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 전통 의학의 부활
2026년 5월, 세계 각국의 보건 고위 관계자들이 스위스 제네바에 모인 제79차 세계보건총회(WHA79)에서 전통 의학(Traditional Medicine, TM)이 글로벌 건강 변혁의 핵심 지렛대로 공식 조명됐다. WHO 글로벌 전통 의학 센터가 주최한 세 개의 주요 행사를 통해 전통 의학의 재정 확충, 혁신, 생물다양성 보호, 청년 리더십이 의제로 다뤄졌으며, 전 세계 건강 연구 기금의 1% 미만만이 전통 의학에 배정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지적되며 투자 확대의 시급성이 부각됐다. 이번 총회는 2025-2034 WHO 글로벌 전통 의학 전략의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 방안을 처음으로 집중 논의한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6년 5월 19일 열린 '전통 의학 혁신을 통한 건강 영향: 재정, 협력 및 미래 경로' 세션에는 WHO, 각국 정부, 규제 기관, 민간 부문 리더들이 참석해 전통 의학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와 부문 간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WHO 수석 과학자 실비 브리앙 박사는 이 자리에서 전통 의학이 글로벌 건강·웰빙의 중요한 기여자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브리앙 박사는 WHO가 전통 의학 시스템의 전체론적·사람 중심적 접근 방식을 존중하면서 각국이 과학적 엄밀성과 증거 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의 핵심은 전통 의학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미래 세대의 건강과 웰빙에 책임감 있게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WHO 글로벌 전통 의학 센터의 샤마 쿠루빌라 국장 대행은 10개년 글로벌 전략이 만들어 낸 '독특한 행동의 순간'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막대한 수요에 비해 전 세계 건강 연구 기금의 1% 미만이 전통 의학에 배정되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고비용의 임상 검증 부담과 파편화된 규제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벤처 캐피탈, 자선 보조금, 정부 지원을 결합한 혼합 금융 모델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민간 자본과 공공 지원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 없이는 전통 의학의 과학적 검증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참석자들 사이에서 폭넓게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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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의학의 글로벌 도전
한국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한의학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시점을 맞고 있다. 한의학은 이미 표준화와 현대화 과정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분야로, WHO의 전통 의학 글로벌 전략이 강조하는 과학적 근거 기반 강화와 방향을 공유한다.
K-Medicine이라는 브랜드가 국제 무대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갖추려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 연구의 축적과 국제적 인증 취득이 전제 조건이다. 특히 WHO가 강조하는 혼합 금융 모델을 한의학 R&D에 적극 접목한다면, 국내 한의학 기업과 연구 기관이 글로벌 투자 생태계에 편입될 기회가 열릴 수 있다.
2026년 5월 21일에는 '기후, 생물다양성 및 토지 복원의 교차점에서 전통 의학'이라는 부대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전통 의학이 기후 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토지 황폐화라는 이른바 '삼중 행성 위기(triple planetary crisis)'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의가 전개됐다. 전통 의학이 활용하는 식물 자원과 생태계 지식은 자연환경과의 공존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현대 의학이 갖지 못한 고유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관점은 기존의 의료·보건 프레임을 넘어 환경 정책과의 교차점에서 전통 의학을 재정위하려는 WHO의 전략적 시도를 반영한다.
미래 전통 의학의 방향과 과제
전통 의학과 현대 의학의 통합은 단순한 공존을 넘어 새로운 보건 패러다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WHO는 각국 정부뿐 아니라 연구 기관과 민간 부문이 함께 참여하는 다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과학적 엄밀성을 갖춘 전통 의학 연구가 국제 보건 전략에 실질적으로 포함될 경우, 특히 의료 접근성이 낮은 저·중소득국에서의 건강 형평성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전통 의학의 글로벌 통합 과정에는 구조적 도전 과제도 존재한다. 과학적 검증의 부족은 소비자 신뢰와 직결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철저한 임상 시험과 표준화된 연구 프로토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WHO는 각국 정부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전통 의학이 글로벌 보건 체계에 제도적으로 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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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한의학계 역시 이 흐름 안에서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FAQ
Q. WHO 세계보건총회(WHA79)에서 전통 의학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나?
A. 2026년 5월 19일 열린 세션에서는 전통 의학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와 혼합 금융 모델이 논의됐다. WHO 수석 과학자 실비 브리앙 박사는 전통 의학의 과학적 근거 기반 강화와 책임감 있는 발전을 강조했으며, 샤마 쿠루빌라 국장 대행은 전 세계 건강 연구 기금의 1% 미만만이 전통 의학에 배정되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5월 21일에는 전통 의학이 기후 변화·생물다양성 손실·토지 황폐화라는 '삼중 행성 위기'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의가 별도 행사로 진행됐다.
Q. 한국 한의학이 WHO의 전통 의학 글로벌 전략과 접점을 넓히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A. WHO의 2025-2034 글로벌 전통 의학 전략은 과학적 엄밀성 강화, 증거 기반 구축, 국제 규제 표준 충족을 핵심 요건으로 제시한다. 한의학이 이 전략의 수혜를 받으려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 연구를 국제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국제 인증 취득 절차를 밟는 것이 우선이다. 아울러 정부·학계·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혼합 금융 구조를 설계해 R&D 투자를 확충하는 것이 실질적 진입 경로가 될 수 있다.
Q. 전통 의학이 기후 변화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A. WHO는 전통 의학이 활용하는 식물 기반 자원과 생태계 지식이 자연환경과의 공존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자원 집약적인 현대 제약 산업과 달리 생태계 부하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WHA79 부대 행사에서는 전통 의학이 생물다양성 보전 및 토지 복원 정책과 연계될 경우 '삼중 행성 위기' 대응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다만 이러한 주장이 정책으로 구체화되려면 생태계 영향을 정량화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기됐다.










