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증산지구 개발, 거수기 된 양산시의회

KRILA 타당성 조사 누락·GB 리스크 사무국 ‘부결’ 권고에도 원안 통과

집행부 쪼개기 꼼수 행정 빛 발한 날… 의회는 집행부 견제 기능 포기

  지난 14일 열린 양산시의회 제21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첫번째 안건으로 2026년도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양산증산지구 도시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 유가증권(주식) 취득 등)이 원안 가결 되었다.         사진=K유학다문화신문                                                                   
 

경남 양산시가 추진하는 8,300억 원 규모의 ‘증산지구 도시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PFV) 출자 안건이 양산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시의회 내부 전문조직조차 “법정 필수 절차가 누락되었고 재정 손실 리스크가 크다”며 제동을 걸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양산시의회가 사무국의 공식적인 ‘심사보류·부결’ 권고를 무시하고 안건을 원안 가결 처리하면서, 집행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기능을 포기하고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역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양산시의회 사무국은 최근 제214회 임시회에 제출된 ‘양산증산지구 도시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 유가증권 취득안(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사업 추진 방식의 심각한 절차적 하자를 공식 지적했다.


시의회 사무국은 보고서에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정한 전문기관인 한국지방행정연구원(KRILA)의 공식 출자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안건이 상정됐다”고 명시했다.


집행부가 사설 연구기관의 선행 용역으로 법적 요건을 대체하려 한 점에 대해서도, “공식 타당성 검토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계획안을 가결할 경우, 향후 KRILA 검토에서 ‘출자 부적정’이나 ‘경제성(B/C) 미달’ 결론이 나올 때 심각한 행정적 대충돌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양산시는 지난 6월 KRILA에 타당성 검토를 의뢰했으나, 공식 보고서가 내년 2월경에야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주식 취득 계획안을 조기 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자체의 치명적인 불확실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체 사업 부지(80만 6,767㎡)의 99%에 달하는 79만 8,671㎡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어, 국토교통부와 경남도의 승인 없이는 단독 개발이 불가능하다. 

 

양산시 의회사무국은 특히 물금신도시 중심상권의 대형 상가 공실률이 60~70%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유치 없이 7,069세대 규모의 '베드타운형 주거단지' 공급을 강행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분석했다. 


만약 국토부 GB 해제 심의에서 불허·반려되거나 사업이 장기 표류할 경우, 법인 설립을 위해 투입된 시비 25억 500만 원이 자본금 청산 과정에서 전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기도 고양시 강매동 일원 그린벨트 부지에 추진되던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 민관합동사업의 경우, 고양시가 GB 해제 전에 SPC 출자안을 통과시켰으나 이후 국토부 심의에서 GB 해제가 부결되면서 공공 출자금이 묶이고 민간 사업자와 법적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집행부의 '행정 분할' 상정 방식도 비판 대상이 됐다. 양산시는 실질적인 출자 권원을 부여하는 '출자 동의안'과 이번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별개 회기로 쪼개어 제출했다. 


이에 대해 의회사무국은 "공유재산 계획을 먼저 가결해 주면 향후 예산안 심사 시 의회의 협상력이 급격히 저하된다"며 안건을 '심사보류'하거나 '부결'하여 집행부의 법정 절차 준수를 강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내부 보고서의 법리적 경고와 대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양산시의회 공유재산심의특별위원회와 본회의는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시의회 사무국의 절차적 하자 지적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이번 안건은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공유재산 심의)의 하나일 뿐이며, 향후 출자안에 대한 예산 심의 절차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시의원들에게 사업 내용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기에 의회에서도 안건이 통과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재우 양산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시의회 전문위원조차 증산지구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의 유가증권 취득안의 위법성과 혈세 낭비 우려를 경고하고 있다"며 "나중에 예산 심의가 남았고 시의회가 통과시켰다고 해서 '법정 타당성 조사 보고서 없이 안건을 상정한 절차적 하자'나 '국토부 GB 해제 부결 시 발생하는 25억 5백만 원의 자본금 손실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작성 2026.09.30 20:40 수정 2026.10.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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