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라이프타임즈 생활기획] 디지털 앞에서 멈추지 않도록 1편 총론

고령층 스마트폰 보유율 94.4%…기기 보유와 실제 이용 능력은 달라

글씨 크기뿐 아니라 인증·메뉴·오류 수정까지 살펴야

지도 보기부터 병원 예약까지…생활 중심 교육과 도움 창구 필요

[웰라이프타임즈 생활기획] 디지털 앞에서 멈추지 않도록 

 

1편 스마트폰은 있는데 이용은 어렵다…시니어의 디지털 장벽을 낮추려면

 

 

병원 예약을 확인하고, 돈을 보내고, 낯선 곳에서 길을 찾는 일까지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기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스스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려면 생활에 필요한 사용법을 익힐 기회와 함께 읽고 조작하기 쉬운 화면, 이해하기 쉬운 절차, 막혔을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

 

고령자가 스마트폰 지도 화면을 직접 조작하고, 옆에 앉은 가족이 손짓으로 사용 방법을 설명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 제작)

 

스마트폰 보급과 이용 능력 사이의 간격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서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4.4%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국민의 수준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종합 수준은 71.8%였다.

 

부문별로는 기기 보유와 인터넷 접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접근’ 수준이 95.4%였지만, PC와 모바일기기를 다루는 능력을 평가하는 ‘역량’ 수준은 56.2%에 그쳤다. 인터넷 이용과 서비스 활용의 다양성 등을 평가하는 ‘활용’ 수준은 75.6%였다.

 

56.2%는 고령층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이 아니다. 

일반 국민과 비교한 상대적인 수준이며, PC와 모바일기기 이용 능력을 함께 반영한 지표다. 이 조사에서 고령층은 만 55세 이상 2,300명으로, 65세 이상 노인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도 아니다. 

 

같은 시니어라도 필요한 도움은 다르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일반 국민 대비 디지털정보화 종합 수준은 60대가 79.7%, 70대 이상이 53.6%였다.

 

개별 기능을 묻는 문항에서는 고령층의 62.2%가 모바일기기의 기본적인 환경설정을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필요한 앱을 설치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52.2%였다. 이는 응답자가 자신의 능력을 평가한 결과로, 실제 과제를 수행하는 시험의 성공률과는 구분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를 개인의 능력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된다. 나이만으로 사용 능력을 판단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기능을 쓰고, 어느 단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야 한다. 메시지와 사진 전송에 익숙한 사람에게도 계정 복구나 새로운 앱의 인증 절차는 별도의 학습 과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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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도 생활에 필요한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익히기보다 글씨 키우기, 목적지 찾기, 예약 확인처럼 당장 필요한 작업을 나누어 연습하는 방식이다. 설명을 들은 뒤 같은 기능을 직접 다시 해보고, 어느 단계에서 막혔는지 질문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

 

글씨 크기와 함께 입력 시간·오류 수정도 살펴야

디지털 접근성은 필요한 정보를 알아보고, 원하는 기능을 조작해 일을 마칠 수 있는 환경과 관련된다. 

글씨를 크게 보여주는 기능뿐 아니라 버튼의 의미, 메뉴의 순서, 설명의 명확성, 잘못 눌렀을 때 돌아갈 방법도 함께 살펴야 한다.

 

국제 웹 표준을 만드는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은 고령 이용자를 위한 웹 접근성 안내에서 글자 크기와 색 대비, 이해하기 쉬운 표현, 충분한 작업 시간, 입력 오류의 예방과 수정을 다룬다. 시력이나 손의 움직임 등에 불편이 있는 이용자에게는 화면을 읽고 조작할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한다.

 

이를 생활 서비스에 적용하면 글씨를 키운 뒤에도 내용과 버튼이 잘리지 않는지, 입력을 잘못했을 때 수정할 수 있는지, 시간이 끝나기 전에 연장할 방법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작은 글씨를 읽는 문제와 복잡한 절차를 이해하는 문제는 구분해 개선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2022년 발표한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도 이러한 방향을 제시했다. 

은행권 자율규제로 마련된 지침에는 고령자 모드로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일관된 구조와 디자인을 유지하며, 각 작업 단계에 충분한 시간과 설명을 제공하도록 하는 원칙이 포함됐다. 

 

따라서 앱의 편의성을 살필 때는 첫 화면의 글씨 크기만 볼 것이 아니라 조회와 이체 등 필요한 작업을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쉬운 모드를 찾는 과정이나 인증 단계에서 다시 복잡한 화면을 만나는지도 점검할 대상이다. 지침의 존재만으로 모든 은행 앱의 이용 편의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지도에서 찾은 길, 실제로 걷기 편한지도 확인해야

지도 앱은 목적지를 찾고 이동을 준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시니어를 위한 지도 안내에서는 검색 방법과 함께 현재 위치, 목적지, 바라보는 방향을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도보 경로의 선택 기준도 살펴볼 만하다. 네이버 지도는 공식 안내에서 ‘추천’, ‘큰길우선’, ‘계단회피’ 옵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계단회피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피하는 경로를 탐색하는 기능이다.

 

다만 이 기능을 경사나 턱이 없고 보행기로 이동하기에도 편한 길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네이버도 도로와 횡단시설의 변경에 따라 안내 경로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동 계획을 세울 때는 경로의 길이뿐 아니라 횡단보도와 건물 입구, 계단 등 실제 보행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지도 교육의 목표도 목적지를 검색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비슷한 이름의 시설 가운데 정확한 주소를 고르고, 자신의 위치와 이동 방향을 확인하며, 몸 상태에 맞는 경로를 검토하는 과정까지 연결할 필요가 있다.

 

배우는 기회와 사람에게 도움받는 경로를 함께

사용법을 익힐 기회를 제공하면서 전화와 대면 이용 경로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다 막힌 사람이 상담원이나 현장 직원에게 연결돼 필요한 일을 마칠 수 있는지도 접근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공식 예약 안내에서 방문·전화·인터넷·앱 예약을 함께 제시한다. 정부24의 주민등록표 등본·초본 발급 안내도 인터넷·방문·무인발급기 이용 방법을 설명한다. 이용자는 서비스별로 가능한 방법을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기관은 이러한 선택지를 눈에 잘 띄게 안내하고, 도움을 요청한 이용자가 어느 창구로 가야 하는지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전화나 대면 창구가 있다는 사실에 더해 실제 연결과 업무 처리까지 가능한지 살피는 과정도 필요하다.

 

가족의 도움도 당사자의 선택을 중심으로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도울 때는 당사자가 무엇을 하려는지 먼저 확인하고, 가능한 단계는 직접 조작하도록 시간을 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대신 예약하거나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내용으로 처리했는지 당사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사용법을 옆에서 설명하는 것과 공식 대리 신청은 구분해야 한다. 정부24의 주민등록표 등본·초본 발급 안내는 온라인 대리 신청이 불가하다고 명시한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온라인 업무를 대신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서비스별 신청 자격과 위임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시니어의 디지털 생활을 지원하는 목표는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원하는 일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스스로 이용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와 사람에게 도움받을 선택지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서비스 제공자 역시 이용자가 어디에서 멈추는지 살피고 그 단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웰라이프타임즈는 생활기획 ‘디지털 앞에서 멈추지 않도록’을 총 11편으로 연재한다. 이번 총론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기본 설정과 본인인증, 키오스크, 의료·금융 서비스, 지도 보기, 교통·여행, 공공서비스, 디지털 안전, 교육과 제도를 차례로 살펴보며 생활에 필요한 사용법과 도움받을 수 있는 경로를 함께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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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 길찾기와 계단회피 이용법|네이버 지도
도보 경로 검색과 추천·큰길우선·계단회피 옵션 안내

▲ 방문·전화·인터넷·앱 진료예약 안내|서울대학교병원
예약 방법과 이용 시간, 예약취소 시 유의사항 확인

▲ 주민등록표 등본·초본 발급 안내|정부24
온라인·방문·무인발급기 이용 방법과 신청 자격 확인

 

 

[웰라이프타임즈 생활기획] 디지털 앞에서 멈추지 않도록 2편 스마트폰 화면 설정

다음 편은 ‘글씨만 키우면 스마트폰이 편해질까’

「디지털 앞에서 멈추지 않도록」 2편에서는 글자와 화면 크기, 소리와 진동 등 스마트폰을 자신의 눈과 손에 맞추는 기본 설정을 살펴본다. 글자 크기와 화면 확대는 어떻게 다른지, 글씨를 키웠는데 버튼이 보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터치가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작성 2026.10.01 12:32 수정 2026.10.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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