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담일보=허유빈기자]아기의 울음소리는 다시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인구 감소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출생아 수가 25개월 연속 증가하고 혼인 건수도 함께 늘었지만,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 인구의 자연감소는 계속되고 있다. 출생 지표가 반등하고 있다는 사실과 인구 구조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 사이에는 아직도 간극이 남아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6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7월 출생아 수는 2만4,275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1.1%가 증가했다. 2024년 7월 이후 25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증가한 수치가 나타났다. 올해 7월 출생아 수는 2019년 7월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2026년부터 전반적으로 출생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1월부터 7월까지 태어난 아이는 모두 17만 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7월 기준 0.89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0.08명 높아졌다. 7월 혼인 건수 역시 2만2,282건으로 1년 전보다 9.3% 증가했다.
하지만 출생아 증가만으로 인구 감소 현상은 끝나지 않았다. 7월 사망자는 2만8,921명으로 출생아보다 4,646명 많았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4,647명으로 집계됐다. 1~7월 누적 자연감소도 3만7,664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만4,990명과 비교하면 감소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태어나는 사람보다 사망하는 사람이 많은 구조다.
출생 증가의 내부 구성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7월 모의 연령별 출산율은 30대에서 크게 올랐다. 30~34세 여성 1,000명당 출산아 수는 82.1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9명 증가했고, 35~39세는 61.1명으로 8.6명 늘었다. 반면 24세 이하의 출산율은 2.1명으로 오히려 0.2명 감소했다. 최근 출산이 젊은 연령층보다 30대에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출생 순위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7월 전체 출생아 가운데 첫째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63.4%로 전년 동월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둘째아와 셋째아 이상 비중은 각각 30.7%, 6.0%로 낮아졌다. 최근 출생아 증가가 다자녀 가구의 확대보다는 첫 아이 출산의 증가와 더 밀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 차이도 크다. 7월에는 서울·인천·대전·울산·세종·경기 등 6개 시도에서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많아 자연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부산과 대구를 비롯한 10개 시도에서는 자연감소가 이어졌다. 전국적으로 출생아가 증가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인구구조의 변화 속도와 방향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장기적인 인구구조는 여전히 부담이다. 인구전략위원회는 최근 출생아 증가와 합계출산율 반등에도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5년 69.2%에서 2035년 62.7%로 감소할 것으로 제시됐다. 출생아 수가 증가하더라도 이미 형성된 연령 구조의 변화가 단기간에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주거 문제 역시 출산과 혼인을 둘러싼 장기적인 배경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025년 연구에서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주택매매지수가 약 58% 상승하는 동안 혼인율과 합계출산율은 각각 37%, 36%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높은 주거비가 청년층의 혼인 진입을 어렵게 하고 출산 시기를 늦추는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는 장기간의 주택가격과 혼인·출산의 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최근 출생아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을 설명하는 자료로 볼 수는 없다.
출생아 증가세는 분명 최근 인구통계에서 나타난 변화다. 그러나 25개월간 이어진 증가만으로 한국의 인구위기가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출생아가 얼마나 늘었는지만큼 중요한 것은 누가 아이를 낳고 있는지, 첫째아 이후 둘째아 출산으로 이어지는지,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다.
결국 지금 한국 사회가 마주한 질문은 ‘아기가 다시 태어나고 있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출생아 증가가 일시적인 반등을 넘어 인구구조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앞으로의 혼인과 출산 흐름, 지역별 인구 변화, 주거와 돌봄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