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은 교수의 요리에세이 『오늘도 핑크 한스픈』25화 음식에도 사람의 얼굴이 있다

같은 재료와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이상하게 서로 다른 맛과 표정이 완성되는 이유

수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며 한 접시에는 만드는 사람의 성격과 살아온 시간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것을 깨닫다

화려한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는 마음, 심경은이 생각하는 ‘좋은 음식’의 얼굴을 이야기하다

 

 

 

25화. 음식에도 사람의 얼굴이 있다

 

요리를 오래 하다 보면 이상한 순간을 자주 만난다.
같은 재료를 준비하고,
같은 레시피를 보고,


같은 시간 동안 조리했는데도
사람마다 완성된 음식이 조금씩 다르다.


소금의 양도 같고,
불의 세기도 비슷하고,
접시도 같은데


어떤 음식은 아주 단정해 보이고,
어떤 음식은 따뜻하고 풍성해 보인다.


또 어떤 접시는 만든 사람을 닮아 유난히 조심스럽다.
처음에는 그 차이가 단순한 기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의 요리를 보고, 또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음식에도 사람의 얼굴이 있었다.


내가 말하는 얼굴은 실제 생김새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성격.
취향.
생활의 습관.


살아온 시간.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마음.
그런 것들이 음식 안에 조금씩 드러난다는 의미다.


꼼꼼한 사람은 채소 하나를 놓을 때도 간격을 살핀다.
시원시원한 사람은 접시도 풍성하게 채운다.


조심스러운 사람은 마지막까지 간을 몇 번이나 확인한다.
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접시 안에서도 색을 본다.


나는 학생들의 음식을 보면서 그런 차이를 자주 발견한다.
같은 메뉴를 수업한 날이었다.


모두 같은 재료를 받았다.
조리 순서도 같았다.
완성해야 할 시간도 같았다.


그런데 조리대 위에 놓인 접시들을 하나씩 바라보니 어느 것 하나 완전히 같지 않았다.
누군가는 모든 재료를 아주 가지런하게 맞춰놓았다.


누군가는 고명을 풍성하게 올렸다.
어떤 학생은 여백을 많이 두었고,
어떤 학생은 접시가 빈틈없이 차도록 담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참 신기하다.’
레시피는 같아도 사람은 같지 않았다.


그날 나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본인 접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뭐예요?”


처음에는 정답을 찾으려는 얼굴들이었다.
“이렇게 담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나는 다시 말했다.
“맞고 틀린 이야기 말고, 본인이 좋아하는 부분을 말해봐요.”


한 학생은 색이 좋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음식이 정갈하게 놓인 것이 좋다고 했다.
또 한 학생은 조금 푸짐해 보여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생각했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음식 안에 자기를 남긴다.


나 역시 그랬다.
나는 오래전부터 핑크를 좋아했다.


꽃을 좋아했고,
예쁜 그릇을 좋아했다.
평범한 음식도 조금 더 사랑스럽게 보였으면 했다.


누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살피는 것도 좋아했다.
그런 성격이 내 접시에도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처음에는 일부러 그런 스타일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대로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이 말했다.
“이건 심경은 스타일 같아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조금 신기했다.
‘내 요리에 정말 내가 보이나?’


그 이후부터 나는 다른 사람의 음식에서도 그 사람을 조금씩 보게 되었다.
말수가 적고 차분한 사람의 음식은 깔끔했다.


밝고 적극적인 사람의 음식은 색도 대담했다.
정이 많은 사람은 양을 넉넉하게 담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람을 음식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요리를 반복할수록 자기만의 습관과 마음이 음식에 스며든다는 사실이었다.


엄마의 음식에도 엄마의 얼굴이 있었다.
엄마가 만들어주던 국을 생각하면 먼저 편안함이 떠오른다.


대단히 화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집에 왔다는 느낌이 있었다.


엄마는 우리가 잘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예쁜 장식보다 한 숟가락 더 먹이는 것이 먼저였다.


그런 엄마의 성격이 음식에도 그대로 있었다.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꾸미지 않았지만 부족하지 않은 밥상.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엄마라는 사람의 얼굴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다.

엄마의 손맛을 닮고 싶으면서도 조금 더 예쁘게 담고 싶었다.


맛있는 음식 옆에 작은 꽃 하나를 놓고 싶었다.
초록색이 부족하면 색을 하나 더하고,
조금 답답해 보이면 여백을 만들고 싶었다.


그것은 엄마와 다른 나만의 방식이었다.
같은 한식을 좋아해도 표현하는 방법은 달랐다.


그래서 음식은 재미있다.
전통은 이어지지만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식대가라는 이름을 얻은 뒤에는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내 음식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기술적으로 잘 만든 음식.
정확한 음식.
예쁜 음식.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것 같았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은 사람이
‘따뜻하다.’
라고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식에는 원래 그런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밥은 혼자 먹을 때도 있지만 한식은 유난히 ‘함께 먹는 풍경’이 잘 어울린다.


국 하나를 가운데 놓고,
반찬을 나누어 먹고,
누군가는 고기를 건네고,
누군가는 마지막 한 조각을 양보한다.


음식 안에 관계가 있다.
그래서 한식을 만들 때면 나는 먹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누가 먹을지.
어떤 상황에서 먹을지.


그 사람에게 어떤 맛이 필요할지.
그 질문에 따라 같은 음식도 조금씩 달라진다.


어르신에게 드릴 음식은 식감을 더 부드럽게 조절할 수 있다.
아이에게 줄 음식은 맵기와 크기를 달리한다.
바쁜 사람에게는 먹기 편한 구성이 중요하다.


잔칫날에는 풍성함이 필요하고,
몸이 지친 날에는 따뜻하고 편안한 국물이 더 어울린다.


레시피가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레시피를 조금씩 바꾸기도 한다.
나는 그것이 요리의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요리를 처음 배울 때는 내가 만들고 싶은 것에 관심이 많았다.
‘이 요리를 잘 만들어야지.’
‘예쁘게 담아야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이 달라졌다.
‘이걸 먹는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그 질문이 생기고 나서 요리가 조금 깊어진 것 같다.
만드는 사람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결국 음식은 사람에게 가기 때문이다.


한번은 꽤 정성을 들여 플레이팅한 음식이 있었다.
보기에는 정말 예뻤다.


색도 좋았고,
장식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조금 불편했다.


장식이 많아 음식을 자르기가 어려웠고,
먹는 순서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때 나는 한동안 접시를 바라봤다.
‘예쁘기는 한데 좋은 접시일까?’


답은 분명했다.
아니었다.
그날 이후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도 조금 달라졌다.


사람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
첫입을 어디서 시작할지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


맛을 해치지 않는 장식.
음식의 온도와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는 구성.


그 모든 것이 아름다움 안에 들어갔다.
좋은 음식의 얼굴은 보기 좋은 얼굴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배려하는 얼굴이어야 했다.
가끔 음식에는 만드는 사람의 조급함도 보인다.


시간에 쫓긴 날에는 나 역시 그렇다.
마지막에 급하게 고명을 올리고,
접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이상하게 음식이 정신없어 보인다.


반대로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마지막까지 천천히 살피면 같은 음식도 단정해진다.
그럴 때마다 놀란다.


마음까지 음식에 보이는 것 같아서다.
그래서 요리를 하기 전에 마음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무조건 빨리 시작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었다.
잠깐 재료를 보고,


순서를 생각하고,
내가 어떤 음식을 만들고 싶은지 정리했다.


특히 중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만들 때는 더 그랬다.
그 사람의 얼굴을 한번 떠올려본다.


그것만으로도 손이 조금 달라진다.
학생들에게도 종종 이야기한다.


“레시피만 보지 말고 사람도 보세요.”
처음에는 조금 추상적으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요리를 오래 하면 무슨 뜻인지 알게 된다.
같은 레시피를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하는 것보다 먹는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할 때가 많다.


그것이 생활요리에서 내가 오래 배운 것이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며 나는 같은 재료를 여러 방식으로 바꿔보았다.


채소를 먹지 않으면 더 작게 썰어보고,
색을 다르게 배치해보고,
좋아하는 음식과 함께 내놓았다.


그때는 그것을 요리 철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엄마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내가 음식과 사람의 관계를 가장 깊이 배운 시간 중 하나였다.
가족의 입맛도 모두 달랐다.


누군가는 짭짤한 맛을 좋아했고,
누군가는 담백한 맛을 좋아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상대에게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을 살폈다.
접시가 얼마나 비워지는지.


무슨 반찬에 손이 자주 가는지.
어떤 음식을 다시 찾는지.


어린 시절 세 자매의 식탁에서 시작했던 관찰이 어른이 된 뒤에도 계속되고 있었다.
나는 이제 그것이 내 요리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사람의 표정을 많이 본다.
음식을 한입 먹는 순간의 얼굴.


잠깐 멈추는지,
다시 젓가락이 가는지,
말없이 접시를 비우는지.


칭찬보다 그런 순간들이 더 솔직할 때가 있다.
누군가
“맛있어요.”
라고 말해주는 것도 물론 기쁘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한입을 더 먹는 모습을 보면 더 마음이 놓일 때가 있다.
음식이 사람에게 제대로 갔다는 느낌 때문이다.


나는 아마 앞으로도 그런 표정을 계속 볼 것이다.

 

 

 


 

 

한식에는 사람의 얼굴뿐 아니라 지역의 얼굴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지역은 바다의 맛이 강하고,
어떤 지역은 산나물과 곡물이 중심이 된다.


같은 김치도 지역마다 다르고,
같은 국도 사용하는 재료가 달라진다.
음식은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환경과 생활을 닮는다.


그 사실을 알게 될수록 한식이 더 흥미로워졌다.
한 사람의 음식에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바닷가에서 살아온 사람의 손맛.
농촌에서 제철 채소를 많이 먹으며 자란 사람의 밥상.


도시에서 빠르고 간편한 식사를 익힌 사람의 요리.
모두 다를 수 있다.


그 다름이 틀림이 아니다.
오히려 그 차이가 음식의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음식을 볼 때 쉽게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게 맞아.”
“이건 틀려.”
기술적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준은 분명 있다.


위생도 그렇고,
안전도 그렇고,
전통 조리법의 중요한 핵심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는 부분까지 모두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리에는 사람의 삶이 들어가니까.


한식대가라는 타이틀을 얻은 뒤 오히려 다양한 사람의 음식을 더 존중하고 싶어졌다.
내 방법이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내가 배운 것을 정확히 전하되,
그다음에는 각자의 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이 나중에 학생을 가르치는 데에도 중요한 생각이 되었다.
한 학생이 음식을 만들었는데 모양은 조금 투박했다.


처음 보면 완벽한 접시는 아니었다.
그런데 맛을 보니 따뜻했다.
간이 편안했고,
재료의 맛이 잘 살아 있었다.


나는 물었다.
“누구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학생이 말했다.
“할머니요. 할머니가 이런 걸 좋아하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접시가 다르게 보였다.


그 안에 사람이 있었다.
또 다른 학생은 아주 정교하게 접시를 완성했다.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 학생은 평소에도 꼼꼼한 편이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접시가 너를 닮았네.”
학생도 웃었다.


그런 순간들이 좋다.
음식을 통해 사람을 조금 더 알게 되는 순간.
나 역시 내 음식이 나를 닮아간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따뜻하고,
조금 사랑스럽고,
색을 좋아하고,
사람을 많이 살피는 접시.


그리고 한편으로는 기본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음식.
그 안에 내가 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처럼 멋진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명한 셰프의 접시를 보고 따라 해보고 싶었고,


완벽한 사진을 보면 나도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배우는 과정에서는 그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를 더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을 알면 요리도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완전히 차갑고 절제된 음식보다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접시를 좋아한다.


음식이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급스럽지만 편안하고,


아름답지만 먹고 싶고,
전통을 담고 있으면서도 지금의 식탁과 잘 어울리는 음식.


그게 내가 좋아하는 방향이다.
그 안에는 내 삶이 있다.


엄마의 부엌.
세 자매의 식탁.
가족을 위한 집밥.
아이를 먹이던 시간.


다시 학생이 되었던 날.
한식대가가 된 순간.
핑크를 좋아하는 취향.


이 모든 것이 겹쳐 지금의 접시를 만든다.
그래서 음식은 참 정직하다.


오랫동안 만들다 보면 결국 나를 숨기기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나오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이고,
내 습관이 드러난다.
그러니 더 좋은 음식을 만들려면 기술만 연습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도 계속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가.
재료를 소중히 다루는가.


조급함에 음식을 함부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누군가의 입맛을 존중하고 있는가.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질문들은 결국 내 음식의 얼굴에도 영향을 준다.


나는 요리를 가르치면서 기술보다 태도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칼질은 연습하면 빨라진다.


플레이팅도 반복하면 나아진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재료를 대하는 태도는 스스로 계속 돌아봐야 한다.


좋은 요리인은 결국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고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나도 부족하다.
조급한 날도 있고,
마음이 흔들리는 날도 있다.


실수도 한다.
그래서 더 조심한다.


한 접시를 만들 때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어쩌면 요리는 사람을 조금씩 다듬어주는 일이기도 한 것 같다.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정확해야 할 때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실패했을 때 다시 하는 법을 배운다.


누군가의 반응을 보며 내 기준만 옳지 않다는 것도 배운다.
요리를 통해 나는 음식만 배운 것이 아니었다.


사람을 배웠다.
25화까지 오면서 나는 많은 시간을 돌아보았다.


어린 경은이의 식탁에서 시작해,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고,


꿈을 다시 찾고,
요리를 배우고,
한식대가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하지만 결국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음식을 먹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


그것이 내 요리의 시작이었고 지금도 중심에 있다.
맛있게 먹으면 나도 행복하다.


조금 아쉬운 표정이 보이면 이유가 궁금하다.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아무리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아무리 좋은 타이틀을 얻어도,
사람을 보는 마음은 놓치고 싶지 않다.


음식에도 사람의 얼굴이 있다.
만든 사람의 얼굴.


먹는 사람의 얼굴.
그리고 그 음식을 오랫동안 만들어온 시대와 지역의 얼굴.


한 접시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래서 나는 요리가 좋다.


맛을 만드는 일이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완성된 접시를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본다.


색을 보고,
여백을 보고,
음식의 상태를 확인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접시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따뜻한 얼굴이면 좋겠다.
정직한 얼굴이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얼굴이면 좋겠다.

그것이 내가 만들고 싶은 음식의 얼굴이다.


경은의 한마디
“음식에는 만드는 사람의 성격과 살아온 시간이 스며든다. 그래서 좋은 요리를 만들고 싶다면 결국 사람을 먼저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오늘의 핑크 한스푼
오늘 먹는 한 끼를 잠깐 천천히 바라보세요.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음식을 만든다면 어떤 마음을 담고 싶은지 생각해보세요.


화려한 음식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따뜻한 밥 한 공기에도 사람의 마음은 충분히 담길 수 있습니다.


오늘의 음식에 ‘누구를 위한 한 끼인지’를 생각하는 마음을 한스푼 더해보세요.
그 마음이 평범한 요리를 조금 더 따뜻한 얼굴로 만들어줄지도 모릅니다.

 

 

작성 2026.10.04 00:27 수정 2026.10.0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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