 강남구 매수 비율은 6월 9.67%에서 8월 4.17%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서초와 송파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 강남권 외 지역, 특히 분당과 광명으로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5월 792건에서 8월 1,562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광명시는 같은 기간 347건에서 859건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6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울 거주자는 물론 지방 거주자까지 분당과 광명으로 유입되면서, 이들 지역의 수요는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분당은 재건축 기대감이, 광명은 신규 분양 공급이 매수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광명 철산역 일대에 위치한 신규 단지 ‘철산역자이’는 분양가가 15억 원을 넘겼음에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분양 현장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도 목격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 규제가 강남의 상승 흐름을 꺾기보다는, 수요의 지역 분산 효과를 유도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강남은 기존 자산가 중심의 ‘내부 리그’가 굳건히 형성된 반면, 분당과 광명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대출 규제의 추가 보완 여부나 규제 지역 확대, 금리 수준 등도 중장기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