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단순히 다시 부양하는 데서 벗어나 금융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정책을 내놓았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8월 28일 ‘자본시장이 부동산 발전의 새로운 모델 구축을 지원하는 데 관한 의견’을 공개했다. 총 4개 부문 12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지침은 주식,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부동산투자신탁 등을 활용해 부동산 금융을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부동산 개발기업의 전체 신용에 의존하던 자금조달 방식을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현금흐름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과거 중국 부동산 개발은 기업이 토지를 확보하고 선분양 대금과 차입을 이용해 다음 사업을 확대하는 구조에 크게 의존했다. 시장이 상승할 때는 빠른 성장을 만들었지만 판매가 둔화되자 여러 사업장의 위험이 한꺼번에 기업 전체로 전이됐다.
새 지침은 상장 부동산 기업이 정책 요건을 충족하는 시장형 프로젝트를 위해 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식, 전환사채, 현금 등을 활용한 인수합병도 지원한다.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을 소유 형태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합리적인 금융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채권과 자산유동화 시장의 역할도 커진다. 부동산 기업이 정책 요건에 맞는 프로젝트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도록 지원하고, 기존 회사채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차환 발행을 허용한다. 안정적인 임대료나 영업수익을 내는 상업용 부동산에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부증권과 부동산 자산유동화증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리츠(REITs)다. 증감회는 적격 임대주택과 도시재생 사업을 기초자산으로 리츠를 발행하거나 이미 상장된 리츠에 편입하는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상업용 부동산 리츠도 신중하게 확대한다. 개발해 분양한 뒤 사업을 끝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간 운영하며 임대료와 서비스 수익을 만드는 부동산 사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다.
이는 중국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더 많은 집을 짓는 것’에서 ‘필요한 집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침에는 보장성 주택, 개선형 주택, 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하며 친환경적이고 스마트한 ‘좋은 집’ 건설이 명시됐다. 양적 공급보다 품질과 운영을 강조하는 변화다.
다만 금융 통로를 넓히는 것만으로 시장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증감회 역시 자금 사용에 대한 지속적이고 관통식인 감독을 강조했다. 조달 자금을 다른 토지 매입이나 관계사 지원에 돌리는 행위를 막고, 프로젝트별 전용 계좌와 자금 흐름을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허위 발행, 회계 조작, 자금 유용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중개기관의 책임도 강화한다.
부실기업의 무조건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정책도 아니다. 증감회는 상장 부동산 기업의 퇴출 제도를 엄격하게 집행하고, 채권을 상환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지방정부와 협력해 시장화·법치화 원칙에 따른 정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융 지원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동산 기업의 이름보다 프로젝트의 위치, 분양률, 임대수익, 담보구조, 현금흐름을 더 세밀하게 봐야 한다. 리츠와 자산유동화증권이 늘어나면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부동산 수익에 접근할 통로는 확대되지만, 상품 구조가 복잡해지고 기초자산의 운영 능력에 따른 차이도 커진다.
한국 금융회사와 건설기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 부동산 기업과 협력할 때 과거처럼 기업 보증만 확인하기보다 개별 사업의 자금격리와 수익구조를 점검해야 한다. 도시재생, 임대주택 운영, 친환경 건축, 스마트홈, 자산관리 등에서는 새로운 협력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반면 재무정보와 자금 흐름을 확인하기 어려운 사업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번 지침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을 다시 단기 성장의 엔진으로 가동하려는 신호라기보다, 부동산이 금융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위험요인이 되지 않도록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책의 성패는 자금 공급 규모가 아니라 좋은 프로젝트와 부실 프로젝트를 실제로 구분할 수 있는지, 조달된 자금이 약속된 용도에 쓰이는지를 얼마나 투명하게 감독하느냐에 달려 있다.
참고자료
[중역] 中国用资本市场改变房地产发展方式
证监会公布十二条意见,房地产融资从依赖企业信用转向项目、租赁住房和REITs
中国正在从简单刺激房地产市场,转向改革房地产金融结构。中国证券监督管理委员会8月28日公布《关于资本市场支持构建房地产发展新模式的意见》。文件包括四个部分、十二条措施,涉及股票、公司债券、资产支持证券和不动产投资信托基金等工具。
政策最重要的变化,是房地产融资从依赖开发企业整体信用,转向根据具体项目的经营情况和现金流进行判断。过去,中国房地产开发商大量依靠拿地、预售和借款扩大业务。市场上涨时,这种模式能够快速发展;销售下降后,一个项目的问题也可能传到整个企业。
新意见支持上市房地产企业为符合政策要求的市场化项目进行再融资,也支持企业使用股份、定向可转债和现金等工具进行并购重组。政策还提出,对国有和民营房地产企业合理的融资需求要平等对待。
债券和资产证券化市场的作用也会扩大。房地产企业可以为符合要求的项目发行公司债券,符合条件的存量债券可以继续滚动发行。具有稳定租金和经营收入的商业房地产项目,可以发行商业房地产抵押贷款支持证券和不动产资产支持证券。
REITs是此次政策的重要内容。证监会支持符合条件的租赁住房和城市更新项目发行REITs,也可以把这些资产装入已经上市的REITs。商业不动产REITs也将稳妥发展。这意味着房地产企业不能只依靠开发和出售住房,还要通过长期运营获得租金和服务收入。
这说明中国房地产政策正在从“建设更多住房”转向“稳定提供和运营真正需要的住房”。文件提出发展保障性住房、改善性住房和租赁住房,并建设安全、舒适、绿色、智慧的“好房子”。政策更加重视质量和长期运营。
不过,增加融资渠道不能自动解决所有问题。证监会强调,要对募集资金进行持续监管和穿透式监管,防止企业把项目资金用于其他土地或关联企业。企业需要建立专门账户,并清楚说明资金流向。对于欺诈发行、财务造假和挪用资金,监管部门将采取严格措施。
这项政策也不是保证所有房地产企业都能继续生存。证监会表示,将严格执行上市企业退市制度。对于债券违约企业,将与地方政府合作,按照市场化和法治化原则推动风险处理。也就是说,融资支持和企业重组会同时进行。
投资者今后不能只看房地产企业的名称和规模,还要看项目位置、销售率、租金收入、抵押结构和现金流。REITs和资产支持证券增加后,投资房地产收益的渠道会变多,但产品结构也更复杂,不同基础资产之间的风险差距可能扩大。
韩国金融机构和建筑企业也需要关注这一变化。与中国房地产企业合作时,不能只看企业担保,而要检查具体项目的资金隔离和收入结构。城市更新、租赁住房、绿色建筑、智能住宅和资产管理等领域可能出现新机会。但是,对财务资料和资金流向不透明的项目必须更加谨慎。
这份意见并不意味着中国要重新把房地产作为短期增长发动机,更像是为了防止房地产继续成为影响整个金融体系的风险来源。政策能否成功,关键不在于提供多少资金,而在于能否真正区分优质项目和问题项目,并透明监督募集资金的实际用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