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거지가 하기 싫은 날이 있다.
매일 먹은 그릇들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싱크대에 쌓인 그릇이 계속 눈에 밟히는데도
몸은 자꾸 모른 척 피해간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호다닥 해놓으면 마음도 편해질 텐데
오늘은 마음과 몸이 따로 논다.
‘조금 있다 해야지.’
그렇게 잠시 미루어본다.
사람은 꼭 큰일이 힘든 것만은 아니다.
별것 아닌 일도 어떤 날은 괜히 버겁게 느껴진다.
몸이 피곤한 건지, 마음이 피곤한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래, 그런 날도 있는 거지.
오늘, 조금 느슨하게 나를 그냥 두기로 한 날.
조금 미루면 어때요, 마음의 속도에 몸을 맞추며 나에게 느슨한 쉼을 선물하는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