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현물보상, ‘두 채 받을 수 있나’보다 중요한 건 자금 설계다

복수주택 신청 가능해도 추가 부담금이 변수

자녀 자금 투입 땐 증여·대여 구분해야…향후 이전은 시가·세법 다시 따져야

출처 : 재개발현물보상 자금계획

재개발이나 도심정비사업에서 현물보상을 검토하는 소유자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대체로 “어떤 평형을 받을 수 있느냐”는 문제다. 그러나 실제 자산관리의 성패는 평형 선택 이후에 갈리는 경우가 많다. 복수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더라도 추가 부담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자녀가 자금을 보탤 경우 이를 증여로 볼지 대여로 볼지, 향후 한 채를 자녀에게 이전할 때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기간이 긴 정비사업에서는 현재의 공급가격과 세법만으로 수년 뒤의 자산 이전 방식을 미리 확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주택가격과 세법, 가족의 자산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 복수주택 선택 전, 추가자금부터 따져야

예를 들어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이 약 9억5천만 원인 소유자가 전용면적 59㎡형과 46㎡형 두 주택을 신청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추정 현물보상가격이 59㎡형 9억5,580만 원, 46㎡형 6억6,850만9천 원이라면 두 주택의 합계는 16억2,430만9천 원이다.

 

종전자산 감정평가액과 단순 비교하면 상당한 추가자금이 필요하다.

다만 이 금액을 곧바로 확정 부담금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제시되는 가격은 추정치인 경우가 많고, 향후 최종 공급가격과 정산 내용에 따라 실제 부담액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한 채를 포기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해당 소유자가 실제 복수 주택 공급 요건을 충족하는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 자녀가 돈을 보탠다면 ‘증여인지 대여인지’가 출발점

부모의 자금만으로 추가 부담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자녀가 자금을 보태는 경우도 있다.

이때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자금의 성격이다.

 

자녀가 부모에게 돈을 주는 것인지, 빌려주는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가족 간 거래라는 이유로 큰돈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정리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억 원 규모의 자금이라면 거래의 실질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여 형태로 진행한다면 차용금액과 이자, 상환기간, 상환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이후 실제 이자 지급과 원금 상환 내역도 약정과 일치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차용증 한 장만 만들어두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금액이 크다면 이자 조건과 상환 구조에 따라 세무상 검토할 부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자금이 이동하기 전에 세무전문가의 확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가족 간 큰돈일수록 자금 흐름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가족 간 자금거래에서는 돈이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들어갔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녀 계좌에서 부모 계좌로 자금이 이동하고, 다시 부모 계좌에서 현물보상이나 분담금 관련 계좌로 납부되는 식으로 흐름이 확인되는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차용계약서와 계좌이체 내역, 이자 지급자료, 원금 상환자료도 함께 보관할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당시 가족들이 모두 알고 있던 내용도 시간이 지나면 자료로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결국 가족 간 큰돈일수록 기억보다 기록이 중요하다.

 

# 자녀에게 한 채 넘길 계획 있어도 지금 이전 방식까지 정할 필요는 없어

복수 주택을 공급받은 뒤 부모가 한 채를 보유하고 다른 한 채를 자녀에게 넘기려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 증여할지, 매매할지까지 결정할 필요는 없다.

 

먼저 복수 주택 신청 자격과 공급조건을 확인하고, 자금 납부 단계에서는 가족 간 자금관계를 정리하면 된다.

사업이 진행된 뒤 실제 공급가격과 부담금, 사업일정이 구체화되고 주택 이전이 가능한 시점이 오면 그때 해당 주택의 시가와 세법, 부모와 자녀의 자산상황을 다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재 추정 공급가격이 9억 원대라고 해도 수년 뒤 자녀에게 이전할 때 같은 금액이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증여 시점에는 당시의 세법상 평가기준이 적용되고, 매매라면 당시 시가와 거래조건이 중요하다.

사업 완료 이후 주택의 시장가치가 어떻게 형성될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 “나중에 자녀에게 싸게 팔면 된다”는 접근도 주의해야

향후 부모가 자녀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매도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처럼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는 일반적인 제3자 거래와 같은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

 

시가와 다른 가격으로 거래하면 자녀 측의 증여세 문제와 부모 측의 양도소득세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할 수 있다.

자녀의 취득 관련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실제 이전 시점에는 증여세만 따로 계산할 것이 아니라 부모의 양도소득세, 자녀의 증여세 가능성, 취득 관련 세금, 기존 가족 간 대여금 관계까지 함께 비교해야 한다.

 

# 현재의 대여금과 미래의 부동산 이전은 별개의 재산관계

자녀가 현재 부모에게 필요한 자금을 정상적으로 빌려주고 몇 년 뒤에도 대여금 채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이후 부모가 해당 주택을 자녀에게 매도하게 된다면 기존 대여금 채권과 매매대금을 어떻게 정산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빌려준 돈을 미래의 주택가격에서 단순히 차감해 증여나 매매금액을 계산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부모가 소유한 부동산과 자녀가 보유한 대여금 채권은 서로 다른 재산관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대여관계를 처음부터 정상적인 금전거래로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하다.

계약과 실제 자금 이동, 이자 지급, 원금 상환이 일치해야 이후 자산 이전 과정에서도 거래의 실질을 설명하기 쉽다.

 

# 자녀의 다른 부동산까지 한꺼번에 정리할 필요는 없어

정비사업을 계기로 가족이 보유한 다른 부동산까지 동시에 처분하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나 향후 보상 가능성이 있는 토지·건물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따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기존 아파트는 보유 목적과 시장상황을 기준으로 보면 된다.

보상 가능성이 있는 자산은 실제 사업 진행과 예상 보상금이 구체화된 뒤 판단할 수 있다.

 

재개발 현물보상 대상 자산은 해당 사업의 권리와 공급일정, 부담금을 중심으로 검토해야 한다.

모든 자산을 하나의 결정으로 묶어 지금 정리하면 오히려 이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줄어들 수 있다.

 

# 재개발 현물보상, 판단 순서는 여섯 단계면 충분하다

복수 주택 공급과 가족 자금이 함께 얽힌 경우에는 판단 순서를 단순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첫째, 복수 주택 신청 가능 여부와 세부 요건을 확인한다.

둘째, 종전자산 평가액과 추정 공급가격을 비교해 필요한 자금 규모를 점검한다.

셋째, 가족 자금이 들어간다면 증여인지 대여인지 거래의 성격을 정한다.

넷째, 실제 자금 납부 전에 차용조건과 자금 흐름을 세무전문가와 확인한다.

다섯째, 가족이 보유한 다른 부동산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별도로 판단한다.

여섯째, 향후 주택 이전 방식은 실제 이전 시점의 시가와 세법을 기준으로 다시 비교한다.

이 순서만 지켜도 복잡한 권리 선택과 자금 문제가 한꺼번에 뒤엉키는 것을 피할 수 있다.

 

# 재개발은 장기전…현재는 ‘권리와 돈’을 정리할 때

재개발과 도심정비사업은 짧게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주택가격은 달라질 수 있고 세법도 바뀔 수 있다. 가족의 자산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정확히 확인하고, 실제로 움직이는 가족 간 자금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반면 증여나 매매 같은 미래의 자산 이전 문제는 실제 이전이 가능한 시점에 다시 판단해도 늦지 않다.

재개발 현물보상의 핵심은 복수 주택을 받을 수 있느냐에만 있지 않다.

 

권리를 확보하고,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고, 가족 간 거래를 명확하게 기록하는 데 있다.

그 기반이 마련돼 있어야 수년 뒤 시장가격과 세법이 달라져도 더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일반적인 재개발·도심정비사업의 현물보상 및 가족 간 자금조달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현물보상 자격과 공급조건, 공급가격, 추가 부담금은 개별 사업과 권리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족 간 금전대여, 증여, 특수관계인 간 부동산 매매 역시 실제 거래조건과 당시 세법에 따라 세무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금 집행이나 부동산 이전 전 세무사·변호사 등 관련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

 

문의:심미선(010-2004-5572)
 

작성 2026.09.04 09:21 수정 2026.09.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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