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빚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냐…매입 여부부터 확인해야
- 10월 중순부터 문자 안내…새도약기금에서 소각 여부 조회 가능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이 장기간 갚지 못한 채무와 사실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채권 등 1조5968억원이 소각됐다. 대상은 18만3000명이다.
이번 소각 대상자의 90.7%는 50대 이상이었고 60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10년 이상 연체된 사람도 88.6%에 달했다. 소득이 줄어든 뒤에도 오래된 채무를 정리하지 못한 중장년·고령층의 부담이 이번 조치에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18만3000명이 모두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모든 채무가 이번에 없어진 것은 아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환능력 심사를 생략한 취약계층 채권과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 파산·면책이 확정된 채권 등이 함께 포함됐다.
자신의 채무가 새도약기금에 매입됐는지와 실제 소각 대상이 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4차 소각 1조5968억원…1인당 평균 871만원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새도약기금은 10월 2일 사회 취약계층의 장기 연체채권을 네 번째로 소각했다.
이번에 소각한 채권은 새도약기금이 1∼6차에 걸쳐 매입한 장기 연체채권 11조7378억원 가운데 1조5968억원이다. 채무자별 평균 소각액은 871만원이었다.
금액별로는 2000만원 이하 채무자가 87.1%를 차지했다. 평균 소각액이 비교적 적다는 이유로 생활에 미치는 영향까지 작다고 볼 수는 없다.
소득이 기초연금이나 공적 급여에 집중된 저소득 고령자에게는 매달 이어지는 추심과 계좌 압류가 생활비·의료비 사용을 막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소각을 포함한 1∼4차 소각액은 모두 3조8551억원이다. 각 차수의 채무자 수를 합하면 45만2000명이지만, 여러 차수에 중복된 사람을 제외한 실제 채무자는 38만1000명이다.
따라서 누적 45만2000명을 서로 다른 사람의 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18만3000명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다
이번 소각 대상은 크게 세 유형이다.
▲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연금 수급자, 생활조정수당·생계지원금을 받는 보훈대상자 등 상환능력 심사를 생략한 취약계층 채권은 6638억원, 6만2000명이다.
▲ 새도약기금이 인수하기 전에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됐거나 채무자가 사망한 경우, 원금 없이 이자와 비용만 남은 경우 등 권리행사가 어려운 채권은 8306억원, 11만명이다.
▲ 소멸시효가 완성됐거나 법원에서 파산·면책이 확정된 채권은 2149억원, 2만명이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소각 사유에 해당할 수 있어 유형별 인원을 단순히 더하면 전체 인원보다 많아진다. 전체 18만3000명은 이러한 중복을 제외한 수치다.
소각액 1조5968억원도 채권의 장부상 금액이다. 이 가운데는 이미 소멸시효가 끝났거나 파산·면책으로 법적 책임이 정리된 채권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전체 금액이 이번 조치로 새롭게 감면된 정상 채무라고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소각 대상 10명 중 9명은 50대 이상
이번에 공개된 연령별 자료에서는 50대 이상이 전체 소각 대상자의 90.7%를 차지했고, 60대가 가장 많았다. 연체기간이 10년 이상인 사람은 88.6%였다.
이 결과만으로 개별 채무가 생활비나 의료비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금융위원회 자료에는 채무 발생 사유나 현재의 소득원, 의료비 지출 내역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저소득 고령층이 장기채무를 정리하기 어려운 경제적 배경은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였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91.2%였지만 월평균 수급액은 73만7000원이었다. 연금을 받는 것과 생활비를 충분히 마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고령자는 은퇴나 건강 악화로 소득을 늘릴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오래된 빚을 갚기 위해 생활비를 줄이거나 새 대출로 기존 채무를 막는 상황이 이어지면 채무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소각 대상에서 60대가 가장 많고 장기 연체 비중이 높다는 결과는 채무조정과 함께 노후소득·의료·주거 지원을 연결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내 채무도 대상인지 먼저 확인해야
새도약기금의 기본 매입 대상은 2025년 6월 19일을 기준으로 다음 조건을 모두 충족한 채무다.
▲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의 채무일 것
▲ 금융회사별로 7년 이상 연체된 채무일 것
▲ 무담보 채무 계좌의 원금 합계가 금융회사별 5000만원 이하일 것
기금이 대상 채권을 일괄 매입한 뒤 추심을 중단하고, 행정자료 등을 통해 상환능력을 심사하는 구조다.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채권을 소각하고, 상환능력이 있으면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절차로 연결한다.
공식 안내상 일반 심사에서는 중위소득 60% 이하인지, 생계에 필요한 재산 외에 다른 재산이 있는지, 최근 5년간 출입국 기록이 2회를 넘는지 등을 살핀다. newleap.or.kr
그러나 위 조건을 충족한다고 이번 4차 소각 대상이 됐다고 바로 판단할 수는 없다.
해당 채권이 실제로 새도약기금에 매입됐는지, 심사생략 대상이나 소각 사유에 해당하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소각은 채무자가 새로 신청해 대상자로 선정되는 방식이 아니다. 이미 매입된 채권을 대상으로 자격과 소각 사유를 확인해 처리했다.
10월 중순부터 문자…홈페이지에서도 조회
금융위원회는 이번 소각 대상자에게 10월 중순부터 문자메시지로 소각 사실을 안내할 예정이다.
문자를 받지 못했거나 채무 상태를 직접 확인하려면 새도약기금 홈페이지의 ‘채무현황 조회’와 ‘심사현황 및 소각조회’를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이용이 어려운 고령자는 새도약기금 고객센터 1660-0705나 전국 12개 상담센터에서 확인하면 된다.
채무 소각이 확인되면 통장 압류 등 법적 조치를 해제하는 절차와 관련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압류가 곧바로 자동 해제되는 것으로 단정하지 말고, 본인의 계좌와 법적 조치 상태를 상담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자메시지만 믿고 개인정보나 수수료를 보내서는 안 된다.
소각 여부는 문자 속 주소에 접속하기보다 새도약기금 공식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가거나 공식 고객센터에 전화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매입되지 않은 채무도 상담 가능
채무가 새도약기금에 매입되지 않았다고 지원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7년 이상 연체했고 원금이 5000만원 이하인 장기연체채무자는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개인회생이나 파산·면책 신청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상담은 대한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 132에서 받을 수 있다.
일정한 소득이 있어 일부라도 장기간 나눠 갚을 수 있다면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등 채무조정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전화는 1600-5500이다.
채무 문제와 함께 생계·주거·일자리 지원이 필요하면 서민금융콜센터 1397이나 전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금융·고용·복지 연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소각 이후의 노후생활 회복까지 살펴야
채권 소각은 오랜 추심과 압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그러나 채무가 없어졌다고 부족한 노후소득이나 의료비·주거비 문제가 함께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기채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소각 이후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 의료·주거급여, 긴급복지, 일자리 지원 등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채무가 정리된 뒤 통장 사용과 금융거래가 실제로 정상화됐는지 확인하는 후속 지원도 필요하다.
새도약기금은 사회 취약계층과 소멸시효 완성 채권 등에 대한 소각을 분기마다 이어갈 예정이다.
개정 신용정보법 시행에 따라 일반 장기연체채무자의 상환능력 심사도 진행해 올해 4분기 중 추가 소각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